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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숨겨진 큐텐' 티몬월드 부상…"은행이 대출 부추겼다"

SBS Biz 오서영
입력2024.07.30 17:47
수정2024.07.30 18:21

[앵커] 

사태를 들여다보니, 소비자뿐 아니라 판매자 쪽 피해 규모는 빙산의 일각만 드러났습니다. 

미정산액은 티몬과 위메프뿐 아니라 티몬월드라는 곳에도 쌓여 있는데, 이곳이 사실상 큐텐 그 자체라는 의혹도 나옵니다. 

큐텐이 티몬월드 매출을 부풀리는 과정에서 은행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증언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기자] 

판매업체들이 정산을 못 받은 곳은 두 곳이 아니라 세 곳이었습니다. 

드러나지 않은 한 곳은 해외직구 플랫폼인 '티몬월드'로, 최근 '티몬 비즈 마켓'으로 이름도 바꿨습니다. 

특이한 건 신생인 티몬월드는 전체 이커머스 플랫폼 중 입점업체들의 선정산대출 규모가 가장 많습니다. 

[스탠딩] 

모기업 큐텐이 새로운 플랫폼을 통해 몸집을 불린 건데, 이 과정에 은행이 결정적 역할을 했습니다. 

[시중은행 관계자 (지난 4월) : 티몬월드 쪽에서 000(업체)도 퍼스트로 진행하라고, 첫 번째로 진행하라는 명단이 있어서 저희가 진행 안 하면 나중에 티몬월드 쪽에서 대표님한테도 그렇고 저희한테도 그렇고 연락이 오겠죠. 빨리 진행하라는 업체 중 한 군데라.] 

은행이 공식적으로 밝힌 선정산 대출 한도는 최대 20억 원인데, 티몬 월드 셀러에게는 세배인 60억 원까지도 제안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문제가 된 정산 주기도 늘었습니다. 

[피해 판매업체 관계자 : (은행에서) 티몬월드로 바꿔야 한대요, 선정산 서비스를. 그러면서 금액을 늘려준다 그랬는데 (계약한 곳이) 티몬월드로 늘어나면서 선정산 30일이 아니라 60일, 80일까지 늘어난 거예요. 길어졌어요 정산받는 날이.] 

그리고 얼마 뒤 미정산 사태가 터졌습니다. 

큐텐 측과 은행의 제휴 과정에 어떤 거래가 있었는지는 정확한 계약관계를 봐야 알 수 있습니다. 

분명한 건 큐텐그룹의 재무상태가 매우 안 좋은 상태에서 은행과의 제휴가 이뤄졌고 은행은 큐텐 측의 재무건전성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채 대출을 부추겼다는 점입니다. 

결국 그룹의 매출 늘리기와 은행의 대출 영업으로 쌓인 빚은 판매업체만 떠안고 있습니다. 

은행이 대출을 통해 피해 규모를 키웠다는 지적에 대해 국회 정무위에 나온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SC제일은행의 영업정책을 점검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SBS Biz 오서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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