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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美수출통제에도 中 매출 '쑥'…"올해 17조원어치 판매"

SBS Biz 임선우
입력2024.07.05 04:08
수정2024.07.05 05:41

[엔비디아 (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

엔비디아가 미국의 대중 반도체 수출 통제에도 올해 중국 시장에 우리돈 17조원 규모의 인공지능(AI) 반도체를 판매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습니다. 미국이 첨단기술 분야에서 중국 견제를 강화하고 있지만, 엔비디아는 제재 우회로를 적극 모색해 주요 시장인 중국에서 매출을 꾸준히 만들어내는 모습입니다.

현지시간 4일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미국의 대중 반도체 수출통제를 회피하기 위해 설계한 AI 칩 'H20'을 향후 수 개월 간 100만개 이상 출하할 예정입니다.

H20은 엔비디아가 미국의 수출 규제를 피하기 위해 성능을 낮춘 제품으로 중국 시장을 겨냥해 만들었습니다. H20 가격은 한 개당 1만2천~1만3천달러 수준입니다. 엔비디아가 올해 중국에서 H20을 100만개 판매할 경우 120억달러 규모의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는 2024년 1월에 끝나는 회계연도에 엔비디아가 중국에서 올린 전체 매출 규모인 103억달러를 넘어서는 수준입니다.

엔비디아가 중국에 수출하는 H20의 연산 능력은 엔비디아 주력 AI 칩인 'H100'의 5분의 1 수준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하지만 미국이 지난 2022년 10월부터 대중 반도체 수출통제 조치를 시행하면서 중국이 H100 등 첨단 반도체를 구할 수 없게 되자, 미 정부의 제재를 회피해 성능을 낮춘 엔비디아 칩에 대한 중국 내 수요가 폭증하고 있습니다.

반도체 연구·컨설팅 업체인 세미 애널리시스에 따르면 중국에 수출이 금지된 H100 대체재로 중국 화웨이가 개발한 '어센드 910B'은 올해 중국 내 판매량이 55만개로 엔비디아 H20의 절반에 그칠 것으로 예상됩니다.

세미 애널리시스의 딜러 파텔은 "H20 성능이 서류상으로는 화웨이 910B 보다 낮지만, 실제로는 엔비디아 칩이 뛰어난 메모리 성능 덕분에 더 앞서 있다"고 밝혔습니다.

중국 기업들 역시 우회로를 통해 수출이 금지된 엔비디아 AI 칩 물량을 일부 공급받고 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중국 내에서 70개가 넘는 유통업체들이 온라인을 통해 대중 수출이 제한된 엔비디아 칩을 판다고 광고하며 매달 수십 개를 공급 중입니다. 이 같은 통로를 통해 중국으로 흘러들어가는 칩은 연간 1만2500개로 추정된다고 뉴 아메리칸 시큐리티 센터는 분석했습니다.

엔비디아가 대중 수출 규제 우회로를 적극 모색하고 있지만 최근 몇 년간 중국 매출 비중은 크게 줄었습니다. 미국의 수출통제 조치 시행 이전만 해도 엔비디아 전체 매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5% 이상이었으나 올해는 10%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됩니다. 대중 수출 규제에 더해 AI 열풍으로 미국 빅테크 기업을 비롯해 전 세계에서 엔비디아 칩 수요가 폭발적으로 성장한 데 기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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