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 소녀상 설치 4년 만 철거 위기…관할구청 "허가 연장 불가"
SBS Biz 신성우
입력2024.06.19 07:18
수정2024.06.19 09:07
[베를린 평화의 소녀상. (연합뉴스 자료사진)]
독일 베를린에 설치된 평화의 소녀상이 4년 만에 철거될 위기에 놓였습니다.
베를린 미테구청은 현지시각 18일 소녀상 문제에 대해 "특별허가가 한 차례 연장됐고 이후에는 문구를 수정하는 조건으로 용인(Duldung)하는 상태"라며 "이 협의가 실패해 더 이상 허가를 연장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소녀상 비문에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군이 아시아·태평양 전역에서 여성을 성노예로 강제로 데려갔고, 이런 전쟁 범죄의 재발을 막으려 캠페인을 벌이는 생존자들의 용기에 경의를 표한다는 문구가 포함됐습니다.
미테구청은 2020년 9월 소녀상 설치 당시에도 이같은 비문의 내용을 사전에 알리지 않은 점을 문제 삼아 철거 명령을 내린 바 있습니다. 그러나 소녀상을 설치한 재독시민단체 코리아협의회가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내자 철거 명령을 보류했습니다.
이후 소녀상 특별허가를 2022년 9월 28일까지 연장했고, 그 뒤로는 공공장소에 설치된 소녀상을 재량으로 '용인'하고 있다는 게 구청의 입장입니다.
구청은 "2024년 9월 용인 기간이 만료되면 코리아협의회가 구청의 철거 요청을 받게 될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
이에 대해 코리아협의회는 "문구와 관련해 구청이 제대로 협의를 요청한 적이 없다"며 "지금이라도 문구 수정을 비롯해 협의할 준비가 돼있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구청은 독일 연방정부 차원에서 구상 중인 전시 성폭력 기념관에 한국 측 참여를 원한다고 덧붙였습니다. 구청은 "코리아협의회가 무력분쟁에 희생된 여성들을 기리는 영구 기념물 건립에 힘을 보탰으면 한다"고 제안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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