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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9월 금리 낮추면 한은도 10월 가능성…부동산·환율이 변수

SBS Biz 배진솔
입력2024.08.01 07:42
수정2024.08.01 0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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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제롬 파월 의장이 7월 31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후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9월 통화정책 전환(피벗) 가능성을 공식적으로 시사하면서, 한국은행의 10월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도 커지고 있습니다.

앞으로 부동산 시장과 가계대출, 원/달러 환율 등이 더 불안해질 경우에 따라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옵니다. 

연준은 7월 30∼31일(현지시간)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정책금리(기준금리) 목표 범위를 5.25∼5.50%로 동결했습니다. 

여전히 한국(3.50%)보다는 2.00%포인트(p) 높은 수준입니다.

연준은 앞서 지난해 6월 약 15개월 만에 금리 인상을 멈췄다가 7월 다시 베이비스텝(0.25%p)을 밟았지만, 이후 9·11·12월과 올해 1·3·5·6월에 이어 이번까지 여덟 차례 연속 금리를 묶었습니다.

그러나 연속 동결 결정에도 불구,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기자 회견 과정에서 그 어느 때보다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적' 발언을 쏟아냈습니다.

그는 "인플레이션이 빠르게 둔화하거나 기대 경로에 맞춰 둔화하는 가운데 경제 성장세가 강하게 유지되고 고용시장 상황이 현 수준에서 유지된다면 금리 인하가 9월 회의 때 테이블 위에 오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인플레이션 지표가 기대만큼 둔화하지 않더라도 고용 상황, 물가·고용 관련 두 위험 사이의 균형 등 경제 데이터 전반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정책을 결정할 수 있다"고도 했습니다.

이에 따라 시장은 연준의 9월 정책금리 인하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입니다.

이날 뉴욕 증시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 나스닥 지수는 각 0.24%, 1.58%, 2.64% 일제히 뛰고 반대로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4.06%)는 0.08%p 떨어졌습니다.

한은도 조만간 기준금리를 낮출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이미 이창용 한은 총재는 앞서 지난달 11일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의 12연속 동결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차선을 바꾸고 적절한 시기 방향 전환할 상황은 조성됐다"며 본격적 금리 인하 논의를 시사했습니다.

같은 날 금통위도 의결문에서 "향후 통화정책은 긴축 기조를 충분히 유지하는 가운데 물가 상승률 둔화 추세와 함께 성장, 금융안정 등 정책 변수 간 상충 관계를 면밀히 점검하면서 기준금리 인하 시기 등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사실상 2021년 8월 기준금리 인상과 함께 통화 긴축이 시작된 지 거의 3년 만에 한은에서 공식적으로 처음 나온 금리 인하 검토에 대한 언급이지만, 실제 피벗까지는 물가 외 금융·외환 등의 마지막 변수가 남아있습니다.

이 총재도 "(방향 전환 상황은 조성됐지만) 외환시장, 수도권 부동산, 가계부채 등 앞에서 달려오는 위협 요인이 많아 언제 전환할지는 불확실하고,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습니다.

아울러 "한은이 유동성을 과도하게 공급한다든지 금리 인하 시점에 대해 잘못된 시그널(신호)을 줘서 주택가격 상승을 촉발하는 실수는 하지 말아야 한다는 데 금융통화위원 모두 공감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실제로 금통위 통화정책방향회의 의사록에 따르면 이 총재뿐 아니라 다른 금통위원들도 물가에 대해서는 목표(소비자물가 상승률 2%) 수렴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불안한 환율과 가계부채, 부동산 등을 피벗의 걸림돌로 지적한 바 있습니다.

금통위원들의 이런 분위기로 미뤄 한은이 당장 이달 22일 미국보다 앞서 기준금리를 낮추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미국 연준이 9월 이후 한 두차례, 한은은 10월이나 11월 한 차례 정도 금리를 낮추고 해를 넘기는 시나리오가 가장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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