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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에 '거친 말' 들은 네타냐후, 사우디와 관계정상화 보류"

SBS Biz 김종윤
입력2024.08.05 11:51
수정2024.08.05 21:10

[지난 달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만난 네타냐후 총리와 바이든 대통령(워싱턴 AP=연합뉴스)]

하마스 최고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 암살 등으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갈등이 최고조에 달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사우디아라비아와의 국교 정상화를 11월 미국 대선 이후로 미루기로 했다고 이스라엘 매체 예루살렘포스트가 4일(현지시간) 보도했습니다.

예루살렘포스트는 현지 채널12 방송을 인용해, 네타냐후 총리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백악관 복귀 가능성 등을 고려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전했습니다.

미국 바이든 행정부는 취임 이래 중동지역 안정화 방안으로 이스라엘과 사우디의 국교 정상화를 제시하고, 당사자 간 협상을 중재해왔습니다.

그러나 지난해 10월 가자지구 전쟁 발발로 이스라엘과 아랍국가들 사이에 냉기류가 다시 형성되면서 정상화 논의는 한동안 중단됐습니다.

이후 지난 4월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사우디를 방문하는 등 논의가 다시 진전될 조짐이 보이고 있었으나, 이번 하니예 암살로 중동 확전 위험이 커지고 네타냐후 총리와 바이든 대통령의 관계도 악화하면서 또다시 난항에 빠진 것으로 보입니다.

예루살렘포스트는 네타냐후 총리의 이번 결정이 하니예 암살 이튿날인 지난 1일 이뤄진 바이든 대통령과의 통화 이후 내려진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채널12 방송 등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당시 통화에서 네타냐후 총리에게 "나한테 헛소리 좀 작작 하라"(stop bullshitting me)는 거친 표현을 써가며 불만을 표출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바이든 대통령이 당시 통화에서 하니예 살해는 휴전 협상 노력을 망치는 것이라고 지적했으며, 이에 네타냐후 총리는 하니예 암살이 협상 타결에 도움이 된다는 취지로 주장하며 대립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네타냐후 총리가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후보 사퇴 이후 독자적 행보를 강화하고 있다는 관측도 나오는 가운데, 채널12 방송은 복수의 안보 소식통들 인용해 네타냐후 총리는 바이든 대통령이 '레임덕'에 처한 것으로 보고 있으며 공개적으로 바이든 대통령에게 반대할 용기가 생겼다고 전했습니다.

네타냐후 총리의 사우디와 관계 정상화 보류 결정은 현재 진행 중인 가자지구 휴전 및 인질 협상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사우디는 최근 협상에서 이스라엘과 관계를 정상화하는 조건 중 하나로 가자지구 휴전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에 하마스를 완전히 제거하기 전까지는 전쟁을 끝낼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 온 네타냐후 총리는 이 조건을 수용하는 것을 망설여왔다고 채널12 방송은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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