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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통' 반성 담은 데이터센터 안산…정신아 "카카오 약속의 기반"

SBS Biz 이민후
입력2024.06.11 18:03
수정2024.06.12 13:52

[정신아 카카오 대표(사진=카카오)]

"우리에게 잊혀지지 않은 날이 있습니다. '1015 (먹통)사태'라고 부르는 2022년 10월 15일에 SK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 사건입니다. 저희에게는 트라우마와 같은 뼈아픈 경험이지만 업계에선 이런 장애가 반복되지 않기 위해서 철저하게 원인을 분석하고 규명했습니다. 그리고 그 고민이 이 데이터센터에 반영됐습니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가 어제(11일) 경기도 안산시 한양대 에리카(ERICA) 캠퍼스 내 위치한 첫 자체 데이터센터인 '카카오 데이터센터 안산'을 공개하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이날 행사는 정 대표가 취임 후 첫번째로 참여한 외부 공식행사 일정입니다.

경기도 안산시 한양대 에리카(ERICA) 캠퍼스 내 위치한 카카오 데이터센터 안산은 연면적 4만7천378 제곱미터의 하이퍼스케일(10만대 이상의 서버를 운영할 수 있는 초대형 데이터센터) 규모로, 4천개의 랙, 총 12만대의 서버를 보관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6EB(엑사바이트)의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습니다.

카카오는 이용자들의 일상을 안전하게 지킬 수 있는 인프라 확충을 목표로 지난해 9월 데이터센터를 준공했으며, 올해 1월 가동을 시작했습니다.

카카오톡은 월간활성이용자수(MAU)가 4천870만명에 달합니다. 일평균 수발신량은 약 100억건 이상으로 1인당 매일 200건 이상의 카카오톡 메시지를 주고받습니다.  동시에 다양한 API 제공을 통해 생태계 연결해 멜론, 카카오페이지, 카카오뱅크, 카카오맵 등과 약 17만개의 서비스와 연결돼 있습니다. 카카오에 부하되는 호출량은 월간 3천억건, 초당으로 12만건에 달한 상황에서 안정적인 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설명했습니다.
 
[카카오 데이터센터 안산 (사진=카카오)]

정 대표는 카카오 데이터센터 안산은 카카오의 연계된 서비스를 고려해 순간적인 대용량 트래픽 그리고 트랜젝션(거래)의 최적화된 구조로 설계되어 있다는 점을 내세웠습니다.

정 대표는 "카카오의 서비스들이 전국민의 일상을 실시간으로 연결하고 있는 만큼 안정성을 최우선으로 두고, 어떠한 재해와 재난에도 멈추지 않는 안전한 데이터센터를 목표로 카카오 데이터센터 안산을 만들었다"며 "앞으로 카카오가 선보일 새로운 서비스와 10년 뒤의 기술과 변화를 뒷받침할 수 있도록 인프라에 적극 투자할 것" 이라고 말했습니다.

'사람을 이해하는 기술로 필요한 미래를 더 가깝게 만든다'는 카카오 전체의 목표를 세웠습니다. 정 대표는 '문제의 본질', '시대에 맞는 기술', '안전한 디지털 환경', '사회적 가치'라는 카카오의 방향성에 대해서도 강조했습니다.

정 대표는 "이 데이터센터는 카카오가 목표와 약속을 지켜나가는 데 기반이 돼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24시간 무중단 운영책 마련…재난재해에도 거뜬
0.02초의 정전이 일어날 경우 데이터센터의 서버는 즉각적인 이상이 발생합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카카오는 데이터센터의 설비에 대한 이중구조를 구축했습니다.

카카오는 이를 통해 데이터센터 안산이 24시간 무중단 운영이 가능하게끔 시스템을 만들었습니다.

전기를 전력회사로부터 서버에 공급하기까지의 전 과정, 통신회사에서 서버까지 통신을 제공하는 과정, 서버실의 냉수 공급망 등 운영설비를 이중화했습니다. 동시에 데이터와 운영도구 등을 다중화했습니다.
 
[카카오 데이터센터 안산의 종합상황실 (사진=카카오)]

카카오는 상황중계실을 운영해 전체 기반시설의 데이터 30만개 이상을 수집해 이상 증세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합니다. 이를 통해 일부 시스템에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이용자가 체감하는 불편을 최소화하고, 복구 시간을 최대한 단축시킬 수 있는 인적 설비도 갖췄습니다.

동시에 전력 공급 중단에 대비하기 위해 주전력의 100% 용량에 해당하는 전력을 즉시 공급받을 수 있는 예비 전력망을 마련했습니다. 두 곳의 변전소 모두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비상 발전기를 통해 전력 중단없이 데이터센터를 가동할 수 있도록 설계했습니다.

서비스가 이루어지는 주 데이터센터 외에 물리적으로 이격된 최소 두 곳의 데이터센터에 데이터와 운영도구의 사본을 만들고 실시간으로 업데이트하고, 삼중화까지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각 데이터센터에 충분한 공간과 서버를 확보하고, 데이터센터 간 원활한 연결을 위해 10Tbps(초당 테라비트)의 대역폭을 확보하기도 했습니다.

동시에 화재나 지진, 홍수, 해일, 태풍 등 각종 자연 재해·재난에도 서비스가 정상 운영될 수 있도록 대비했습니다.
 
[카카오 데이터센터 안산의 배터리실 (사진=카카오)]

카카오는 화재 조기 진화를 위한 대응 시스템 마련에 중점을 뒀습니다. 무정전전원장치(UPS)실과 배터리실을 방화 격벽으로 분리 시공하고 모든 전기 판넬에 온도 감지 센서를 설치해 온도가 상승하면 즉각 대응할 수 있는 설비를 갖췄습니다.

화재 진압이 까다로운 리튬 이온 배터리 화재에 대비해 화재대응시스템을 자체 개발하고 적용했습니다. 

카카오가 개발한 화재대응시스템은 4단계로 배터리에서 화재가 발생하면 내부 감시 시스템이 이를 자동으로 감지해 배터리의 전원을 차단하고, 방염천 등으로 전이를 막습니다. 이후 단계적으로 소화 약제를 분사해 초기 진화를 시도하고, 방수천을 올려 냉각수를 지속적으로 분사해 발화를 잡습니다. 불이 꺼지지 않으면 소방서와 연계해 데이터센터 맞춤형 화재 진압을 하는 구조로 이뤄졌습니다.

지진 대응을 위해 특등급의 내진 설계도 적용해 리히터 6.5이상의 강진을 견딜 수 있는 성능을 갖췄습니다. 이밖에도 안산시 지역 최대 풍속을 감안해 28m/s의 강풍도 견딜 수 있도록 대비했습니다.

홍수 피해로부터 데이터를 안전하게 지킬 수 있도록 지상1층 바닥을 주변 지표면보다 약 1.8미터 가량 높이 설계했고, 서버와 배터리, UPS 등 주요 설비도 모두 지상층에 배치해 침수 가능성에 대비했습니다. 

평균 해발 고도 10m 지역에 자리잡고 있고, 시화방조제로부터 직선 거리로 18km 이상 떨어져 있어 해일 발생에도 영향이 없다는 설명입니다.

물·열·전기 재활용해 탄소배출량 15% 감축 
카카오는 설계 초기 단계부터 친환경을 고려해, 다양한 에너지 절감 기술을 적용하고 전력 효율이 높은 장비를 도입했습니다. 
 
[카카오 데이터센터 안산 전산동 냉동기 (사진=카카오)]

특히, 물 사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계절의 변화에 맞춰 3가지 모드로 운전하는 고효율 프리쿨링(Free Cooling) 냉각기 시스템을 적용했고, 빗물과 비상시를 위해 구비해두는 보충수는 조경용수, 소방용수 등으로 재사용해 일반적인 데이터센터 대비 상하수도 비용을 약 98%까지 절약할 수 있도록 설계했습니다.

카카오 데이터센터 안산은 고효율장비, LED를 사용해 전기 에너지 사용량을 최소화하고 서버를 냉각하고 발생한 폐열을 난방에 재사용합니다. 또, 태양광 패널을 외장재·옥상에 설치해 전력을 확보합니다. 

전산실 온도를 27도로 유지해 서버의 안정성을 담보한 채 에너지 사용량을 아꼈다고 설명했습니다.

카카오 데이터센터 안산의 '전력효율지수(PUE, Power Usage Effectiveness)'는 1.3 이하로, 한국IT서비스산업협회가 보고서를 통해 발표한 국내 데이터센터 PUE 평균인 1.91보다 낮습니다.

카카오는 총 에너지 사용량을 30%를 줄이고, 연간 에너지 비용을 약 31억원까지 절감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동시에 연간 30GWh(기가와트아워)의 전력을 절감해 탄소 배출량을 15% 감축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한양대-안산시와 함께 데이터센터 '시민개방'
카카오는 한양대 ERICA캠퍼스, 안산시와 협력해 기업-대학-지역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만들고자 합니다. 

카카오는 한양대 ERICA·안산시와 협력해 올 하반기 안산시민을 대상으로 한 데이터센터 투어도 시범 운영할 예정입니다. 

또한  ERICA 학생들이 스스로 안산의 지역의 문제를 발견하고 실질적인 문제 해결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한양대와 연계한 프로그램도 운영합니다.

이 밖에도 안산사이언스밸리 과학축제 후원 등 청소년 IT 교육 프로그램 지원을 통해 미래 성장 산업을 육성하고, 우수 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산학협력·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적극 기여할 예정입니다.

고우찬 카카오 인프라기술 성과리더는 "카카오 데이터센터 안산은 안정성이라는 최우선의 가치를 놓치지 않으면서도 친환경과 지역사회와의 상생까지 고려한 카카오의 첫 자체 데이터센터"라며 "이용자들의 일상이 안전하고 편리하게 유지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카카오는 카카오데이터센터 안산에 이어 신규 데이터센터도 추진합니다.  인공지능(AI) 기반 서비스 운영을 포함 미래 기술환경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HPC(High performance computing) 데이터센터로 특화 설계할 계획입니다.

카카오는 조만간 인공지능(AI) 반도체의 강자인 엔비디아의 AI 가속기 H100, B100 등을 여러 데이터센터에 도입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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