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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주식 '미수금 폭탄'…키움 "피해액 사전 보전"·미래 "주문·체결 보완 검토"

SBS Biz 김완진
입력2024.06.08 11:23
수정2024.06.08 21:00

[뉴욕증권거래소(NYSE) (로이터=연합뉴스)]

최근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의 전산오류로 일부 종목 주가가 잘못 표시되면서 국내 투자자들이 '미수금 폭탄'을 맞은 사고와 관련, 증권업계가 자발적 보상과 함께 제도 보완에 나서기로 했습니다.
   
오늘(8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키움증권은 이번 사고로 피해를 본 투자자들에게 뉴욕거래소와 협의해 피해액을 사전 보전 처리하기로 결정했습니다.

키움증권 측은 "해당 주문으로 인해 발생한 손실에 대해 고객 지원 차원에서 입금 등 처리를 진행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피해 원인이 뉴욕거래소의 전산오류인 만큼 국내 증권사의 배상 책임은 없지만 고객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판단하에, 문제가 된 금액을 우선 지급한 다음 뉴욕거래소에 해당액의 변제를 청구하기로 한 것입니다.
   
사고 발생 이후 해당 종목의 주가 상승으로 미수금 문제가 자동 해소된 경우도 적지 않아, 여타 금융사고에 비해선 피해 규모가 크지는 않은 것으로 파악됩니다.
   
키움증권이 파악한 총 피해금액은 수억 원대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마찬가지로 이번 사고로 투자자 피해가 발생한 미래에셋증권은 유사 사례 재발을 막고자 제도 보완을 검토 중입니다.
   
이번에 투자자 피해가 집중된 키움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의 경우, 미국 주식을 거래하는 투자자가 시장가로 주문을 내면 제한 없이 현지 시장가 그대로 뉴욕거래소에 전달해 매매거래를 체결하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습니다.
   
반면 다른 증권사들은 시장가 주문을 내도 현재가를 기준으로 일정 수준 안에서만 거래가 체결되도록 주문을 변경해 전달하거나 시장가 주문을 아예 막아둔 덕분에, 이번 전산오류에도 불구하고 투자자 피해가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현재까지 미래에셋증권에서 발생한 피해액 역시 수억 원대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미래에셋증권 측은 "뉴욕거래소에서 예상하기 힘든 사고가 발생해 선의의 투자자가 피해를 입었다"며 "유사 사고 재발을 막기 위해 주문과 체결 방식에 대한 보완을 검토 중"이라고 전했습니다.
   
피해 보상 관련해서는 "고객들과 개별적으로 해결 방안에 대해 논의 중"이라며 "피해 내용과 거래 과정에 대한 정확한 파악이 우선"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앞서 지난 3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선 거래소의 전산오류로 인해 약 2시간 동안 수십 개 종목 주가가 실제보다 터무니 없이 낮게 표시되는 일이 벌어졌는데, 이때 잘못 표시된 가격에 따라 주식 매수 주문을 낸 국내 투자자들이 있었고 일부는 거래 체결을 서두르고자 시장가로 주문을 했습니다.
   
그러나 뉴욕거래소는 오류 수정을 위해 거래를 중단했다가 재개하면서 쌓인 주문을 일제히 정상가로 체결시켰습니다.
   
결국 시장가 주문의 경우 체결 가격이 순간적으로 수십 배나 급등하며 일부 투자자는 계좌 예수금을 훌쩍 넘는 '미수금 폭탄'을 맞았습니다.
   
이후 주가가 오른 종목 투자자는 해당 주식을 처분해 손실을 피하고 차익도 남길 수 있었지만, 주가가 내린 종목 투자자는 감당하기 힘든 미수금에 하락 손실분까지 그대로 떠안을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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