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Biz

[현지시간 10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제112차 국제노동기구(ILO)총회에서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이 한국 노동계를 대표해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고용노동부 기자단)]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이 국제노동기구(ILO) 총회에서 "한국 정부는 친기업, 반노동 정책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현지시간 10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제112차 ILO총회에 한국 노동계 대표로 참석해 이같이 연설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사회적 대화와 노사정 삼자주의, 그리고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기후위기, 불평등, 노동과 교육 현실 등 새로운 도전에 대응하기 위한 사회계약의 중요성은 이루 말할 수 없이 커지고 있다"며 "새로운 사회계약이 유지되기 위한 필수적 전제조건은 민주주의의 확립"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민주주의는 사회 구성원에 대한 존중을 밑바탕으로 하고 있지만, 한국 정부는 안타깝게도 친기업, 반노동 정책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 예로 ▲농성노동자 유혈 과잉진압 ▲노조 회계공시 강제 ▲노동조합에 대한 지원 축소 ▲노동시간 유연화를 가장한 장시간 노동정책 시도 ▲각종 정부위원회에서의 양대노총 배제 등을 꼽았습니다. 

이어 김 위원장은 "지난 4월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정부여당이 역대급으로 참패했다"며 "지난 2년간 노사관계와 노동시장을 초토화시킨 데 따른 당연한 결과"라고 평가했습니다. 

그러면서 "정부와 여당은 노사문제를 계층 간 대립 구도로 보는 낡은 시각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5인 미만 사업장 근로기준법 적용, 최저임금 업종별 차별 적용 시도 중단, 노조법 2·3조 개정, 교원 공무원 정치기본권 보장 등에 즉각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현지시간 10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제112차 국제노동기구(ILO)총회에서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이 한국 노동계를 대표해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 고용노동부 기자단)]

교착상태에 빠진 사회적 대화와 관련해선 "한국노총은 어떤 상황에서도 사회적 대화 채널을 유지돼야 한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며 "윤석열 대통령은 노동개혁, 노사법치주의 확립이라는 슬로건 뒤에 숨어 노동의 가치를 무시하는 편향적인 태도를 버리고, 노사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결과 도출을 위해 한국노총을 비롯한 노동계와의 진정한 소통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이날 연설에 앞서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은 현지시간 9일 질베르 웅보 ILO 사무총장을 만나 만나 ▲근로기준법 5인 미만 적용 ▲노란봉투법 ▲최저임금 차별적용 등 한국의 노동현안에 대해 설명하고, 지지와 연대를 호소했습니다.

이에 대해 질베르 웅보 ILO 사무총장은 "한국의 상황을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다"며 "ILO의 감시감독 기능을 비롯해 다양한 외교적인 방법을 통해 문제 해결을 모색해 볼 수있을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또, 김 위원장은 ILO 총회장에서 싱가포르 노총 위원장 등을 만나 한국의 노동 현안을 공유하고 국제적인 연대와 협력을 강화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