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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 회장이 지난 28∼29일 경기 이천 SKMS연구소에서 열린 경영전략회의에 화상으로 참석해 오프닝 스피치를 하고 있다. (SK 제공=연합뉴스)]

사업 리밸런싱(구조조정)에 나선 SK그룹이 오는 2026년까지 80조원의 재원을 확보해서 인공지능(AI)과 반도체를 비롯한 미래 성장 분야에 선제 투자하기로 했습니다.

다가올 시장의 큰 파고(Big Wave)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면서 미래 성장 기회를 확보하기 위해 가치사슬(밸류체인) 정비 등 근본적인 체질 변화에 나선다는 계획입니다.

또 SK 경영 철학인 'SKMS'(경영관리시스템) 정신을 기반으로 운영 개선(Operation Improvement) 등 경영 기본기를 강화한다는 방침입니다.

최태원 "미래 준비 위한 근본 변화 필요"…AI와 배터리 성장 강조
SK그룹은 그제(28일)부터 어제(29일)까지 이틀 동안 경기 이천 SKMS연구소에서 최태원 회장, 최재원 수석부회장, 최창원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과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20여명 등이 참석한 가운데 경영전략회의를 열고 이같은 논의를 했다고 오늘(30일) 밝혔습니다.

미국 출장 중인 최 회장과 최 수석부회장은 화상으로 참석했습니다.

최태원 회장의 장녀인 최윤정 SK바이오팜 사업개발본부장(부사장)도 처음 회의에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번 회의에서 SK 최고경영진은 지난 상반기 동안 밸류체인 재정비 등을 위해 운영한 다양한 태스크포스(TF) 활동 결과를 공유하고, 후속 논의를 했습니다.

SK 계열사 각 사는 합의한 방향성에 맞춰 올해 하반기부터 사별 이사회에서 구체적인 실행 방안 등을 추진합니다.

최태원 회장은 최근 그룹 차원의 포트폴리오 조정 등과 관련해 "새로운 '트랜지션(전환) 시대'를 맞아 미래 준비 등을 위한 선제적이고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지금 미국에서는 AI 말고는 할 얘기가 없다고 할 정도로 AI 관련 변화의 바람이 거세다"고 강조했습니다.

최 회장은 또 "그룹 보유 역량을 활용해 AI 서비스부터 인프라까지 'AI 밸류체인 리더십'을 강화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최 회장은 SK가 강점을 가진 에너지 솔루션 분야도 글로벌 시장에서 AI 못지 않은 성장 기회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SK그룹은 현재 '다가올 미래'인 배터리 사업을 담당하는 SK온을 살리기 위한 다양한 시나리오를 고민 하고 있습니다.

이어 최 회장은 "그린·화학·바이오 사업 부문은 시장 변화와 기술 경쟁력 등을 면밀히 따져서 선택과 집중, 그리고 내실 경영을 통해 '질적 성장'을 추구해야 한다"고 당부했습니다.

최창원 의장은 "우리에게는 질적 성장 등 선명한 목표가 있고 꾸준히 노력하면 이루지 못할 것이 없다"고 짚었습니다.

또 최 의장은 "각 사별로 진행 중인 '운영 개선' 등에 속도를 내서 시장에 기대와 신뢰로 보답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최 의장은 특히 사업 재조정 과정에서 컴플라이언스(준법) 등 기본과 원칙을 철저히 준수해야 하고, 이해관계자들과의 적극적이고 진정한 소통이 중요하다는 점 등을 강조했습니다.
 

[최태원 SK 회장이 지난 28∼29일 경기 이천 SKMS연구소에서 열린 경영전략회의에 화상으로 참석해 오프닝 스피치를 하고 있다. (SK 제공=연합뉴스)]

SK하이닉스, 2028년까지 103조원 투자…그룹 내 '반도체위원회' 신설
SK 경영진은 이번 회의에서 수익성 개선과 사업구조 최적화, 시너지 제고 등으로 오는 2026년까지 80조원의 재원을 확보하고, 이를 AI와 반도체 등 미래 성장 분야 투자와 주주환원 등에 활용하기로 했습니다.

운영 개선을 통해 앞으로 3년 내 30조원의 잉여현금흐름(FCF)을 만들어 부채비율을 100% 이하로 관리한다는 목표도 포함됐습니다.

SK그룹은 지난해 10조원 적자를 기록한 세전이익이 올해는 흑자로 전환해 22조원 안팎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2026년 세전이익 목표는 40조원대입니다.

SK그룹은 AI·반도체 투자로 ▲ 고대역폭 메모리(HBM)를 필두로 한 AI 반도체 ▲ AI 시대의 핵심 인프라로 꼽히는 AI 데이터센터 ▲ 개인형 AI 비서(PAA)를 포함한 AI 서비스 등 'AI 밸류체인'을 더 정교화하고 글로벌 수준의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방침입니다.

이와 관련해 SK하이닉스는 2028년까지 향후 5년간 총 103조원을 투자해 반도체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이중 약 80%(82조원)를 HBM 등 AI 관련 사업 분야에 투자할 계획입니다.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는 AI 데이터센터 사업에 5년간 3조4천억원을 투입하기로 했습니다.

이번 회의에서는 AI·반도체 밸류체인에 관련된 계열사 간 시너지 강화를 위해 내일(1일)자로 수펙스추구협의회에 '반도체위원회'를 신설하기로 했으며, 위원장은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이 맡습니다.

SK CEO들 "계열사 수 줄이고, 중복투자 해소 등 경영 효율화"
이번에 참석한 CEO들은 앞으로 중복투자 해소 등의 과정에서 전체 계열사 수를 '관리 가능한 범위'로 조정할 필요성이 있다는데 공감하고, 각 사별 내부 절차를 거쳐 단계적으로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현재 SK그룹의 계열사는 모두 219곳으로, 삼성(63곳) 등 주요 그룹과 비교해도 너무 많다는 지적이 지속된 데 따른 조치입니다.

SK는 이 과정에서 우량 자산은 내재화하고 미래성장사업간 시너지는 극대화한다는 방침입니다.

1박 2일간 20여시간에 걸쳐 열띤 토론을 벌인 경영진은 SK 경영의 근간인 SKMS와 수펙스추구(SUPEX·Super Excellent) 정신의 회복과 실천이 중요한 시점이라는 데도 인식을 같이 했습니다.

SK CEO들은 "도전적인 경영환경을 극복하고 다가올 미래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그룹 전 구성원이 '다시 기본으로 돌아가자'(Back to the Basic)는 정신으로 합심해야 한다"고 뜻을 모았습니다.

이어 "최고 경영진부터 SKMS의 핵심 중 하나인 'VWBE' (Voluntarily, Willingly Brain Engagement·자발적·의욕적 두뇌 활용) 정신과 겸손한 자세로 솔선수범의 리더십을 발휘하자"고 다짐했습니다.

이를 위해 오는 8월 이천포럼과 10월 CEO 세미나로 이어지는 주요 경영회의체에도 SKMS를 토론 의제와 중점 과제로 정해 각 사별 실천 활동을 공유·강화하기로 했습니다.

또 구성원들이 SKMS정신을 발휘하면서 업무에 몰입할 수 있도록 근무 방식도 고도화하기로 했습니다.

유연근무제와 '해피 프라이데이', 재택 근무 등도 사별 여건에 맞게 계속 시행하기로 했습니다.

SK그룹 관계자는 "다가올 큰 기회에 대비해 성장의 밑거름을 충분히 확보하자는 것이 이번 회의의 출발점이자 결론"이라고 이번 회의의 의미를 요약했습니다.

이어 "미래 지향적인 투자 활동은 SK 기업가치 제고 외에 경제 활성화 등을 통해 국가 경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