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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 잇는 '국채 직항로' 뚫린다…국채통합계좌 개통

SBS Biz 김동필
입력2024.06.28 13:01
수정2024.06.28 13:45



"글로벌 투자자의 한국 국채투자를 위한 새로운 지평을 열게 됐습니다."

이순호 한국예탁결제원 사장은 오늘(28일) 서울 여의도에서 국제예탁결제기구(ICSD) 국채통합계좌 개통 기념 행사에서 이같이 말했습니다.

이날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개통식엔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을 비롯하여 한국은행과 국세청 등 관계기관, 유로클리어와 클리어스트림 등 국내외 금융기관에서 150여 명이 참석했습니다.

이 사장은 "국내에서만 거래되던 한국 국채가 역외에서도 활발히 거래되면서 한국 국채 유동성은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확대될 것"이라면서 "시스템을 차질없이 운영하여 한국 국채시장의 국제화를 지원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외국인 국채투자, 계좌없이 바로 가능…"쌍방향 고속도로 개통된 것"
국채통합계좌란 ICSD가 한국예탁결제원에 개설한 계좌를 말합니다.

국채통합계좌 도입 이전에 외국인 투자자는 한국 국채를 거래하기 위해 국내에 보관은행을 정하고 본인 명의의 외화·원화 계좌를 개설해야 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서류 확인 등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했는데,  ICSD 기관인 유로클리어와 클리어스트림이 한국의 국채·통화안정증권을 예탁·결제하는 서비스를 개시하면서, 앞으로 외국인 투자자는 국내에 따로 계좌를 개설할 필요 없이 ICSD 명의의 계좌로 거래가 가능해졌습니다.

아울러 외국금융기관(RFI)을 통한 환전한 자금을 곧바로 국채통합계좌로 송금할 수 있도록 허용했습니다.

이에 따라 곧바로 투자할 수 있다는 편의성과 함께 환전 비용도 줄일 수 있어 외국인 투자자의 신규 국채시장 유입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ICSD를 이용하는 전세계 120개국 이상의 글로벌 투자자들과 한국 국채 시장을 잇는 막힘없는 쌍방향 고속도로가 개통된 것"이라면서 "이번 개통은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에 필요한 접근성 개선과 우리 경제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반드시 가야할 길"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도 축사를 통해 "국채통합계좌 시스템 개통은 자본시장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할 만한 의미 있는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피터 스네이어스(Peter Sneyers) 유로클리어 CEO는 "오늘은 그간 예탁결제원과 쌓은 신뢰와 진정한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함께 헌신한 결실을 맺는 매우 의미 있는 순간"이라면서 "국제표준에 부합하는 투자환경 제공을 통해 한국 국채시장과 글로벌 투자자가 연결될 것을 기대한다"라고 전했습니다.

9월 WGBI 편입 도전…하반기 코스피 상승 동력될 듯
현재 외국인 국채 보유액은 올해 1월 220조 원을 넘은 뒤 횡보하면서 5월 기준 224조 2천440억 원을 기록 중입니다.

정부는 국채통합계좌 개통으로 외국인 투자자의 한국 국채 투자절차가 대폭 간소화돼 참여하는 투자자가 늘어날 것이며, 한국 국채의 유동성과 활용도가 크게 증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실제 개통과 동시에 거래도 이뤄졌습니다.

개통 첫날이었던 어제(27일) 하루에만 30년만기 국고채 100억 원이 성공적으로 결제 처리됐습니다.

이를 토대로 정부는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도 시도할 계획입니다.

WGBI는 세계 3대 채권지수 중 하나로, 전 세계 투자기관들이 국채를 사들일 때 지표가 되는 지수입니다.

영국 런던증권거래소(LSE) 파이낸셜타임스 스톡익스체인지(FTSE) 러셀이 발표하며 미국, 영국, 중국 등 주요 24개국의 국채가 편입돼 있습니다.

지난 2022년 관찰대상국에 지정되며 1단계 관문을 넘은 한국은 정량적 조건을 충족하고 있으나 외국인 접근성 면에서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줄곧 편입이 무산된 바 있습니다.

연이은 국채 투자 시스템 개편으로 시장에선 9월 편입 가능성도 높게 보고 있습니다.

이럴 경우 하반기 코스피 추가 상승의 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이경민 대신증권 FICC리서치부장은 "한국 국채가 9월 WGBI에 편입되는지 여부가 중요하다"라면서 "과거 신흥국 국채가 WGBI에 편입될 당시 6개월 정도 채권시장으로 글로벌 자금이 대거 유입되고 채권금리 하향세와 해당국 통화 강세가 나타났는데, 코스피도 WGBI 편입 시 강한 상승세를 기대해 볼 수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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