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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세 역주행 사고로 9명 사망…고령운전 자격 논란 다시 불붙나

SBS Biz 오수영
입력2024.07.02 04:02
수정2024.07.03 05:35

어젯밤(1일) 서울 중구 시청역 인근 교차로에서 역주행으로 9명의 목숨을 앗아간 사고의 가해 차량 운전자 나이가 68세로 알려지면서 고령자 운전에 대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논란이 재점화 할 전망입니다.

이 사고의 정확한 원인 파악까지는 조사가 필요한 상태지만, 최근 고령 운전자의 부주의 또는 운전 미숙에 따른 사고가 잇따르면서 경각심이 커진 분위기입니다.
 
[2일 오전 전날 대형 교통사고가 발생한 서울 시청역 인근 교차로에서 경찰이 완전히 파괴된 차량 한 대 주변을 통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늘(2일) 경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사고를 낸 제네시스 차량 운전자 A씨는 일방통행인 4차선 도로를 역주행하다 차량 2대를 잇따라 들이받고 인도와 횡단보도에 있던 보행자들을 쳤습니다.

가해 차량은 이후에도 100m가량 이동하다 건너편에 있는 시청역 12번 출구 앞에서야 멈춰 섰습니다.

역주행한 거리는 모두 200m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현장에서 경찰에 검거된 A씨는 차량 급발진 때문이었다고 주장했는데, '급발진'은 차량이 운전자가 의도하지 않은 급가속을 일으키는 일종의 차량 결함입니다.

어제 검사 결과 A씨가 음주 상태는 아니었던 것으로 파악되면서 사고 원인은 A씨 주장대로 급발진이거나 운전 미숙, 부주의 등 운전자 과실이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만약 급발진을 비롯한 차량 결함이 아니라 일방통행 도로 착각 등에 따른 역주행 등의 과실로 9명이 사망하고 4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조사 결과가 나온다면 고령 운전자의 운전 자격 유지를 둘러싼 논란으로 번질 것으로 보입니다.

앞서 인구 고령화와 맞물려 고령운전자의 교통사고 발생이 늘면서 안전 대책 강화 필요성은 꾸준히 제기돼 왔습니다.

도로교통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65세 이상 운전자가 가해자인 교통사고는 모두 3만 9614건으로 3년 연속 증가한 동시에 통계 집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전체 교통사고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20.0%로, 1년 전의 17.6%보다 높아졌습니다.

일례로 올해 들어 지난 2월 서울 은평구 연신내역 인근 도로에서 79세 운전자가 몰던 스포츠유틸리티차(SUV)가 9중 연쇄 추돌 사고를 내, 70대 남성이 사망하고 13명이 다쳤습니다.

이 운전자는 음주 상태가 아니었지만 "사고 당시가 기억나지 않는다"고 경찰에 진술했습니다.

이후 지난 3월 서울 강남구 양재대로 구룡터널 교차로 인근에서는 80대 남성이 운전 부주의로 7중 연쇄 추돌사고를 냈고, 4월에는 경기 성남시 판교노인종합복지관 주차장에서 90대 운전자가 운전 미숙으로 후진 중 노인 4명을 덮쳐 1명이 사망했습니다.

정부는 현재 만 75세 이상 고령 운전자들의 운전면허 갱신 주기를 3년으로 하고, 면허를 갱신하려면 인지능력 검사와 교통안전교육을 의무적으로 받도록 하고 있습니다.

만 65세 이상 고령 운전자도 교통안전교육 권장 대상입니다.

이에 더해, 각 지자체는 운전면허를 반납하는 고령자들에게 10만∼30만원 상당의 현금성 인센티브를 지원하며 자진 반납을 유도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면허 반납률을 매년 2% 안팎에 그치고 있습니다.

정부는 운전 능력이 저하된 고위험군 운전자를 대상으로 야간운전 금지, 고속도로 운전 금지, 속도제한 등의 조건을 걸어 면허를 허용하는 '조건부 면허제' 도입도 검토 중입니다.

다만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사안인 만큼 충분한 여론 수렴과 공청회 등을 거쳐 세부적인 추진 방향을 결정한다는 방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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