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 채권' 발행액 '기록적 수준'…"피해 크면 손실"
SBS Biz 신다미
입력2024.06.10 13:49
수정2024.06.10 14:11
[미국의 한 허리케인 피해지역 (EPA=연합뉴스)]
자연재해 위험을 채권 형태로 자본시장에 전가하는 이른바 '대(大)재해 채권' 발행이 올해 기록적 수준으로 늘어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블룸버그통신은 현지시간 9일 보험연계증권(ILS) 정보 집계업체인 아르테미스를 인용해 올해 1∼5월 대재해 채권 판매액이 기존 최고치였던 전년 동기 보다 38% 늘어난 상태라고 전했습니다.
아울러 대재해 채권은 지난달에만 40억 달러(약 5조5천억원)가량 발행돼 월간 기준 최고치를 갈아치웠다는 것입니다.
대재해 채권은 보험사의 재해 보험 지급 위험을 자본시장으로 이전할 목적으로 발행하는 채권입니다.
채권 발행 당시 설정한 조건을 충족하는 재해가 발생하지 않으면 투자자는 수익을 낼 수 있지만 큰 재해가 발생하면 손실 가능성이 커집니다.
최근 몇 년간 자연재해,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인구 밀도 등의 요인이 증가하면서 보험사·재보험사들이 손실 가능성에 대비하기 위해 대재해 채권에 대한 의존도를 늘리고 있습니다.
지난해의 경우 보험금 지급 조건을 충족하는 재해가 비교적 적었던 덕분에 대재해 채권 투자 수익률은 약 20%로 거의 30년 만에 최고를 기록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올해는 해수면 온도가 기록적 수준인 데다 라니냐(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낮은 상태)로 이행하는 상황인 만큼, 미국의 허리케인 활동이 극히 활발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옵니다.
이에 따라 일부 투자자들은 해당 채권에 대한 익스포저(위험 노출액)를 줄이는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블룸버그는 전했습니다.
영국 런던 소재 테낙스캐피털의 한 애널리스트는 "무엇을 살지에 대해 더 엄격하다"면서 대재해 채권에 대한 투자를 제한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무디스애널리틱스의 애덤 카민스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이 지난해 정말 재앙적인 허리케인 시즌을 피했지만, 전망이 맞다면 올해는 그렇게 운이 좋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무디스는 미국에서 피해가 컸던 19개 허리케인 가운데 17개가 최근 20년 사이 발생했다면서, 보험사들이 플로리다·캘리포니아 등 폭풍에 따른 피해 위험이 큰 지역들을 꺼리면서 보험 시장이 불안정해질 우려도 있다고 봤습니다.
이밖에 세계은행(WB)은 지난 4월 멕시코의 폭풍·지진 등에 대비해 모두 4억2천만 달러(약 5천783억원) 규모의 대재해 채권을 발행했고, 그로부터 일주일 뒤 자메이카의 폭풍 재해에 대비해 1억5천만 달러(약 2천65억원) 규모의 대재해 채권을 판매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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