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대지진 불안에 방재용품 판매·관심 이례적 급증
SBS Biz 오서영
입력2024.08.11 13:41
수정2024.08.11 13:42
일본 열도에서 태평양 연안 거대 지진인 '난카이 해곡 대지진'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면서 방재용품과 관련 애플리케이션에 대한 관심도가 부쩍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오늘(11일) 산케이신문 보도에 따르면 일본 정부가 지난 8일 규슈 남부 미야자키현에서 일어난 규모 7.1 지진을 계기로 '난카이 해곡 지진 임시 정보'를 발표하자 지진 발생 시 피해가 예상되는 지역을 중심으로 방재용품 판매량과 방재 앱 다운로드 횟수가 급증했습니다.
지난 8일 지진 당시 가장 강한 흔들림이 감지된 미야자키현 니치난시의 한 슈퍼에는 지진 발생 직후 방재용품을 판매하는 공간이 별도로 마련됐습니다. 이곳에는 가구를 고정하는 도구나 물 등이 진열됐는데, 하루 뒤인 9일 저녁쯤 대부분이 팔렸다고 산케이는 전했습니다.
니치난시 북쪽에 있는 미야자키시의 한 슈퍼에서도 지진으로 수도를 사용할 수 없을 때 용변을 처리하는 간이 화장실 관련 용품이 한 시간 만에 약 100개가 팔려나갔다고 신문은 덧붙였습니다.
지방자치단체가 지진 관련 정보 등을 제공하는 앱 이용자도 늘어났습니다.
오사카부 방재 앱은 미야자키현 지진이 발생한 8일부터 9일 오후 3시까지 다운로드 횟수가 약 5천300회에 달했습니다.
시코쿠 동부 도쿠시마현 당국의 라인 계정 등록자 수도 7일부터 9일 밤까지 사흘 동안 800명가량 늘었습니다.
일본은 이달 15일이 '오봉'이라 불리는 명절이어서 해마다 8월 중순이면 고향을 찾거나 여행을 떠나는 사람이 많았습니다.
일본 주요 기차역은 전날 귀성객과 관광객으로 붐볐으나, 지진 대응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왔다고 마이니치신문이 전했습니다.
또 일부 지자체는 해수욕장 운영을 중지하고 불꽃놀이 행사를 취소했으며, 숙박 예약 취소 사례도 잇따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아울러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노약자가 많은 고령자 시설과 병원은 대피 계획과 관련 용품을 점검하고 있다고 요미우리신문이 전했습니다.
일본이 경계하는 난카이 해곡 대지진은 수도권 서쪽인 시즈오카현 앞바다에서 시코쿠 남부, 규슈 동부 해역까지 이어진 난카이 해곡에서 100∼150년 간격으로 발생한다는 대형 지진입니다. 일본 정부는 규모 8∼9 규모의 난카이 해곡 대지진이 30년 이내에 발생할 확률을 70∼80%로 보고 있습니다. 이 지진이 일어나면 최대 23만여 명에 달하는 사망자와 실종자가 나오고 건물 209만 채가 파손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 바 있습니다.
앞서 난카이 해곡 주변에서는 1944년에 규모 7.9 지진, 1946년에 규모 8.0 지진이 각각 발생한 바 있습니다.
일본 기상청은 미야자키현 지진을 계기로 난카이 해곡 대지진 발생 확률이 기존 약 0.1%에서 0.4% 정도로 높아졌다고 판단해 난카이 해곡 지진 임시 정보를 2019년 운용 이후 처음으로 발표했습니다.
지난 8일 지진이 발생했던 미야자키현 해역에서는 여진이 이어지고 있으며, 오늘 오전 7시 42분에도 규모 4.5 지진이 발생했습니다. 다만 일본 기상청은 난카이 해곡 대지진과 관련해 지각 뒤틀림을 관측하는 지점 3곳에서 미야자키현 지진 이후 특별한 이상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전날 발표했습니다.
일본 정부는 향후 지각에 큰 변화가 없을 경우 오는 15일 오후 5시에 난카이 해곡 지진 임시 정보를 해제할 방침입니다.
아사히신문은 지진 임시 정보를 1주일간 유지하는 이유와 관련해 "지진 발생 직후에는 지진 활동이 활발해 큰 지진이 오기 쉽다"며 "1주일 정도 지나면 지진 직후 2∼3일간과 비교해 지진 활동이 약해진다"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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