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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공시 앞두고 얌체 블록딜 기승…애꿎은 개미들만 '뒤통수'

SBS Biz 조슬기
입력2024.06.20 11:20
수정2024.06.20 13:24

[앵커] 

증시 개장 전이나 마감 이후 보유 주식을 대량으로 처분하는 기습적인 블록딜이 최근 잇따르고 있습니다. 

수백억 원대에서 수천억 원대 물량이 한꺼번에 쏟아지면서 대처가 어려운 개인투자자들이 직격탄을 맞고 있습니다. 

조슬기 기자, 우선 최근 블록딜 사례가 많았습니까? 

[기자] 

네, 대규모 블랙딜로 해당 기업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우선 2차전지 소재기업인 엔켐이 지난 17일 1천900억 원대 블록딜 소식으로 주가가 7% 넘게 급락했는데요. 

올 들어 회사 주가가 3배 넘게 급등하자 사모펀드들이 보유 중인 지분을 팔아 잇따라 현금화에 나섰기 때문입니다. 

지난주에는 에코프로머티와 LS머트리얼즈의 블록딜 물량이 시장에 쏟아지면서 해당 기업들 주가가 15.9%, 9.5% 떨어졌습니다. 

2천억 원이 넘는 에코프로머티 지분과 600억 원대 LS머트리얼즈 물량이 풀려서인데요. 

지난달에도 SK이터닉스와 DS단석이 사모펀드 블록딜 소식에 7%, 14% 넘게 급락해 주주들의 원성을 사기도 했습니다. 

특히, 일부 종목은 블록딜 발표 전 공매도가 급증했던 것으로 나타나 기관들은 개인과 달리 급락 위험을 사전에 피했던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앵커] 

이렇게 블록딜이 갑자기 늘어난 배경이 있나요? 

[기자] 

증권가는 다음 달 24일부터 시행되는 블록딜 사전공시 의무 때문으로 보고 있습니다. 

상장사 임원이나 지분 10% 이상 보유 주주는 발행 주식 수의 1% 이상을 거래할 때 최소 30일 전 가격, 수량, 기간 등의 거래 정보를 알려야 하기 때문입니다. 

블록딜 소식이 알려지면 매도가가 낮아질 수밖에 없는 만큼 제도가 시행되기 전까지 지분을 팔아 이익을 챙기겠단 의도로 해석되는데요. 

따라서 제도 시행 전까지는 투자금 회수나 유동성 확보 차원의 상장사 블록딜이 계속될 것으로 보여 투자자들의 주의가 필요해 보입니다. 

SBS Biz 조슬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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