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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 '역대 최장' 18개월째 유지…인하 신호는?

SBS Biz 문세영
입력2024.07.11 11:12
수정2024.07.11 11:54

[앵커] 

오늘(11일) 통화정책방향회의 주요 내용과 기자간담회까지 주요 내용 다시 짚어 보겠습니다. 

문세영 기자 나와있습니다. 

올 하반기 첫 통화정책방향 회의였습니다. 

벌써 1년 반째, 역대 최장 기간 유지인데, 이번에도 시장에선 금리 유지 전망이 높았죠? 

[기자] 

매번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를 앞두고 금융투자협회가 채권 전문가들에게 금리의 향방을 묻는 설문조사를 하는데요. 

이번 조사 결과, 기준금리를 유지할 거란 전망이 압도적으로 우세했습니다. 

전문가 100명 중 99명이 '유지'를 예측할 정도였으니까요. 

이번 결과는 앞서 미국의 금리 인하 신중론이 다시 확인되면서 충분히 예상 가능한 대목이었기도 합니다. 

[앵커] 

예측대로 결국 유지를 했는데, 총재가 전한 이번 금리 유지 배경은 뭔가요? 

[기자] 

조금 전 들으신 총재의 발언을 짧게 다시 살펴보면, "국내경제는 수출 개선세가 이어졌지만 내수가 조정되면서 부문 간 차별화가 지속되고 성장세도 주춤했다" "국내 물가는 물가상승률의 둔화 흐름이 이어졌다.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4%, 근원물가 상승률은 2.2%를 나타냈다." "원-달러 환율은 주변국 통화 약세의 영향으로 상승했고, 가계대출은 주택 관련대출을 중심으로 증가세가 이어졌다" "주택가격은 수도권에서는 상승폭이 확대됐고, 부동산 PF 관련한 리스크는 잠재해 있다."라고 말했는데요. 

특히나 주목할 점은 "물가에 의미 있는 진전이 있었고, 물가상승률이 목표 수준으로 점차 수렴해 갈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언급한 점입니다. 

결국 종합하자면, 국내 경제가 성장세가 완만히 개선되고 있고, 물가 상승률 둔화 흐름이 이어지고 있지만, 아직 물가 경로는 불확실성이 있어서 둔화 추세가 지속되는지 더 확인할 필요 있고, 환율, 부동산 등 금융 안정에 미치는 영향도 계속 점검해야 해서 아직은 명확한 시점은 예단하긴 어렵다. 때문에 현재의 긴축 기조 유지가 적절하다는 게 금통위의 판단입니다. 

[앵커] 

오늘 회의에서 금리 인하 필요성을 언급한 금통위원들은 없었습니까? 

[기자] 

사실 오늘의 관전포인트라고 볼 수 있는데요. 

금통위원은 한은 총재를 포함해 7명인데 모두 만장일치 유지 의견을 냈습니다. 

만장일치 유지여서 금통위 내 신중론이 강한 것으로 해석된 상황입니다. 

하지만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에서부터 인하를 언급하는 등 지난 4월 화제가 됐던 '금리인하 깜빡이'가 완전히 켜지진 않았지만 그때보단 나아진 기조라고 볼 수 있겠는데요.

소수의견이 나오진 않았으니 이번 3분기는 힘들더라도 연말인 4분기 인하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앵커] 

여러 요소들이 언급됐는데, 가장 중요한 물가는 어느 정도 둔화세로 접어들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통화정책에서 가장 중요한 지표 중 하나가 소비자물가 상승률인데, 올해 2월과 3월 3%대를 유지했던 물가 상승률은 지난 4월 2.9%로 내려온 이후 3개월 연속 2%대를 유지하다가, 지난 6월 2.4%를 기록하면서 둔화 흐름을 이어갔습니다. 

11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져 한은이 금리 인하를 고려해 볼 수 있다고 한 수치에 가까워진 겁니다. 

그래서 시장에선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던 거고요. 

[앵커] 

하지만 가계부채 증가세가 꺾이지 않고, 환율이 불안한 게 한은이 여전히 안심하지 못하는 이유라고요? 

[기자] 

우리 경제 최대 뇌관으로 꼽히는 가계부채와 최근 아파트값이 다시 꿈틀거리고 있는 건데요. 

우선 은행권 중심으로 한 가계대출이 3개월 연속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또 우리 경제 최대 뇌관으로 꼽히는 아파트값의 경우엔 수도권을 중심으로 다시 상승세를 보이고 있고, 지난 6월 주택담보대출 증가 폭이 10개월 만에 가장 컸는데요. 

최근 원-달러 환율이 1390원대까지 올라가기도 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기준금리까지 낮추면 환율은 더 오르고, 가계대출은 급증하고 부동산 가격은 폭등하는 그런 금융 불안이 나타날 수도 있죠. 

또 공공요금이 하반기에 일제히 오를 전망이라, 물가도 아직 확실히 잡혔다고 볼 수도 없고요. 

이런 요인들이 한은의 금리 인하를 막는 요인으로 볼 수 있겠습니다. 

[앵커] 

외부적으로 보면, 미국이 아직 금리를 내리지 않고 있다는 것도 중요한 요인이겠죠? 

[기자] 

미국의 9월 금리 인하 가능성이 확실하지 않은 점이 한은으로선 사실 부담입니다. 

Fed, 즉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파월 의장은 최근 의회에 출석해 최근 물가 지표는 완만한 진전을 보였지만, 더 확실한 지표가 필요하다고 밝혔는데요. 

앞서 뒤늦은 금리 인하로 경제와 고용 시장을 지나치게 둔화할 수 있는 가능성 또한 인지하고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즉, 높은 금리가 너무 오래 이어지면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건데, 확신이 생길 때까지 금리를 인하하지 않겠다는 경로를 유지하면서도 연준 목표인 인플레이션 2%를 절대적인 금과옥조처럼 여기지는 않을 것이라는 여지도 남긴 건데요. 

파월은 이렇게 애매한 태도를 계속 보이면서 금리 인하 시점에 대해선 신호는 주지 않았습니다. 

미국 언론들은 파월 의장의 발언을 최대한 긍정적으로 해석해 오는 9월 금리 인하가 시작돼 올해 두 차례 금리를 낮출 것이란 관측을 내놨는데요. 

차기 FOMC 회의는 이달 말 예정돼 있는데 그다음 회의인 9월에 내릴 걸로 보는 거죠. 

현재 한국과 미국의 금리 격차는 2%p 수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현실적으로 한은이 외국인 자금 유출과 환율 불안을 감수하고 미 연준보다 먼저 금리를 낮출 이유는 별로 없어 보입니다. 

[앵커] 

물가뿐만 아니라 고용지표도 이번 금리 결정에 영향을 미쳤을 것 같은데요. 

[기자] 

지난달 우리나라 취업자 수 증가 폭이 또다시 10만 명을 밑돌았는데요. 

특히 청년층 취업자 감소세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오늘 이창용 총재도 "고용은 전반적으로 양호한 상황이지만 취업자수 증가폭은 축소됐다"라고 언급한 바 있는데요. 

이처럼 미국뿐만 아니라 우리도 고용 흐름이 둔화하면서 성장세가 완만할지 여부를 더 지켜봐야 하는 상황으로 해석됩니다. 

[앵커] 

문세영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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