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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흥국 채권시장, 재정적자 개혁 주목…아르헨·남아공 등 선호

SBS Biz 이한나
입력2024.07.08 10:42
수정2024.07.08 10:46

[부에노스아이레스 마트에서 장을 보는 시민 (연합뉴스 자료사진)]

최근 신흥국 채권 투자자들은 각국 통화 정책보다 재정적자 개선 의지에 더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블룸버그통신은 현지시간 7일 투자자들이 4월 초부터 재정을 느슨하게 운용한 국가의 채권을 공격적으로 매도하기 시작했다고 전했습니다.

반면 재정 감시를 강화하는 국가의 채권은 수익률이 마이너스라도 매수할 의향을 보였다고 말했습니다.

이런 흐름은 2분기 신흥국 채권 수익률 실적에서 나타났습니다.

아르헨티나, 튀르키예, 이집트 등 신흥시장 채권 수익률 상위 국가는 모두 재정 개혁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2분기 채권 가격 상승률이 아르헨티나(12.1%), 남아프리카공화국(11.6%), 이집트(11.2%)는 두 자릿수에 달했고 튀르키예(4.7%)도 플러스였습니다.

아르헨티나는 신정부 출범 후 대대적 페소화 평가 절하, 고강도 재정 긴축, 공격적 정책금리 인하 등에 나서며 경제 정책 전반에 급격한 변화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하비에르 밀레이 대통령이 극심한 경제난 극복을 내세우며 발표한 포괄적 개혁 법안이 취임 6개월 만에 의회를 통과했습니다.

이집트도 경제 개편 준비를 하고 있으며, 튀르키예도 고물가, 재정적자 등을 해결하고 경제를 안정화하기 위한 정책을 펼치고 있습니다.

반면 브라질(-10.7%), 멕시코(-9.6%)는 채권 수익률이 10% 안팎 하락했고 콜롬비아(-7.6%), 나이지리아(-6.7%)도 부진했습니다.

얼라이언스번스타인의 신흥시장 신용 연구 책임자인 아드리안 더 토이는 "재정 문제가 투자자들의 레이더 한가운데로 옮겨오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정치적 결정이 재정에 미치는 영향이 큰데, 선거 결과가 예상과 다르게 나오는 경우들이 많아서 재정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확대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또, 세계적으로 고금리가 장기화한다면 금리 인하 폭이 크지 않거나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란 생각 때문일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런 분위기는 이전에 중앙은행이 강한 존재감을 보인 국가의 채권이 인기를 끌었던 것과는 상반됩니다.

지난 3월까지 2년간 채권 수익률이 멕시코 37%, 브라질은 22%, 폴란드와 콜롬비아는 각각 18%에 달했습니다.

반면 튀르키예, 아르헨티나, 남아공은 중앙은행이 '비둘기파적'(통화 완화 선호)이라는 점에서 외면받았습니다.

그나마 브라질은 재무부 장관이 지출 삭감을 발표한 뒤 채권 투자 손실이 줄었습니다.

블룸버그통신은 최근 케냐 폭동 사례에서 재정 개혁이 얼마나 어려운지 알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케냐에선 정부의 증세 방안에 반발하는 시위가 벌어져 최소 41명이 사망했고, 정부는 결국 계획을 철회하고 추가 차입을 발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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