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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여담] 한화, 포트폴리오 조정 분주…오너 3세 승계 노린 사업재편

SBS Biz 윤지혜
입력2024.07.29 16:36
수정2024.07.29 18:38

SK·두산·효성에 이어 한화도 변화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이미 한화는 앞서 올해 4월 사업재편을 실시했는데, 이후에도 경영진을 전격적으로 교체하고, 총수일가 3세인 삼형제의 승계 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오너 3형제 경영 승계 핵심 '한화에너지'

한화 오너 3세의 경영 승계 시나리오의 중심엔 한화에너지가 자리잡고 있습니다. 총수 일가 3형제가 지분을 전량 보유한 그룹 내 유일한 법인이기 때문입니다. 향후 경영 승계에 대비한 지배구조 재편 작업에서 유용하게 활용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최근 한화에너지는 ㈜한화 지분 추가 취득에 나섰습니다. 이번달 5일부터 24일까지 진행된 공개매수를 통해 한화 측은 목표수량의 65%를 모집했고 지분 5.2%를 추가로 확보했습니다. 

대외적으로 한화에너지는 "책임경영 및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오너3세가 가진 한화에너지를 통해 ㈜한화 지분을 확대하고 그룹 지배력을 강화하려는 포석으로 해석합니다. 
 


한화에너지는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부사장 등 오너3세가 지분을 전량 보유한 법인입니다. 지분율은 김동관 50%, 김동원·김동선 각각 25%씩입니다.

재계는 한화에너지가 ㈜한화 지분 확대에 나서며 본격적인 승계가 시작됐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번 공개매수로 한화에너지의 ㈜한화 지분율은 기존 9.7%에서 14.9% 로 확대됐습니다. 

이와 관련해 국내 한 증권사는 보고서를 통해 공개매수가 책임경영을 강화할지 의문이라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한화그룹 승계에 핵심회사가 될 수 있는 한화에너지가 동사 지분율을 확대하는 것이 과연 책임 경영을 강화하는 것인지 많은 의문점이 남는다"고 지적했습니다.

향후 계획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이 같은 사업재편은 향후 오너3세→한화에너지→한화→그룹 계열사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만들 수 있습니다. 이미 3형제가 한화에너지 지분을 100% 갖고 있는 상황에서 공고한 수직 지배 체계가 구축되는 것입니다. 

한화솔루션 CEO 조기 교체…실적 부진 계열사 인사 칼바람
지난 26일 한화그룹은 한화솔루션 케미칼·큐셀 부문과 여천NCC 대표이사를 전격 교체했습니다. 

업황이 부진해 적자폭이 확대되고 경영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 조기에 경영진을 교체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한화솔루션 케미칼 부문 신임 대표이사에는 남정운 여천NCC 대표이사, 한화솔루션 큐셀 부문 신임 대표이사에는 홍정권 한화솔루션 큐셀 부문 전략실장, 여천NCC 신임 대표이사에는 김명헌 한화임팩트 PTA(테레프탈산) 사업부장을 낙점했습니다.

이번 인사는 평소보다 1개월 앞서 빠르게 단행된데다 이례적으로 여름휴가철에 진행됐습니다. 이를 두고 재계에서는 최근 실적 악화와 무관하지 않다는 해석이 나옵니다. 신임 대표들이 임명된 곳들이 실적 부진을 겪고 있기 때문입니다.

한화솔루션이 발표한 올해 2분기 실적에 따르면 연결 기준으로 전체 매출은 2조6793억원, 영업손실은 1078억원입니다. 한화솔루션의 주력인 큐셀 부문과 케미칼 부문은 각각 2개 분기, 3개 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습니다.

힘 실리는 김동관 부회장과 방산…그룹의 성장 엔진으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비롯한 방산부문은 화학 부문과 함께 그룹의 핵심 성장동력입니다. 앞서 그룹 사업 재편 작업이 집중적으로 이뤄졌을 당시에도 방산부문이 중심에 자리했습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비주력 사업을 떼어내 그룹 내 타 계열사로 넘겼습니다.

사업 강화는 총수 일가 3세 장남인 김동관 한화 부회장의 부임으로 더 공고해졌습니다.

김 부회장은 2021년 3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됐습니다. 총수 일가 3세가 이사회 구성원으로 합류하며 경영을 직접 도맡았고,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그룹의 핵심 계열사라는 메시지를 공식적으로 드러낸 셈입니다.

장남 김동관 부회장의 승계구도 굳히기는 현재 진행형입니다. 오는 9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인적 분할을 통해 신규 지주사를 설립하고 해당 지주 아래 방산 외에 타 사업부 계열사를 배치하겠다는 계획입니다. 

이를 통해 방산 사업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시스템→한화오션' 수직 형태로 단일화가 이뤄질 전망입니다. 

업계에서는 결국 한화그룹은 장남 김동관 부회장(방산ㆍ에너지), 차남 김동원 사장(금융), 삼남 김동선 부사장(유통ㆍ기계) 의 형태가 유력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한화에너지와 ㈜한화의 합병 가능성이 거론됩니다.  최근 두산, SK의 사업 재편 과정에서 분할과 합병 등 논란이 불거지는 가운데 한화그룹의 다음 행보에도 재계와 시장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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