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은 선진국, 안전은 후진국…'리튬' 관리 사각 지대
SBS Biz 송태희
입력2024.06.25 07:09
수정2024.06.25 07:54
[24일 경기도 화성시 서신면 소재 일차전지 제조 업체에서 화재가 발생해 진화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4일 대규모 사망자를 낸 경기 화성시의 아리셀 공장은 리튬 배터리인 일차전지를 제조하는 곳입니다. 하지만 일차전지는 별도의 안전기준이 없어 관리 '사각지대'에 놓여 있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불이 난 공장 3동에는 리튬 배터리 완제품 3만5천여개가 보관돼 있었습니다.
리튬은 상온에서 순 산소와 결합해도 발화하지 않고, 특히 이차전지인 리튬이온 배터리와 달리 일차전지는 화재 위험성이 작은 것으로 여겨져 '일반화학물질'로 분류돼 별도의 대응 매뉴얼이나 안전기준이 없습니다. 그러나 일차전지라고 하더라도 일단 불이 나면 연쇄 폭발이 일어날 수 있는 만큼 안전관리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어 왔습니다.
리튬 그 자체로는 화재가 발생할 가능성이 작기 때문에 유해화학물질이 아닌 '일반화학물질'로 분류됩니다.. 고체 리튬은 순 산소와 결합해도 상온에서 발화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이번 화재에서 볼 수 있듯 리튬은 반응성이 큰 금속이어서 매우 높은 온도에 노출되거나, 수증기와 접촉하면 폭발할 수 있습니다.
이번 화재도 시작은 1개의 리튬 배터리에서 시작했으나, 여기서 발생한 불이 다른 배터리로 옮겨붙으면서 연쇄 폭발이 일어났고, 20여명의 사망자가 발생하는 최악의 참사로 이어졌습니다.
소방당국은 화재 진압 과정에서 '금속화재'의 위험성에 대해 경고했습니다.
리튬과 같은 알칼리 금속 등 가연성 금속이 원인인 '금속 화재'는 백색 섬광이 발생하는 것이 특징으로, 진압된 것처럼 보이더라도 1천도 이상의 고온을 보여 매우 위험합니다. 전날 화재에서는 배터리에 포함된 리튬이 극소량인 것으로 확인돼 물을 활용한 일반적인 진압 방식을 사용했지만, 물로 진화할 수 없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현재 환경부의 '화학사고 위기대응 매뉴얼' 등은 유해화학물질이 대기나 수계로 유출돼 인명·환경피해가 발생하는 것을 막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리튬을 비롯한 일반화학물질과 관련한 사고는 소방당국을 중심으로 대응이 이뤄집니다.
더욱이 일차전지는 이차전지에 비해 상대적으로 화재의 위험성이 작다고 여겨지고, 불산가스와 같은 독성물질을 내뿜지 않기 때문에 별도의 안전기준 등이 마련된 것도 없습니다.
사실상 안전관리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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