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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비즈 브리핑] 美中 '쌍둥이' 침체에 원자재 급락 外

SBS Biz 임선우
입력2024.08.13 04:49
수정2024.08.13 20:45



[글로벌 비즈 브리핑] 한 눈에 보는 해외 경제 이슈

▲미국인 절반 이상 "美 경제 이미 침체"
▲원자재 급락...헤지펀드 순매도 규모 2011년 이후 최대
▲"中서 돈 뺀다"...올해 외국인 직접투자 첫 마이너스 전망
▲"헤지펀드, 지난주 일본 주식 집중 매도...5년만에 최대"
▲머스크 "오늘 트럼프와 라이브 인터뷰"...자기모순적 지지에 괴로운 테슬라 주주

미국인 절반 이상 "美 경제 이미 침체"


미국인 5명 중 3명은 미 경제가 이미 침체 상태에 놓여있다고 여기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CNBC는 현지시간 12일 전자결제업체 어펌의 설문조사 결과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습니다.

어펌은 지난 6월20~24일 미국인 2천명을 상대로 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59%가 미국 경제가 현재 침체 상태에 놓여 있다고 판단했다 전했습니다. 

침체에 빠졌다고 생각하는 배경으로는 인플레이션과 생활비 상승(68%)을 가장 많이 지목했습니다. 친구들과 가족들이 돈 문제로 불평을 많이 한다는 응답도 50%로 뒤를 이었습니다.

설문에 참여한 일반 미국인들은 평균적으로 작년 3월부터 미국이 침체 상황에 접어들었다고 여겼습니다.

작년 3월은 미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여전히 5% 언저리에서 높게 유지되고 있던 시기였습니다. 또한 현 침체 상황이 내년 7월까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통상 성장률이 2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나타낼 경우 기술적으로 경기침체 상황에 놓였다고 판단합니다.

미국의 성장률(전기 대비 연율)은 1분기 1.4%, 2분기 2.8%(속보치)를 나타낸 점을 고려하면 2분기까지 경제 상황은 기술적 침체 진입과는 거리가 먼 상황입니다.

하지만 다수 일반 미국인은 고물가와 생활비 부담 탓에 체감상 이미 미국 경제가 침체에 접어들었다고 여기고 있다는 것입니다.

전문가들은 미국인들이 느끼는 체감 경기와 실제 미국 경제 상황 간의 단절 현상을 '바이브세션'(vibecession)이란 용어로 설명하기도 했습니다.

바이브세션이란 '분위기'(vibe)와 '침체'(recession)의 합성어로, 경제 상황에 관한 국민의 비관적인 인식 때문에 실제 경제 상황과는 별개로 사회 분위기가 상징적인 침체 상태에 들어갔음을 가리키는 용어입니다.

원자재 급락...헤지펀드 순매도 규모 2011년 이후 최대

미국과 중국이 동반 경기 침체에 빠질 수 있다는 관측이 확산하면서 국제 원자재 가격이 급락하고 있습니다. '슈퍼사이클 진입'이 거론되던 원자재 가격이 본격적인 하락 국면에 접어드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옵니다.

블룸버그통신이 현지시간 12일 미국 상품선물위원회(CFTC) 데이터를 집계한 결과 미국 헤지펀드는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6일까지 원유, 금속, 곡물 등 20개 원자재 선물·옵션에 15만3천개의 순매도 포지션을 취했습니다. 원자재 파생상품 시장이 순매수에서 순매도로 전환한 것은 2016년 초 이후 처음으로, 순매도 규모는 2011년 이후 최대입니다. 자본시장이 원자재 가격 하락에 베팅했다는 뜻으로 풀이됩니다.

24개 원자재 가격을 추종하는 블룸버그원자재지수(BCOM)는 이날 한 달 전 대비 5.1% 하락한 95.61을 기록했습니다. 같은 기간 구리는 11.23%, 철광석은 6.88% 내렸고 옥수수(-7.18%), 대두(-5.15%) 등 농산물도 하락세였습니다. 지난 5일 서부텍사스원유(WTI)와 브렌트유가 뉴욕상업거래소에서 7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원유 가격도 약세입니다.

원자재 매도세를 촉발한 것은 국제 수요를 이끄는 미국과 중국이 함께 침체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 입니다. 철광석, 알루미늄 등 원자재 가격은 지난해 말 중국 부동산 위기 이후 하락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여기에 실업률 등 경제지표가 미국 경기 침체 공포를 불러오자 금속·농산물 가격이 급락했다는 분석입니다. 블룸버그는 “2021년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공급 차질과 원자재 슈퍼사이클에 대한 기대가 투기 세력을 기록적인 강세 베팅으로 몰아넣었다”며 “이 같은 추세에 큰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中서 돈 뺀다"...올해 외국인 직접투자 첫 마이너스 전망

중국 경제에 대한 비관론이 심화하면서 올해 외국인들의 중국에 대한 직접 투자가 사상 처음으로 마이너스(-)가 될 전망입니다.

현지시간 12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중국 국가외환관리국의 대외직접투자 부채는 지난 4~6월에 거의 150억 달러 감소했습니다.

올해 상반기로 기간을 넓혀도 50억 달러 감소를 기록 중입니다.

대외직접투자 채무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중국에 직접 투자해 발생한 채무로, 1분기까지는 직접투자가 플러스였다가 2분기부터 마이너스로 확연히 전환했음을 보여줍니다.

이런 추세가 계속될 경우 올해 중국에 대한 외국인 직접투자는 마이너스가 될 전망입니다. 관련 통계가 집계된 1990년 이후 처음입니다.

중국 정부가 외국인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여러 노력을 하고 있음에도 외국인 투자 감소세는 바뀌지 않고 있습니다.

중국 상무부 자료로도 올해 상반기 중국에 대한 신규 외국인 직접 투자는 2020년 팬데믹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습니다.

이 같은 투자감소는 중국 내에서 외국 브랜드 제품에 대한 수요가 줄어든 데다 지역에서의 경쟁도 심해졌기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올해 상반기 중국의 글로벌 소비재에 대한 수요도 많이 약화했습니다.

화장품업체 로레알은 상반기 중국 내 매출이 약 2~3% 감소한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자동차업체 폭스바겐의 포르쉐는 상반기 중국 매출이 전년 대비 3분의 1 감소했다고 밝혔습니다.

중국의 수요 감소는 부동산 경기 하락의 영향을 많이 받은 것으로 보입니다. 부동산업은 2021년 말부터 장기 둔화하고 있으며, 최근 몇 달간은 주택 가격 하락 속도가 빨라졌습니다.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는 올해 상반기 중국의 요식업 부문 성장률이 8% 미만으로 둔화됐다고 지적했습니다. 2010년 이후 팬데믹 기간을 제외하면 이처럼 낮게 나온 것은 처음입니다.

피치의 애널리스트들은 파이낸셜타임스(FT)에 "중국에서 가처분소득 전망이 불확실해지고 주택가격 하락으로 자산도 축소되면서 비필수적인 지출을 줄이거나 가성비 제품만 찾는 쪽으로 소비성향이 바뀌었다"면서 "이런 추세는 외식 부문을 넘어 의류, 화장품, 보석 등 '주요 재량 소비재' 쪽으로 확대됐다"고 설명했습니다.

로레알의 니콜라스 이에로니무스 최고경영자(CEO)는 "세계에서 소비자 신뢰도가 매우 낮은 지역이 중국"이라면서 "고용 시장이 건강하지 않은 데다 많은 이들이 자산을 부동산에 투자했는데, 부동산값이 많이 내려가 버렸다"고 말했습니다.

"헤지펀드, 지난주 일본 주식 집중 매도...5년만에 최대"

최근 글로벌 헤지펀드들이 5년만에 가장 큰 폭으로 일본 인덱스펀드와 상장지수펀드(ETF) 등을 매도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현지시간 12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골드만삭스가 8월2일부터 8일까지 일주일간 롱매도와 숏매도의 실행 비율을 분석한 결과 닛케이 지수의 폭락이 주로 헤지펀드의 일본주식 공매도로 발생한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특히 매도는 인덱스 펀드와 거래소 상장 펀드를 포함한 거시 상품 매도에 주로 집중됐습니다. 반면 개별 일본 주식은 순매도 규모가 미미했으며, 주로 롱 포지션의 청산에 의해 주도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일본 은행의 금리인상에 미국 경기 침체 가능성을 둘러싼 두려움, 엔화의 급격한 강세로 일본 증시는 일주일 전 1987년 블랙 먼데이 이후 하루만에 12.4% 폭락했습니다. 

글로벌 헤지펀드들은 일본 주식에 대한 노출을 7월 26일에서 8월 1일까지 주간에 연초 이래 최고치인 5.6% 비중을 유지했으나 8월 2일에서 8일까지의 주간에 한 주만에 4.8%로 줄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헤지펀드의 일본 주식 노출은 지난 5년간에 비하면 여전히 비교적 높은 수준입니다. 2020년까지는 6% 이상이었던 헤지펀드의 일본 주식 노출이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급격히 감소하면서 2022년에는 약 2% 수준까지 떨어졌습니다.

시장 폭락으로 인해 골드만삭스의 프라임 브로커리지를 통한 거래 활동이 7주 만에 가장 급격하게 증가했는데, 북미 지역을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거시경제 상품의 광범위한 매도에 힘입어 순매도가 발생했습니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전세계적으로 산업, 금융, 헬스케어가 이번 주에 가장 많이 매도됐고 소비재 필수품이 가장 많이 매수된 부문이었는데, 이는 전적으로 숏커버에 의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머스크 "오늘 트럼프와 라이브 인터뷰"...자기모순적 지지에 괴로운 테슬라 주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현지시간 12일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와 소셜미디어 X에서 생중계 인터뷰를 한다고 밝혔습니다.

머스크는 자신의 X 계정을 통해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인터뷰가 이날 동부 시간 기준 오후 8시(한국 시간 13일 오전 9시)에 시작되며 사전 질문지 없이, 아무런 주제 제한도 없이 진행된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인터뷰 안내 화면에 '재미 보장'이라는 문구를 써넣었고 "(인터뷰) 결과는 매우 흥미로울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머스크가 트럼프를 공개적으로 지지하고 나선 가운데,  전기차 의무화 정책 폐지와 보조금을 줄이겠다는 트럼프를 지지하는 이율배반적 행위로 주주들도 딜레마에 빠졌습니다.

로이터통신이 현지시간 12일 로비 기록과 테슬라의 연방 및 주 규제 기관에 대한 공개 발언을 검토한 결과, 테슬라는 EV의무화와 EV에 혜택을 주는 공공 정책을 형성하기 위해 연방 정부와 주정부에 올해초까지는 로비를 계속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머스크는 수년전까지만 해도 트럼프가 기후 변화의 문제를 간과하고 있다며 비판했습니다. 2017년 6월, 트럼프 대통령 임기초 머스크는 트럼프 행정부가 전세계 기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파리 협정에서 탈퇴했다는 이유로 백악관 자문 위원회에서 사임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다 최근 몇년사이 트위터에서 정치적 발언을 늘리면서 민주당을 비판했고 트럼프에 대한 암살 시도가 실패한 직후인 7월초 트럼프 지지를 확고하게 밝혀 전기차에 특히 비판적인 트럼프가 당선될 경우 정책 리스크가 부각됐습니다.

장기적 비전에 대한 믿음으로 지분을 유지하고 있는 테슬라 주주들도 머스크의 행보에 우려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입니다.

로스 거버는 로이터와 인터뷰에서 “머스크가 트럼프를 지지하는 것은 자신의 재정적 이익뿐 아니라 클린 에너지 분야에서 가장 중요한 회사 중 하나인 테슬라의 이익과도 상반된다”고 말했습니다.

이 같은 머스크의 자기모순적 행태에 대해 머스크가 테슬라의 단기 이익을 희생해 더 큰 목표를 추구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리하이 대학교의 경영학 교수인 앤드류 워드는 “인공지능에서 우주 탐사, 신경과학까지 다양한 분야에 투자한 머스크에게 테슬라는 최종 목표가 아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따라서 머스크가 장기적 야망과 이익을 위해 "테슬라의 단기 이익의 일부를 희생할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기후 변화를 늦추자는 이념을 기반으로 한 전기차를 팔아 세계 최고 부자가 됐지만 이제는 기후 변화를 부인하고 EV산업을 위축시킬 대통령 후보를 지지하는 머스크의 자기 모순은 주주들에게는 풀기 힘든 딜레마가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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