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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다 위기설 또 나오겠네'...금융 부실지표 '최악'

SBS Biz 류정현
입력2024.07.29 06:50
수정2024.07.29 07:32

고금리가 수년간 지속되면서 국내 금융권에서 내준 대출의 부실 위험이 커졌습니다.

특히 최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성 평가 과정에서 금융권의 부실채권(고정이하여신·NPL)이 많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오늘(29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지난 2분기 기준 고정이하여신은 약 12조3930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총여신(2002조4354억원) 대비 고정이하여신비율은 0.62%로 지난 2019년 1분기(0.63%) 이후 가장 높았습니다.

지주 별로 보더라도 4∼7년 만에 최고 수준까지 오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5대 금융 중에는 KB금융과 신한금융이 0.68%로 높은 편입니다. KB금융은 2018년 1분기(0.70%) 이후, 신한금융은 2017년 2분기(0.72%) 이후 최고치입니다.

농협금융이 0.59%로 뒤를 이었는데 역시 2020년 1분기(0.60%) 이후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하나금융과 우리금융은 0.56%로 집계됐습니다. 하나금융은 2019년 2분기(0.56%) 이후, 우리금융은 2019년 1분기 지주사 출범 이후 최고치였습니다.

금융권에 따르면 2분기 고정이하여신이 늘어난 것은 부동산 PF 사업성 평가 기준에 따른 재평가, 책임준공형 관리형(책준형) 사업장 재분류 등 영향이 큽니다.

금융당국은 지난 5월 부동산 PF 사업성 평가 기준을 4단계(양호·보통·유의·부실 우려)로 세분화한 뒤, 금융사들에 엄격해진 사업성 평가 기준에 따라 부동산 PF 사업장을 재평가하도록 했습니다.

책준형 토지신탁의 경우 PF 사업장 시공사가 준공기한을 지키지 못하면 부동산신탁사에 책임준공 의무가 발생합니다.

부동산신탁사가 대체 시공사 선정 등을 통해 기한 내에 준공을 마무리하지 못하면 부동산신탁사의 우발채무가 현실화할 수 있어 PF 관련 위험요인으로 꼽힙니다.

5대 금융지주는 부동산 PF와 관련해 이번 분기 추가 충당금도 적립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신한금융은 부동산 PF에 대한 개별 사업성 평가 등을 통해 2714억원의 추가충당금(충당부채)을 적립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구체적으로 부동산 자산신탁 책준형 관련 1827억원, 부동산 PF 사업성 평가 관련 886억원입니다.

우리금융은 2분기 PF와 관련해 충당금 약 800억원을 쌓았다고 밝혔습니다. KB금융은 2분기 부동산신탁에서 쌓은 충당금이 800억원 정도라고 밝혔고 하나금융도 PF 충당금으로 408억원을 추가 적립했습니다.

금융지주 CRO들은 컨퍼런스콜에서 부동산 PF 위험을 잘 관리하고 있다면서도, PF 시장에 대한 경계감을 늦추지 않았습니다.

최철수 KB금융 CRO는 "KB의 경우 선순위가 95% 이상이고 사업장도 대부분 수도권이라 PF 퀄리티가 우수한 편이지만 PF 시장이 낙관적으로 돌아섰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금리 인하 속도, 부동산 시장 상황, 정부의 PF 구조조정, 정상 사업장에 대한 유동성 공급 등이 선결 과제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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