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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파' 하마스 지도자 선출에 가자지구 전쟁 장기화 전망

SBS Biz 정대한
입력2024.08.08 07:39
수정2024.08.08 07:50

[폐허가 된 가자지구 칸 유니스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최고 정치지도자로 강경파 야히야 신와르가 선출되면서 11개월째인 가자지구 전쟁이 더 장기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특히, 신와르가 지난해 10월 이스라엘 기습을 주도했다는 점에서 이스라엘이 협상으로 전쟁을 끝낼 가능성은 더욱 낮아졌습니다.

헤르지 할레비 이스라엘군 참모총장은 7일(현지시간) 자국 텔노프 공군기지를 방문한 자리에서 신와르를 향해 "우리는 그를 찾아내 공격할 것"이라며 "하마스가 다시 한번 정치국 수장을 교체하게 만들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이스라엘 카츠 이스라엘 외무장관은 전날 엑스(X·옛 트위터)에서 "그를 하루빨리 제거하고 이 사악한 조직을 지구상에서 없애야 한다"고 언급했습니다.

이날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 북부 이스라엘 접경지인 베이트하눈 지역에 대피령을 내리고 "강력하고 즉각적인 작전에 돌입하겠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하마스도 신와르를 지도자로 내세운 이상 협상테이블에 앉기보다 '무장투쟁'의 길을 선택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습니다.

하마스 고위 관리는 신와르의 선출에 대해 "점령 세력(이스라엘)에 계속 저항하겠다는 강력한 메시지"라고 의미를 부여했다고 AFP 통신은 전했습니다.

특히 신와르가 전임 이스마일 하니예의 예기치 않은 암살로 비상 상황에서 하마스의 일인자가 된 만큼 이들이 '범인'으로 지목하는 이스라엘과 협상하지는 않을 공산이 큽니다.

한편, 자국에서 하니예가 암살되면서 위신이 깎인 이란으로서는 강경파 신와르의 등장이 호재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이란과 더 밀접한 신와르가 하마스의 지도자가 된 것은 이란에 대한 재신임으로도 볼 수 있어서입니다.

신와르는 이스라엘 감옥에서 22년 복역한 뒤 풀려난 이듬해인 2012년 이란을 방문해 이란혁명수비대(IRGC) 정예 쿠드스군 사령관이었던 가셈 솔레이마니를 만나는 등 이란 군사조직과 가깝게 연결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압돌라힘 무사비 이란군 총사령관은 7일 신와르에 대해 "동시대의 위대한 전사"라고 추켜세우며 "시온주의자 정권(이스라엘)이 곧 강력하고 확실한 대응을 받게 된다는 것에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밝혔습니다.

외신도 신와르 선출로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휴전 협상이 부정적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습니다.

영국 가디언은 "휴전 협정 체결 가능성에 대한 의구심이 더 커질 것"이라고 예상했고 미국 CNN 방송은 하마스의 결정이 협상에 "좋지 않은 소식이 될 수 있다"고 관측했습니다.

미국은 신와르 선출을 비난하면서도 휴전 협상의 불씨를 꺼뜨리지 않고자 노력했습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소통보좌관은 이날 온라인 브리핑에서 신와르를 "테러리스트"로 규정하고 "그는 자기 손에 끔찍하게 많은 피를 묻혔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신와르에 대해 "그는 지난 9개월여간 이뤄진 협상 과정에서 최고 결정권자였다"며 가자지구 휴전 및 인질 석방 합의 전망에 대해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 가까이에 와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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