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 2금융권 연체율 9년내 최고…저축銀, 10% 육박
SBS Biz 최나리
입력2024.07.22 07:35
수정2024.07.22 07:39
[16일 오후 서울 명동 골목의 폐업한 상점 모습. (사진=연합뉴스)]
은행권 대출이 한계에 이르자 2금융권에서까지 돈을 빌린 자영업자들이 높은 금리와 소비 부진 등에 '상환 불능'에 놓이고 있습니다.
이들의 금융업권별 개인사업자대출 연체율은 이미 9∼10년 내 가장 높은 수준까지 치솟았고, 특히 저축은행 연체율은 거의 10%에 다가섰습니다.
더구나 자영업 대출자 10명 가운데 6명은 3곳 이상에서 대출을 받은 다중채무자로, 이들은 평균 4억2천만원에 이르는 빚을 안고 있었습니다.
오늘(22일) 한국은행이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양부남 의원(더불어민주당)에게 제출한 '개인사업자대출 세부 업권별 연체율' 자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 현재 비(非)은행, 이른바 2금융권 개인사업자대출 연체율은 4.18%로 집계됐습니다. 이 통계는 금융기관들이 제출한 업무보고서에 기재된 실제 대출·연체 등 현황을 집계한 결과입니다.
직전 분기(3.16%)와 비교해 불과 3개월 사이 1.02%포인트(p) 뛰었고, 2015년 2분기(4.25%) 이후 8년 9개월 만에 최고 기록입니다. 1년 전인 2023년 1분기(2.54%)보다는 1.64%p나 높습니다.
2금융권 가운데 세부 업권별 연체율은 ▲ 저축은행 9.96% ▲ 상호금융 3.66% ▲ 여신전문금융사(카드사·캐피탈 등) 3.21% ▲ 보험 1.31% 순이었습니다.
작년 4분기보다 각 2.33%p, 0.93%p, 0.90%p, 0.33%p 올라 2015년 3분기(10.91%), 2014년 2분기(3.75%), 2014년 3분기(3.56%), 2019년 2분기(1.48%) 이후 가장 높은 수준에 이르렀습니다. 각 8년 6개월, 9년 9개월, 9년 6개월, 4년 9개월 만에 최고 기록입니다.
1년 전과 비교하면 연체율 상승 폭은 4.79%p, 1.44%p, 1.41%p, 0.62%p로 더 커집니다.
은행권 개입사업자 대출 연체율 역시 1분기 현재 0.54%로 2015년 1분기(0.59%) 이후 9년 내 최고점을 기록했습니다. 작년 1분기·4분기보다 각 0.17%p, 0.06%p 더 올랐습니다.
여러 곳에서 돈을 끌어 쓴 다중채무자의 비중도 갈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1분기 현재 자영업자 대출자(178만3천명) 가운데 다중채무자는 57%를 차지했습니다. 코로나19 사태 직전 2019년 4분기(57.3%) 이후 4년 3개월 만에 최고 비율입니다.
대출액 기준으로는 전체 자영업자 대출(752조8천만원) 가운데 71.3%가 다중채무자의 빚이었습니다.
아울러 자영업 다중채무자는 1인당 평균 4억2천만원의 대출을 안고 있는 것으로 추산됐습니다.
한은은 자체 가계부채 데이터베이스(약 100만 대출자 패널 데이터)를 활용해 개인사업자대출 보유자를 자영업자로 간주하고, 이들의 가계대출과 개인사업자대출을 더해 전체 자영업자 대출 규모를 분석했습니다. 이들 가운데 다중채무자는 가계대출 기관 수와 개인사업자 대출 상품 수의 합이 3개 이상인 경우입니다.
이런 자영업자들의 자금난을 덜어주기 위해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최근 금융중개지원대출을 통한 중소기업 한시 특별지원 기한을 이달 말에서 내년 7월 말로 연장했습니다.
금통위는 기한 연장 배경에 대해 "취약·영세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연체율 상승, 폐업 확대 등 경영 여건의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한은은 선별적 지원 측면에서 다음 달부터 자영업자 등 상대적으로 더 취약한 대출자를 중심으로 금융중개지원대출을 운용할 방침입니다.
사업자대출 연체율이 10%에 근접한 저축은행도 대책을 서두르고 있습니다.
저축은행중앙회 관계자는 "저축은행의 경우 다른 금융업권과 비교해 취약차주의 비중이 크고 지난해까지 개인사업자 대출 연체 채권 매각처가 새출발기금으로 한정됐기 때문에 연체율이 크게 올랐다"며 "현재 중앙회 차원에서 3차 개인사업자대출 연체 채권 매각을 위한 수요조사를 진행 중으로, 다음 달까지 입찰·매각 여부를 확정한 뒤 9월 북오프(양수인에게 자산 양도)를 마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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