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퇴직연금 수익률은 왜 이렇게 낮은 것일까?'…10년 2%대, 물가상승률에도 못 미쳐
SBS Biz 송태희
입력2024.06.26 07:03
수정2024.06.26 10:40
2005년 12월 시행된 퇴직연금제도가 올해로 20년이 되지만, 수익율은 고작 2%대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나마 이 정도 수익률을 기록한 것은 지난해 주식시장 강세 덕분에 전년(0.02%)보다 수익률(5.25%)이 회복한 덕분이었습니다.
이같은 퇴직연금의 수익률은 물가상승률조차 좇아가지 못할 정도입니다. 최근 5년과 10년간의 연 환산 수익률은 각각 2.35%, 2.07%에 그쳤습니다
2017년부터 2021년까지 국민연금의 5년간 연평균 수익률이 7.63%로 7%가 넘는 것과 대비됩니다. 외국 주요 국가들의 퇴직연금 수익률도 보통 7%가 넘습니다.
우리나라 퇴직연금을 굴리는 사업자(민간 금융기관)의 낮은 운용 수익률은 한국 퇴직연금의 고질적 문제로 꼽힙니다.
26일 고려대 고령사회연구원 원장을 맡고 있는 김태일 행정학과 교수가 계산한 결과를 보면 퇴직연금의 연평균 수익률이 2%일 때와 7%일 때, 즉 5%포인트의 수익률 격차는 은퇴 후 확보하는 퇴직연금 자산 규모에서 엄청난 차이를 가져옵니다.
예를 들어 월 급여 400만원인 사람이 30년간 퇴직연금에 가입한다고 가정할 때, 수익률이 2%면 원리금은 1억6천만원에 머뭅니다. 이에 반해 수익률이 7%면 원리금이 4억원이 넘습니다. 2배가 훨씬 넘는 차입니다.
김 교수에 따르면 가입자의 잠재 손실액을 따져보면, 전체 퇴직연금 적립금이 300조원이라고 가정할 경우 수익률이 2%면 수익은 6조원에 그치지만 수익률이 6%면 수익은 18조원으로 12조원이나 차이가 납니다.
퇴직연금 제도 시행 1년 후인 2006년 1조원에 못 미쳤던 퇴직연금 적립금은 10년 뒤인 2016년 147조원으로 늘었습니다.
이후 2018년 190조원, 2020년 256조원, 2022년 336조원, 2023년 382조4천억원 등으로 급격히 증가했고, 올해 1분기 현재 385조7천억원으로, 400조원에 육박합니다.
김 교수는 "퇴직연금 목표 수익률을 국민연금 수준으로 설정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며 "그렇게 하지 못하겠으면 그냥 국민연금공단에 퇴직연금 운용을 맡기는 것이 낫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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