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구리 전쟁 중…'AI시대 석유' 구리 확보전 치열
SBS Biz 임선우
입력2024.06.07 04:14
수정2024.06.07 10:59
[칠레 벤타나스 시의 구리 제련소에 있는 음극 제조 공정 사진. (로이터=연합뉴스)]
인공지능(AI) 신드롬 속 핵심 자원으로 떠오른 구리를 확보하기 위한 세계 각국의 경쟁이 뜨거워지고 있습니다. 미국과 중국을 비롯한 주요국들은 잇따라 구리를 ‘전략 광물’로 지정하고 남미·아프리카 등의 구리 광산 지분을 앞다퉈 사들이고 있습니다. 구리를 비롯한 핵심 자원을 채굴하는 자국 기업들을 지원하기 위한 방안 마련에도 속속 나서는 모습입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6일 일본 경제산업성이 민간기업의 광물 투자를 대상으로 정부가 출자할 수 있는 비중을 현행 최대 50%에서 75%로 상향할 계획이라고 보도했습니다.
구리 광산 개발 사업의 경우 정부가 투자 총액의 70~80%를 지원하더라도 민간 업체가 감당해야 할 출자 금액은 수조 원에 이릅니다.
신문은 “정부가 출자 부담의 과반을 짊어져 (자국 기업이) 광물 사업권 획득을 둘러싼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도록 하기 위한 조치”라고 평가했습니다.
일본 정부는 사업 리스크가 높은 자원 탐사 기업들을 지원하기 위한 추가 방안도 내놓습니다. 일본 기업이 출자를 검토하는 자원 개발 사업에 대해 경제산업성 산하 에너지·금속광물자원기구(JOGMEC)가 검토를 거쳐 선행 출자한 다음 사업권을 기업에 인계하는 구조를 적극 검토하고 있습니다.
일본은 민간기업들의 자원 탐사를 활성화해 구리 등 중요 광물의 자급률을 80%까지 끌어올린다는 방침입니다. 현재 일본의 자원 자급률은 50% 수준입니다.
첨단산업 패권 경쟁을 벌이고 있는 미국과 중국 역시 구리 확보전에 돌입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최근 30억 달러(약 4조1천200억 원) 규모의 잠비아 광산 지분 인수와 관련한 논의에 착수했습니다.
미국은 지난해 구리를 국가 핵심 광물로 지정한 후 사업권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파키스탄 소재 구리 광산에 수십억 달러를 투자하는 방안 역시 추진하고 있어 협상이 마무리되면 2028년부터 채굴이 시작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중국은 국영기업을 통해 막대한 투자를 벌이고 있습니다. 중국이 지난해 해외 광산 투자에 쏟은 금액은 전년 대비 158% 폭증한 190억 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중국은 최근 콩고에서 구리 광산을 개발하는 셰마프를 인수하기 위한 사전 협상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AI 인프라 구축에 공을 들이고 있는 중동 국가들도 구리 확보 경쟁에 뛰어들었다. 아랍에미리트(UAE)의 아부다비 알 나흐얀 왕가의 투자 회사인 IHC는 올해 광업 부문에 10억 달러 이상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주요 외신들은 “걸프 국가들은 송전선과 전기차, 탈탄소에너지에 사용되는 구리 등 광물을 확보하기 위해 ‘오일 머니’의 방향을 바꾸고 있다”고 짚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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