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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폐차 수준 車 대출로 100억 날렸다…내부통제 구멍 '숭숭'

SBS Biz 박규준
입력2024.08.21 17:54
수정2024.08.21 21:08

앞서 보신 것처럼 폐차 수준의 차량에 거액의 대출금이 나갔다는 건데요. 어떻게 대형 금융사들이 이런 황당한 대출사기에 속수무책으로 당한 건지 좀 더 자세히 알아보죠. 박규준 기자 나와있습니다. 박 기자, 왜 금융사들이 속을 수밖에 없었던 건가요? 
금융사들은 중고차 매매업체와 대출 차주가 작정하고 사기를 치는데 어떻게 막을 수 있겠냐며 억울하다는 입장입니다. 

[JB우리캐피탈 관계자 : 이번 건은 아예 포토샵으로 차량 번호까지 다 위조를 해서 정상적인 차에 그 번호판을 갖다 붙여서 발생이 됐었거든요] 

A 중고차 매매업체는 폐차 직전의 차량 사진과 성능 검사서 등을 문제가 없는 것처럼 위조했습니다. 
 

또 대출 차주들에겐 금융사에서 확인전화가 왔을 때 어떻게 대응할지 요령까지 알려주는 치밀함을 보였습니다. 

현재 일부 대출차주는 본인도 피해자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아무리 그렇다 해도 내부통제 장치가 너무 허술한 거 아닌가요? 
그렇습니다. 

그래서 JB우리캐피탈, 한국캐피탈 등 일부 금융사들은 업무 부주의에 대한 책임을 물어서 내부징계를 했습니다. 

[한국캐피탈 관계자 : 내부 규정상 대출을 실행하기 전에 반드시 중고차 실물을 확인하도록 돼 있는데, 사진 정보를 받다 보니까 그것만으로 실물을 확인하지 않았던 거죠.] 

폐차 수준 차량에 대출이 나간 만큼, 매뉴얼대로 중고차 '실물'만 확인했어도 사기 피해를 크게 줄일 수 있었을 것으로 보입니다. 

결국 피해는 금융사 몫이 됐는데, 얼마나 되나요? 

현시점 기준 전체 사기당한 대출액 118억 원 중 환수금액은 27억 원으로 20%수준에 그쳤습니다. 

대출사기 금액 상위 5개사를 보면 국민카드는 대출사기 금액이 27억 원으로 가장 많았는데 환수금액은 2억 원, 단 7%에 불과합니다. 

JB우리캐피탈은 12%, KB캐피탈은 24% 수준이었습니다.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인데, 이번 대출사기에 금감원은 뭐 하고 있나요? 
금감원은 금융사로부터 금융사고 내용만 보고 받고, 검증에는 손을 놓고 있습니다. 

하지만 실체 규명을 위해서 직원 업무상 과실 등 내부통제 허점이 추가로 있었는지, 중고차업체와 공모한 직원이 아예 없는지도 철저한 검사가 필요해 보입니다. 

[김대종 /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 : 사진 가지고는 포토샵이나 충분히 거짓말로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카드사나 캐피털사가 철저하게 실물 확인을 해야 한다, (고객은) 사례금을 받고 명의를 빌려주는 거라 당연히 처벌이 따라야 될 것이고…] 

올 3월 금감원이 중고차 금융 영업관행개선 가이드라인을 내놨는데, 추가로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박규준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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