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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몰라요' 러시아 스파이 부부의 귀환

SBS Biz 송태희
입력2024.08.03 09:07
수정2024.08.03 09:10

[러시아에 도착해 푸틴의 영접을 받는 러시아 수감자 (온라인 캡처=연합뉴스)]

서방과의 수감자 맞교환 협상으로 풀려나 러시아에 돌아온 러시아 스파이 가족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맞이했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이들에게 스페인어로 인사하며 환영해 눈길을 끌었다고 아르헨티나 일간 라나시온과 클라린이 현지시간 2일 보도했습니다. 
    
러시아의 엘리트 스파이 부부로 알려진 안나 발레리예브나 둘체바와 아르템 빅토로비치 둘체바는 아르헨티나에서 위장해 살다가 자녀 둘을 낳고 유럽으로 가서 스파이 활동을 이어갔습니다. 
 
이들의 자녀는 위장 생활 때문에 전혀 러시아어를 구사하지 못하기 때문에 푸틴 대톨령은 스페인어로 환영인사를 한 것으로 아르헨티나 언론들은 전했습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정부 대변인은 "(이 부부의) 두 자녀는 푸틴이 누군지, 자신들이 러시아와 관련이 있는지 또는 비행기 안에서 어디로 향하는 것인지도 몰랐다"면서 "러시아어를 모르는 아이들에게 푸틴이 '안녕하세요'(부에나스 노체스)라고 스페인어로 인사했다"고 말했습니다. 

이 부부는 마리아 로사 메이어 무뇨스와 루드비히 기슈라는 가명으로 아르헨티나에 각각 2012년에 따로 입국해 현지에서 결혼했습니다.
 
수년간 신분을 위장한 채 아이를 낳고 아르헨티나 시민권을 취득한 뒤 아르헨티나 여권을 사용해왔습니다. 

이 스파이 부부는 2017년 두 명의 자녀와 함께 아르헨티나에서 슬로베니아 수도인 류블랴나로 이주한 뒤 부인은 온라인 아트 갤러리를, 남편은 IT 스타트업 회사를 운영하면서 간첩 활동을 이어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슬로베니아 정부는 외국 정보기관으로부터 이들의 스파이 활동에 대해 제보받은 후 2022년 12월 현지에서 이들을 체포했습니다. 
이들은 유럽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관련 첩보 활동을 이어가다가 적발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

작년 미 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의 에반 게르시코비치 특파원이 러시아에서 스파이 혐의로 구금되자 러시아 정부가 게르시코비치 특파원과 슬로베니아에 구금된 이 부부를 맞교환할 가능성이 있다고 아르헨티나 일간지 라나시온이 작년 4월 보도한 바 있습니다. 

당시 슬로베니아 정보기관 인사는 "최종적으로 맞교환 대상이 된다면 이들이 스파이로서 얼마나 러시아에 중요한 인적자원인지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라나시온에 밝힌 바 있다. 
    
이번 수감자 맞교환에서 러시아는 월스트리스저널 게르시코비치 특파원 등 3명의 미국인을 포함해 총 16명을 석방했고, 서방에서는 이 부부를 포함한 러시아 국적 수감자 8명을 본국으로 돌려보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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