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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유럽 사모펀드, 日 적극 투자…베인캐피털, 5년간 5조엔

SBS Biz 이한나
입력2024.06.11 11:29
수정2024.06.11 11:39

미국 및 유럽의 거대 사모펀드(PEF)들이 일본 기업에 대한 대규모 투자에 나섭니다.

현지시간 11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기업 인수를 전문으로 하는 베인캐피털은 향후 5년간 5조 엔으로 최근 5년간 약 2배에 달하는 투자 계획을 밝혔습니다.

블랙스톤은 부동산을 포함해 3년간 1조 5천억 엔의 투자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또 다른 거대 사모펀드 운용사인 KKR은 향후 10년간 1조엔 이상을 투자할 계획입니다.

수익 환경이 열악한 미국과 유럽보다 높은 수익률 전망과 엔저 기조 등 우호적인 조건이라는 인식이 강해졌기 때문입니다.

데이비드 그로스 베인캐피털 공동 매니징 파트너는 니혼게이자이신문과의 인터뷰에서 2029년까지 5조엔 이상을 출자할 방침을 밝혔습니다. 베인캐피털은 투자 대상 기업가치 기준으로 지난해까지 5년간 약 2조5천억 엔을 투자했습니다.

베인캐피털의 경우 일본 최대 규모의 투자 실적을 보유한 펀드로, 2018년에는 도시바의 반도체 사업을 약 2조엔에 인수한 바 있습니다. 향후 투자 분야로 헬스케어와 인력난 해결에 도움이 되는 자동화, 로봇 기술 등을 꼽고 있습니다.

미국 블랙스톤도 일본 투자에 적극적입니다.

조나단 그레이 블랙스톤 사장 겸 최고운영책임자(COO)는 2027년까지 기업가치 환산으로 1조5천억 엔 정도를 투자할 계획을 밝혔습니다. 이는 2007년 일본 사업 개시 이후 쌓아온 금액과 비슷한 규모를 향후 3년 동안 집중 투자하는 셈입니다.

그레이 사장은 "일본 기업들은 자기자본이익률(ROE)을 중시하는 경영을 하고 있으며, 엔저와 주가 강세와 맞물려 투자 기회 확대로 이어지고 있다"며 투자 확대의 의미를 강조했습니다.

미국 칼라일그룹은 지난 5월 일본 기업 투자에 특화된 펀드를 4천300억엔 규모로 신설했습니다. 이는 20년 전 펀드의 약 1.7배로 일본 특화형으로는 타사를 포함해 역대 최대 규모입니다.

또한 유럽 대형 사모펀드 운용사인 CVC 캐피털 파트너스는 지난 2월 아시아를 투자처로 하는 68억 달러 규모의 펀드를 조성했습니다. 자금의 20% 정도를 일본에 투자할 계획이며, 2014년에 35억 달러, 2020년에 45억 달러로 비슷한 펀드를 조성한 바 있다. 일본 비중은 유지하되 투자 금액은 늘립니다.

이러한 인수펀드는 기관투자자 등으로부터 모은 자금과 은행 대출 등을 조합해 투자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투자 대상 기업의 대주주로서 새로운 자금으로 설비 투자나 불황형 사업 정리 등을 요구하기도 합니다.

기업 가치를 높인 뒤 주식 상장이나 다른 펀드에 매각해 수익을 얻는 구조인 셈입니다.

매체는 "각 회사가 일본 투자에 적극 나서는 것은 전 세계적으로 일본 투자가 높은 수익률을 얻을 수 있다는 인식이 강해졌기 때문"이라며 "투자에서 예상되는 수익률을 나타내는 내부수익률(IRR)을 보면 칼라일이 2007년 이후 설정한 세계와 유럽, 아시아를 대상으로 한 주요 펀드는 모두 8~14%이다. 최근 일본 펀드의 IRR은 28%에 달한다"고 전했습니다.

한편 미국 등에서는 시장금리가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펀드의 자금조달 비용도 상승해 수익 환경이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베인 앤드 컴퍼니의 조사에 따르면, 2023년 사모펀드 투자는 북미에서 전년 대비 38%, 유럽에서 46% 감소했습니다.

조셉 베이 KKR 공동 최고경영자(CEO)는 "(일본) 대기업들이 사업 개혁에 나서고 있는 것도 우량 사업 인수 기회로 이어진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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