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 마친 윤 대통령...증시 폭락·집값 불안 등 경제 현안 산적
SBS Biz 우형준
입력2024.08.09 15:06
수정2024.08.09 15:11
[여름휴가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5일 경남 통영시 통영중앙시장을 찾아 시민들과 인사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4박5일 간 여름휴가를 마치고 오늘(9일) 오후 복귀합니다. 휴가 기간 거대 야당이 강행한 법안에 대한 재의요구권 행사 등 산적한 현안에 대한 구상을 가다듬은 윤 대통령이 어떤 해법을 내놓을지 주목됩니다.
25만원 지원법·노란봉투법 등 거부권 행사 시점 검토
윤 대통령은 먼저 '방송 4법'(방송통신위원회법·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 개정안)과 '전 국민 25만원 지원법'(민생회복지원금지급 특별조치법)·'노란봉투법'(노동조합·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 등 야당 단독으로 국회를 통과한 법안에 대해 국회 재의를 요구할 것으로 보입니다.
방송 4법은 이미 지난 6일 국무회의에서 재의요구안을 의결해 윤 대통령의 재가만 남은 상황입니다.
윤 대통령이 휴가지에서 전자결재 형태로 재의요구안을 재가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지만, 윤 대통령은 휴가 복귀 후 재가하는 쪽으로 결심을 굳힌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25만원 지원법과 노란봉투법은 지난 5일 국회로부터 정부로 이송돼 오는 13일 국무회의에 재의요구안이 상정될 예정입니다.
윤 대통령이 이미 국무회의를 통과한 방송4법부터 재의요구권을 행사할지, 다른 두 법안과 함께 묶어 국회에 재의를 요구할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여야 합의 없이 야당이 단독 처리한 데다 위헌적인 법률안에 대해 재의요구권을 행사한다는 방침은 확고하다"며 "다만, 재의요구권 행사 순서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일각에서는 거부권 행사에 따른 부담을 고려할 때 세 법안을 한꺼번에 처리하는 것이 부담을 줄이는 방안이라는 의견이 나오는가 하면, 재의요구 방침이 확실한 이상 좌고우면할 필요 없이 순서대로 처리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경제관련 문제도 산적해 있습니다. 지난 5일 미국발 금융시장 불안으로 우리 증시 폭락을 겪었고, 서울 집값은 19주 연속 오르는 등 집값 불안이 심화하고 있습니다.
지난 8일 정부가 부동산 대책을 발표했지만 특례법 제정 등 입법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야당의 협조도 이끌어 내야 합니다.
광복절 특사도 핵심 현안
오는 13일 국무회의에는 광복절 특별사면·복권안도 상정될 예정입니다.
법무부는 전날 사면심사위원회를 개최하고 윤 대통령에게 상신할 '광복절 특별사면 및 복권' 대상자 명단을 결정했습니다.
특히 복권 대상자에는 김경수 전 경남지사와 조윤선 전 청와대 정무수석 등이 포함됐습니다.
김 전 지사 복권은 정치 지형을 뒤흔들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옵니다.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으로 징역 2년 형을 확정받고 복역한 김 전 지사는 2022년 12월 '신년 특사'로 잔형 집행을 면제받았지만 복권은 되지 않아 2027년 12월까지 피선거권이 제한된 상태입니다.
김 전 지사의 복권이 최종 결정되면 피선거권이 회복돼 2026년 지방선거, 2027년 대선 출마 등 정치적 재기가 가능해집니다.
김 전 지사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관'으로 불린 인물이자, '친문 적자'로 꼽힙니다.
친문·비명계가 김 전 지사를 구심점으로 세력화에 나선다면 이재명 대표 후보 일극 체제가 굳어진 더불어민주당 권력구조의 변화를 야기하는 단초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이번 특별사면 대상자에는 현기환 전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과 안종범 전 대통령정책조정수석비서관, 원세훈 전 국정원장, 권선택 전 대전시장 등이 이름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다만 최지성 전 삼성전자 미래전략실장, 장충기 전 미래전략실 차장은 이번 복권 대상에서 제외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尹, 광복절 경축사 '새 통일 구상' 밝힐 듯
[윤석열 대통령이 23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4차 전당대회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연합뉴스)]
윤 대통령은 오는 15일 광복절 경축식에서 내놓을 메시지도 주목됩니다.
광복절 경축사는 삼일절 기념사와 함께 우리나라 대통령의 가장 중요한 연례 메시지로 꼽힙니다.
윤 대통령은 올해가 우리 정부의 공식 통일방안인 '민족공동체통일방안' 제시 30주년인 점을 고려해 새로운 통일 구상을 공개할 계획입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 2022년 광복절 경축사에서 대북 비핵화 로드맵인 '담대한 구상'을 공개하기도 했습니다.
'담대한 구상'이 북한의 비핵화와 이의 반대급부인 대규모 식량·전력·의료 지원 등에 초점을 맞췄다면, 새로운 통일 구상은 1994년 김영삼 전 대통령이 제시한 민족공동체통일방안에 시대 변화를 반영해 새로운 통일 담론을 제시하는 데 방점이 찍힐 것으로 보입니다.
민주당 박찬대 대표 직무대행이 요구한 차기 신임 대표와 윤 대통령의 회담 이슈를 어떻게 다룰지도 관심입니다.
이재명 전 대표는 최근 대표 후보 토론회에서 "윤 대통령과 만나 정국 해결에 대해 논의하고 싶다"는 의사를 피력했고, 이후 박 직무대행이 "초당적 위기 극복 협의를 위해 여야 영수회담을 조속히 개최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다만, 대통령실에서는 윤 대통령과 이 대표 후보와의 만남에 회의적인 기류가 지배적입니다.
대통령 탄핵을 공공연히 거론하고 휘발성 강한 쟁점법안들을 힘을 내세워 강행 처리하면서 대통령을 만나자는 건 진정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게 대통령실의 판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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