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업보다 물가상승 더 싫어"…美 금리인하에 신중한 이유
SBS Biz 신다미
입력2024.06.10 16:17
수정2024.06.10 16:19
미국인들의 물가 상승 혐오는 구매력 감소 외에도 정신적 스트레스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입니다.
연준의 물가상승률 목표는 2%입니다. 지난 5일 상무부가 발표한 4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2.7% 올라 연준 목표보다 아직 높습니다.
이 때문에 연준은 오는 12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기준금리는 20여 년만의 최고 수준이지만 아직 물가가 목표 범위 내에 들어오지 않았기 때문에 낮추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일부 학자들은 물가상승률 2.7%는 용인할 수 있는 정도라고 평가합니다. 지난해 4월의 4.4%보다 많이 내려온 것이고 2022년 6월의 7.1%와 비교하면 3분의 1 정도밖에 안 되는 수준이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준이 금리를 내리지 못하는 것은 미국인들이 물가 상승을 너무나도 싫어하기 때문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현지시간 9일 진단했습니다.
하버드 대학교의 스테파니 스탄체바 교수팀이 실시한 최근 조사는 미국인의 물가 상승 혐오를 잘 보여줍니다.
조사 결과 미국인은 물가가 1%포인트 오르는 것을 실업률 1%포인트 상승보다 두 배나 더 나쁘게 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미국의 실업률은 현재 4%로, 5%로 상승하면 실업자가 170만명 늘어나게 됩니다. 물가 1%포인트 오르는 것이 이 같은 실업자 양산보다 두배나 더 싫다는 얘기입니다.
설문 응답자들이 물가 상승을 싫어하는 이유는 단순히 구매력 잠식 우려뿐만 아니라 정신적 부담 때문으로 나타났습니다. 빠듯한 예산에서 돈을 쓰려면 심리적인 타격도 받게 된다는 것입니다.
스탄체바 교수는 "이는 복잡한 문제"라면서 "예산 기준이 빠듯해지지 않아도 인플레이션은 늘 돈을 쓸 때 다시 생각하게 하는 요인으로, 기본적으로 큰 부담"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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