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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0억 규모 '가짜경유' 만들어 판매한 일당 검거

SBS Biz 신다미
입력2024.06.03 16:19
수정2024.06.03 19:21

[붉은색을 띠는 해상유에 화학약품을 섞어 노란색을 만든 뒤(좌) 정품 경유와 섞어 눈속임한(우) 일당들의 제조 수법 (사진=연합뉴스)]

전국 25개 주유소를 운영하며 역대 최대 규모의 가짜 경유를 제조해 판매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충남경찰청 형사기동대는 석유 및 석유대체연료 사업법 위반 및 범죄단체조직 혐의로 총책인 전북 지역 조직폭력단체 부두목 A(40대)씨와 가짜 석유 제조 전문가 B(40대)씨 등 9명을 구속 송치하고 29명을 불구속 송치했다고 오늘(3일) 밝혔습니다.

이들은 'C상사'를 설립해 2021년 6월부터 2022년 7월까지 전국 25개 주유소를 직영으로 운영하면서 4천200만ℓ(시가 약 580억원)의 경유를 제조·판매한 혐의를 받습니다.

충남의 한 주유소에서 주유한 뒤 차량에 결함이 생겼다는 첩보를 입수한 경찰은 장기간 수사 끝에 C상사 10개 사무실을 동시에 압수수색하며 증거를 확보했습니다.

경찰 수사 결과 이들은 3명의 투자자로부터 받은 투자금으로 해상유를 구입한 뒤, 특정 화학약품을 섞어 붉은색의 해상유를 정품 경유인 노란색으로 보이게 제조했습니다.

화학약품을 섞어 노란색으로 변한 해상유는 다시 정품 경유와 혼합해 소비자에게 판매됐습니다.

이는 기존 가짜 경유 제조수법보다 시간과 비용을 대폭 절감한 신종 제조수법으로, 정품 경유와 유사한 색상으로 변하게 해 육안상 구별하기 어려운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들은 대형 선박의 선장과 공모해 불법으로 유출한 해상유를 범행에 사용했습니다.

수사기관의 감시를 피하기 위해 미행하는 차량이 있는지 확인하고, 중간에 다른 탱크로리 차량에 석유를 옮겨 실은 뒤 주유소에 배급하는 치밀함을 보였습니다.

단속 시 대신 처벌을 받을 주유소 사장을 자처하는 바지 사장과 총책의 바지 사장까지 뒀습니다.

이들이 시중에 유통한 가짜 경유에서는 기준치의 32배에 달하는 318ppm의 황이 검출됐습니다.

황 성분은 미세먼지의 주요 성분으로, 자동차 경유보다 황 함유량이 50배 높은 해상유는 육지 등에서는 사용이 금지돼 있습니다.

한국석유관리원에 따르면 해상유가 섞인 가짜 경유는 정품 경유에 비해 63배 많은 미세 입자를 배출하고 유해 배출가스가 증가하는 등 여러 질병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범죄 수익금 중 12억원에 대해 기소 전 몰수 보전을 신청했으며, 나머지 범죄 수익금을 모두 환수 조치할 예정"이라며 "가짜 석유제품을 주유한 차량은 결함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고 대기오염의 주원인이 돼 인체에 해롭기에 가짜 석유 제품에 대한 시민들의 적극적인 신고가 필요하다"고 당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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