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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시간근로자라서 중식비 안 준다?…중노위 "차별적 처우"

SBS Biz 오정인
입력2024.07.01 10:06
수정2024.07.01 12:00


단시간근로자에게 통상근로자와 달리 중식비 및 교통보조비를 지급하지 않은 것은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상 차별적 처우에 해당한다는 판정이 나왔습니다.

1일 중앙노동위원회는 회사가 통상근로자에게 월 20만원의 중식비와 월 10만원의 교통보조비를 지급하면서 1일 7.5시간을 근무하는 단시간근로자에게는 지급하지 않은 사건에 대해 이같은 판단을 내렸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사건은 기간제·단시간·파견근로자가 고용상 불이익을 우려해 차별시정 신청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으므로 고용노동부 장관이 사용자에게 그 시정을 요구하고 사용자가 이에 응하지 않는 경우 중노위에 통보하는 제도에 따라 시정 절차가 개시됐습니다. 

고용부의 중식비 및 교통보조비 시정요구에 대해 사용자가 불복함에 따라 고용노동청(통보기관)은 초심지노위에 이를 통보했고, 초심지노위는 단시간근로자에게 중식비·교통보조비 합계 20억여원을 지급하라고 판정했으나 사용자가 이에 불복해 중노위에 재심을 신청한 사건입니다. 

이 사건의 회사는 업무 운영을 위해 전국 각 시·군·구에 본부 및 영업점을 두고 있고, 각 본부 및 영업점 등에는 정규직과 계약직근로자(기간제 및 무기계약근로자), 단시간근로자들이 혼재돼 근무하고 있습니다. 

사용자는 정규직과 계약직·무기계약근로자에게는 매월 1일부터 말일까지 출근일수에 따라 중식비·교통보조비를 지급했지만, 사무보조 업무를 수행하는 단시간근로자에게는 중식비·교통보조비를 지급하지 않았습니다.

사용자는 "단시간근로자는 단순 사무보조 업무, 단순 지원업무를 수행하고 있어 노동의 강도와 양·질, 업무 권한 등이 달라 기간제근로자와 주된 업무 내용에 본질적 차이가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중노위는 심문회의 이전에 본부 및 영업점의 현장조사와 비교대상 근로자 존재 여부 및 선정을 위한 직권조사를 실시했습니다.

그 결과 ▲일반계약직의 주요 직무는 비서, 총무보조 등으로 확인되는 점 ▲일반계약직의 업무 권한이 홍보 등 제한된 범위에 불과한 점 ▲복리후생 성격의 급여항목은 근로제공과 직접적인 관련성이 낮으므로 업무의 동종·유사성에 관해 완화된 기준을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서 단시간근로자와 일반계약직은 동종·유사 업무에 종사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또, 사용자는 중식비와 교통보조비를 지급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단시간근로자의 시급제와 일반계약직의 월급제의 임금체계 차이로 단시간근로자에게 이를 지급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지만 중노위는 "시급제와 월급제는 임금 지급 방법이나 계산 방법의 차이에 불과할 뿐, 단시간근로자에 대한 불리한 처우를 정당화하는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김태기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은 "이번 중노위 판정은 공정한 노동시장, 차별없는 일터를 조성하는 적극적 조치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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