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女 조기입학이 저출산 해법?…정치권 "기가 막힌다"

SBS Biz 오정인
입력2024.06.03 18:41
수정2024.06.03 19:20


정부출연기관이 한 보고서를 통해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정책으로 여학생을 1년 조기 입학시키는 방안을 제시해 논란이 됐습니다. 

해당 기관은 "필자의 개인 의견"이라고 해명했지만, 정치권에서는 "탁상 행정에 이은 탁상 연구냐"며 황당하다는 반응입니다.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은 지난달 30일 '재정포럼 5월호'를 발표했습니다. 보고서에서 장우현 선임연구위원은 '생산인구 비중 감소에 대응하기 위한 재정정책 방향에 대한 제언'을 통해 저출산 문제에 대응하기 위한 정책적 제언을 제시했습니다. 

장 선임연구위원이 출산의사결정 단계를 총 7단계로 도식화하고, 각 단계별로 필요한 정책을 제시했는데 여기서 '교제 성공 지원 정책'이 논란이 됐습니다.

이성 교제를 성공시키기 위해 정부가 만남을 주선하거나, 사교성을 개선해 주는 등 자기 개발을 지원하는 방안을 예시로 들었습니다. 특히, 여성을 1년 조기 입학시키는 방안도 제시했습니다. 

장 선임연구위원은 "남성의 발달 정도가 여성의 발달 정도보다 느리다는 점을 고려하면, 학령에 있어 여성들을 1년 조기 입학시키는 것도 향후 적령기 남녀가 서로 매력을 더 느낄 수 있도록 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며 "해당 정책은 본 분류(저출산 정책)에 포함될 수 있다"고 전했습니다. 

결혼 의지 자체를 제고하는 정책이 필요하다는 내용도 담겼습니다. 

장 선임연구위원은 "혼인 페널티를 줄이고 혼인 인센티브를 높이는 정책을 고려할 수 있다"며 "결혼으로 인해 세제, 재정, 규제적으로 부부들이 받는 혼인 페널티들을 집대성하고, 해당 불이익을 조정하는 한편 오히려 결혼을 할 경우 안 하는 경우보다 받을 수 있는 각종 혜택을 높여주는 방안이 해당 정책으로 분류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에 조세재정연구원은 "본 원고는 연구원에서 발간하는 재정포럼 원고 일부이며, 재정포럼은 연구원 소속 연구진뿐만 아니라 외부 교수 등 전문가의 원고도 게재하고 있다"며 "재정포럼의 원고 내용은 기본적으로 필자의 개인 의견으로 본원의 공식의견이 아니다"라고 해명했습니다.

그러면서 "본고의 요지는 생산가능인구 감소에 대응할 개연성이 있는 모든 정책들을 체계적으로 분류할 수 있어야 하고, 그 중 옥석을 골라야 한다는 것"이라며 "효율적 재정집행을 위한 성과관리 방안으로 포괄적인 정책 분류체계의 필요성을 제시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에 대해 정치권에서는 황당하다는 반응이 나왔습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3일 국회서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해당 보고서를 언급하며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할 수 있는지 기가 막힌다"며 "근본적·거국적인 대책을 강구해야 된다"고 말했습니다. 

박찬대 원내대표도 "여자아이들을 1년 조기 입학시키면 출산율 제고에 도움이 될 거라는 황당한 제안을 내놓았다"며 "탁상행정에 이은 탁상연구냐"고 반문했습니다. 

서영교 최고위원은 "입학 정년기를 여아의 경우 1년 앞당기면 서로 매력을 느껴서 출산율이 제고될 거라고 하는데 미친 것 아니냐"며 "딸 가진 엄마로서 미친 것 아닌가라고 생각했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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