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Biz

머스크·트럼프 '크로스'…테슬라 '불장' 오나

SBS Biz 임선우
입력2024.07.05 10:38
수정2024.07.05 11:17

[앵커]

국내 서학개미들에게는 '애증'의 주식이죠.

테슬라 주가가 이번주 뉴욕증시에서 화려하게 날아올랐는데요.

연초부터 온갖 악재에 시달리면서 미끄러지더니 단번에 치고 올라갔습니다. 

빨리 오른 만큼, 이번 급등세를 불안하게 바라보는 시선도 있는데요.

앞으로 남은 변수, 특히 미국 대선과 연계해서 테슬라 주가 흐름, 임선우 캐스터와 자세히 분석해 보겠습니다.

[앵커]

먼저 주가가 오른 이유부터 봐야겠죠.

표면적인 계기가 됐던 게 지난 분기 차량 인도 실적이 예상치를 웃돌았기 때문인데, 얼마나 좋았나요? 

[캐스터]

실제로 좋았다기보다, 예상보다 좋았다는게 더 정확한 표현인 것 같습니다.

2분기에 총 44만 3천여 대를 인도했는데요.

전분기와 비교해 14.8% 늘었고, 시장이 예상했던 43만 9천대를 웃돌았습니다. 

1년 전과 비교하면 여전히 4.8% 줄어든 수치고요. 

두 분기 연속 전년 대비 감소세가 이어졌습니다.

특히 테슬라의 2분기 생산량이 41만 대 수준이었기 때문에, 인도 대수를 보면 약 3만 대의 재고 물량을 처리했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요.

이 역시 주가에는 호재였는데, 덕분에 최근 5 거래일 만에 25% 넘게 오르면서 올해 삐끗한 손실분을 모두 만회했습니다.

[앵커]

앞서 가격을 내렸는데, 이게 효과가 있었다고도 볼 수 있겠군요.

그런데 이것 만으로 주가가 사흘 동안 20% 넘게 올랐다는 건, 너무 과한 움직임 아닌가요?
 
[캐스터]

그렇죠. 그래서 테슬라의 다른 사업 영역도 봐야 하는데요.

전 세계 AI 붐으로 데이터센터 수요가 폭발하는 시점에서 전력 확보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고 있는데, 여기서 테슬라가 영역을 넓혀가고 있는 겁니다.

앞서 모건스탠리는 "힘들 것이다", "의심된다"와 같은 표현으로 물음표를 던졌던 사업인데, 이제는 바라보는 시선이 완전히 달라진 거죠. 

당장의 캐시카우인 전기차도 우려만큼 나쁘지 않고, 또 최근 외국 브랜드 중 처음으로 중국 정부에 차량을 공급할 수 있게 된데다, 다음 달 공개될 로보택시를 비롯해 에너지사업까지, 장기 성장성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는 모습입니다.

[앵커]

테슬라의 미래가 다시 조명을 받고 있다는 얘기군요.

올해 변수 가운데에는 다가올 미국 대선이 중요하잖아요. 테슬라에게는 큰 변곡점이 될 수 있죠?

[캐스터]

이번 대선 결과에 따라 테슬라의 주가, 더 나아가 테슬라의 미래가 결정될 수 있습니다.

이 변수를 이해하려면 먼저 머스크와 바이든 대통령, 머스크와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이해관계를 알아야 하는데요.

먼저 머스크와 바이든 대통령의 관계를 보면, 먹구름이 끼어 있습니다.

여러 사례 가운데 최근 테슬라가 슈퍼차저 부서를 해체했죠. 

이를 두고 무슨 날벼락이냐, 왜 정책을 역행하냐라는 비판도 많았는데, 이유를 알려면 바이든 행정부의 인플레이션 감축법을 자세히 들여다볼 필요가 있습니다.

여기엔 미 전역에 50만 개의 충전 인프라를 구축한다는 구상이 들어있는데요.

예산으로 따지면 우리 돈 75조 원이 배정됐습니다.

여러 잡음이 있긴 했지만 이를 토대로 테슬라의 충전 방식이 북미 표준으로 결정됐고, 미국 전역에 슈퍼차저 인프라가 깔릴 예정이었습니다.

의심의 여지없이 테슬라에게는 환호할 만한 일이죠.

그런데 머스크는 돌연 관련부서를 통째로 날려버리는 '역행'을 한 겁니다.

[앵커]

왜 그런 겁니까?

[캐스터]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대선을 앞둔 바이든 대통령의 정치적 판단 때문입니다.

GM과 포드 등, 전통적인 완성차 기업 노조가 전기차 지원 계획에 대해 크게 반발하자, 바이든 대통령은 표를 얻기 위해 자동차 노조 편에 서는 결단을 내렸습니다.

구체적으로 전기차 지원 계획을 축소하겠다고 말했는데요.

당국 관계자들 말로는 테슬라의 슈퍼차저 설치비가 압도적으로 저렴했다고 하는데, 보조금을 못 받게 되니까 머스크 입장에선 심기가 뒤틀릴 수 밖에 없었던거죠. 

반대로 바이든 행정부 입장에서는 노조를 상당히 중시하는 진보진영이다 보니까, 노조가 없는 테슬라가 고깝게 보였을 겁니다.

실제로 과거 테슬라가 전미자동차노조에 가입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전기차업체 대표 회담에 머스크만 쏙 빼놓기도 했고요,

이런 와중에 머스크는 SNS를 통해 대놓고 공화당을 지지하라고 하니, 눈엣가시 같은 존재였을 겁니다. 

머스크는 '찬밥신세'로 자존심이 구겨졌고, 바이든은 '말 안 듣는' 머스크가 트럼프 지지를 외치고 다니니까, 관계가 좋을 수가 없겠죠.

[앵커]

그동안 냉랭했던 머스크와 트럼프 전 대통령은 사이가 좋아졌나요?

[캐스터]

최근 주거니 받거니 하며, 사이가 아주 좋습니다.

최근 트럼프는 자신이 테슬라와 머스크의 팬이라고 추켜세우기도 했고요, 

트럼프가 당선이 되면 머스크에게 한 자리 주겠다고 말했다는 보도까지 나왔습니다.

[앵커]

정치적인 변수도 있지만, 순수하게 전기차 시장 수요가 곧 회복되면서 주가도 같이 오를 것이란 전망도 나오잖아요?

[캐스터]

그렇습니다. 길고 길었던 전기차 캐즘이 끝을 보이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는데요.

또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인 중국에서도 최근 보험등록 대수를 확인해보면 수요가 회복되고 있는 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까지 커지면서, 월가에서도 장미빛 전망이 나오고 있는데요.

스티펠은 테슬라에 대한 매수 등급을 유지하면서 목표주가를 265달러로 제시했습니다.

모델3나 모델Y, 그리고 기타 저가차량이 생산되고, 완전자율주행 FSD 등, 모멘텀이 이어질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골드만삭스도 테슬라가 모델3 가격을 3만5천 달러 아래로 내릴 수 있을 것이란 리포트를 내놨는데요. 

연초부터 쏟아지던 비관적인 전망이 이제는 사라지고, 기대감이 커지면서 주가도 탄력을 받고 있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

 

ⓒ SBS Medianet & SBS I&M 무단복제-재배포 금지

임선우다른기사
삼성전자 '수난시대'…겹악재에 '5만전자' 비명
[글로벌 비즈] 젠슨 황 CEO "블랙웰 수요 엄청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