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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中반도체 추가통제 검토…국내업계 '예의주시'

SBS Biz 김종윤
입력2024.06.12 11:43
수정2024.06.12 13:00


미국 정부가 중국의 반도체 기술 접근을 추가 통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자 국내 기업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추가 규제의 구체적인 내용과 방식이 확정·발표되기 전까지는 업계에 미칠 영향을 예단할 수 없다고 보고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분위기입니다.

불룸버그통신은 미국 정부가 인공지능(AI)에 사용되는 반도체 기술에 중국이 접근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추가로 규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11일(현지시간) 보도했습니다.

논의되는 대상은 게이트올어라운드(GAA·Gate All Around)와 고대역폭 메모리(HBM) 등 최신 기술입니다.

다만 이번 추가 규제가 중국의 반도체 개발 능력을 제한하는 데 초점을 맞출지, 해외 업체들이 중국 업체에 제품을 파는 것까지 차단하는 것인지 현재로선 내용이 불분명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GAA와 HBM은 모두 한국 기업들이 경쟁력을 갖는 분야입니다.

GAA는 기존의 '핀펫'(fin-fet) 기술이 가지는 3나노 이하 공정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어 차세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의 '게임 체인저'로 지목돼 왔습니다.

삼성전자는 GAA를 앞세워 파운드리 전 세계 1위인 대만의 TSMC를 따라잡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22년 세계 최초로 GAA 기술을 적용한 3나노(nm) 파운드리 공정 양산을 시작했고, 이 기술을 기반으로 2025년에는 2나노 반도체를 양산할 계획입니다.

D램 여러 개를 수직으로 연결해 데이터 처리 속도를 끌어올린 HBM은 인공지능(AI) 반도체의 핵심으로, 현재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HBM 시장 점유율을 합치면 90%가 넘습니다.

SK하이닉스는 AI 반도체 선두 주자 엔비디아에 4세대 HBM인 HBM3를 사실상 독점 공급해왔고, 지금도 8단 HBM3E를 유일하게 공급하고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지난 4월 HBM3E 8단 제품의 초기 양산을 시작한 데 이어 2분기 이내에 12단 제품을 양산한다는 계획입니다.

업계 일각에서는 미국의 추가 규제가 중국의 반도체 역량을 제한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적지 않습니다.

한 업계 관계자는 "GAA 칩을 만들 수 있는 설비나 공정 기술 등 개발 능력을 제한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습니다.

이 경우 국내 기업이 일정부분 반사이익을 얻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중국이 정부 차원의 대대적 지원에 힘입어 '반도체 굴기'에 나선 상황에서 첨단 반도체 제조 역량, AI 기술 개발 등에서 어느정도 제동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입니다.

현재 중국은 GAA, HBM 등 최첨단 반도체 분야에서는 경쟁력이 낮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다른 관계자는 "미국의 규제로 중국의 첨단기술 개발 속도가 늦춰진 상태"라며 "경쟁국, 경쟁기업 입장에서는 상대적으로 시간을 벌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미국의 추가 제재가 '해외 업체의 중국 판매 제한'으로 확대될 경우 국내 기업들도 부정적 영향에 직면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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