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E·SOL 부러웠나? ETF 브랜드 재정비 나선 KB·한화운용
SBS Biz 조슬기
입력2024.06.21 16:55
수정2024.06.21 17:03
급성장하는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을 놓고 자산운용사들 간의 쫓고 쫓기는 점유율 경쟁이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습니다. 최근 중소형 운용사를 중심으로 ETF 브랜드 재정비 작업도 한창입니다.
운용사 간 ETF 상품별 차이가 그리 크지 않을 뿐더러 운용사 간 ETF 최저 수수료 경쟁도 기대했던 것 만큼 점유율 확보에 큰 도움이 되지 않자, 브랜드 전면 교체 카드를 빼들었단 분석입니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B자산운용과 한화자산운용은 조만간 자사 ETF 브랜드를 전면 교체해 ETF 시장 내 새 바람을 일으키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KB운용은 앞서 거래량이 미미한 16개 ETF를 상장폐지하며 ETF 라인업을 재정비했습니다. 또 관련 인력의 영입과 배치를 완료하는 등 자사 ETF 운용 철학에 맞게 투자 전략도 수립했습니다.
또 지난 3월부터 시작한 기존 ETF 브랜드 'KBSTAR' 교체 작업을 마무리하고 조만간 새 브랜드를 공개할 예정입니다.
한화운용도 다음 달 기존 ETF 브랜드 'ARIRANG'을 대체할 새 ETF 브랜드 공개를 앞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업계에서는 이들이 쉽고 짧으면서도 단순한 브랜드명을 통해 투자자들에게 ETF 브랜드를 새롭게 각인시키는 방향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KB운용은 KB금융그룹 계열 이미지를 강조하기 위해 KB로, 한화운용은 그룹 금융 계열사 브랜드인 라이프플러스에서 착안한 PLUS 등으로 바꿀 것이란 관측도 나옵니다.
이러한 행보는 앞서 ETF 브랜드를 바꾼 중소형 운용사들이 시장 점유율 제고는 물론이고 투자자들 사이에서 브랜드 각인 효과를 톡톡히 누렸던 경험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해석됩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이 2022년 10월 ETF 브랜드를 KINDEX에서 ACE로 바꾸고 3%대에 그쳤던 시장 점유율을 6%대로 두 배 이상 끌어올린 게 단적인 예입니다.
한투운용은 이를 통해 KB운용이 차지하고 있는 업계 3위 자리를 위협할 정도로 점유율 격차를 빠르게 좁혔고 ETF 운용자산 규모도 조만간 10조 원을 넘어설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신한자산운용도 주식형 펀드 판매 당시 사용했던 SMART라는 브랜드를 SOL로 바꾸고 점유율 상승은 물론 신한금융그룹 내 계열사 이미지를 확고히 구축했습니다.
KB운용과 한화운용의 브랜드 교체 움직임과 맞물려 키움자산운용도 현재 자사 패시브 ETF와 액티브 ETF로 구분된 두 개의 브랜드를 일원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이 KODEX와 TIGER 브랜드를 앞세워 ETF 시장을 평정한 것과 별개로 한투운용과 신한운용이 ACE와 SOL 브랜드를 통해 ETF 투자자들에게 친숙한 이미지를 구축한 게 사실"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다른 중소형사들도 이러한 움직임을 참고한 측면이 없지 않지만 차별화된 운용 전략과 수익률이 기본적으로 뒷받침되지 않으면 ETF 브랜드 교체 효과는 일시적이고 제한적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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