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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가계부채 비율, 세계 1위…기준 바뀌어도 여전

SBS Biz 문세영
입력2024.06.09 09:37
수정2024.06.09 11:20


GDP 등 지표가 크게 나아졌지만 한국의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여전히 세계 주요국 가운데 1위 수준으로 나타났습니다.

오늘(9일) 한국은행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한국의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기준 연도를 2015년에서 2020년으로 변경하면서 93.5%로 6.9%포인트 낮아졌습니다.

GDP 대비 기업부채 비율 역시 113.9%로 8.4%포인트 떨어졌습니다.

이는 한은의 기준 연도 개편으로 지난해 명목 GDP 규모가 2401조원으로 7.4% 증가한 데 따른 결과입니다.

한은은 이번 달 5일 국민계정 통계의 기준년을 2015년에서 2020년으로 바꾸고, 이를 우선 2000~2023년 시계열에 반영했습니다.

기준년 개편은 5년마다 이뤄지는데, 이번이 13차 변경입니다.

다만 이렇게 달라진 부채 비율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다른 나라들보다 높은 수준을 벗어나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국제금융협회 통계를 보면, 지난해 말 기준 한국의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새 기준 연도에 따르더라도 세계 34개 나라(유로 지역은 단일 통계) 중 가장 높았습니다.

세계 2위인 홍콩(93.3%)과의 격차가 7.1%p에서 0.2%p로 축소됐지만, 한국을 제외한 33개국 평균치인 34.2%를 크게 웃도는 1위를 유지했습니다.

GDP 대비 기업부채 비율은 기준 연도 개편에 따라 한국의 순위가 세계 4위에서 5위로 한 계단 하락했습니다.

일본이 114.5%로 종전 5위에서 4위로 올라서며 한국과 자리를 바꿨습니다.

아울러 이번 기준 연도 개편에 따라 한국의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100% 선을 넘은 적이 한 번도 없게 됐습니다.

새 기준에 의하면 2021년 말 기준 98.7%가 역대 최고 수준으로, 이후 2022년 말 97.3%, 지난해 말 93.5% 등으로 하락세를 나타냈습니다.

기준 연도 개편 전의 종전 최고치는 2021년 말의 105.4%였습니다.

그동안 해당 비율의 100% 선은 가계부채 관리의 기준점으로 여겨져 왔습니다.

그런데 기준 연도 개편에 따른 명목 GDP 증가로 이같은 정책 목표가 뜻밖에 달성된 모양새입니다.

앞서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해 10월 23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을 100% 미만으로 낮추는 것이 저의 책임"이라고 밝힌 바 있고, 이복현 금융감독원장도 같은 달 17일 국감에서 "내년과 후년에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을 100% 이하로 내리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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