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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밝은 옷 피하고 살충제 대신 이것"…'러브버그' 퇴치하려면

SBS Biz 신다미
입력2024.06.24 11:46
수정2024.06.24 16:12

[20일 서울 시내의 한 거리에 러브버그가 앉아있다. (사진=연합뉴스)]

여름이면 찾아오는 붉은등우단털파리(일명 러브버그)가 올해 유난히 더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오늘(24일) 환경부와 지지체 등에 따르면 최근 도심, 공원은 물론 주거지 주변까지 덕지덕지 붙어 있는 검은색 러브버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습니다. 

러브버그는 6월 중순에서 7월 초까지 1년에 1회 주로 서울·경기 등 수도권에서 발생합니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새 유독 많은 개체가 출몰한 데다가 기존 주 서식지인 산속은 물론, 도심과 공원, 아파트 정원 등에서도 떼로 발견되면서 '골칫거리'가 돼 버렸습니다.

국민의힘 윤영희 서울시의원이 서울시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러브버그로 인한 민원은 2022년 4천418건에서 지난해 5천600건으로 27% 증가했습니다. 또 2022년 서울 자치구별 러브버그 민원의 98%가 은평·서대문·마포구 3개 구에 집중됐던 것과 달리 작년에는 25개 모든 자치구에서 민원이 들어왔습니다.

이처럼 러브버그가 대발생한 이유로 전문가들은 기후변화를 꼽습니다.

러브버그는 중국 남부, 대만 등 아열대 기후에서 서식하는 생물입니다. 지구온난화로 한반도 기후가 아열대성으로 변해가면서 기온이 더 높은 지역에 살던 곤충이 우리나라까지 서식지를 확대한 것입니다.

러브버그는 익충으로 볼 수 있지만, 떼를 지어 출몰하는 데다가 사람에게 날아드는 습성이 있어 민원이 잇따르자 지자체에서도 방역에 나섰습니다.

서울 양평구는 최근 고압 살수차 등 방역 차량 15대, 초미립자 살포기, 충전식·압축식 분무기를 동원해 주택가, 다중이용시설, 녹지 등에서 러브버그 방역 작업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살충제를 뿌리는 식의 방제는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 있다고 조언합니다. 살충제를 뿌리면 천적까지 없애 오히려 대발생하기 쉬운 환경이 만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 타깃이 아닌 다른 생물이 예상하지 못한 악영향을 받거나 살충제에 내성을 가진 다른 생물이 나타날 위험이 있습니다. 농약이 식물에 침투해 장기간 머물 가능성도 있습니다.

국립생물자원관 대발생 생물 대응 워크숍에서 신승관 서울대 교수는 "방제를 무분별하게 진행하면 제2의 러브버그가 나올 수 있다"라며 "방제가 생태계에 어떤 식으로 영향을 주는지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라고 지적했습니다.

국립생물자원관은 러브버그를 비롯해 대발생 생물의 출몰 원인과 개체수를 효과적으로 줄일 방안을 찾기 위해 올해 1월부터 '대발생 생물 발생원인 및 관리방안 마련 연구'에 들어갔습니다.

환경부는 러브버그가 나타나면 야간에는 조명의 밝기를 최소화하고 불빛 주변에 끈끈이 패드 등을 설치하라고 조언했습니다.

실내로 들어올 경우 살충제를 뿌리기보다는 휴지, 빗자루 등 물리적인 방법으로 제거하고 밝은색을 좋아하기 때문에 외출할 때는 어두운색 옷을 입으면 몸에 러브버그가 달라붙는 것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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