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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리스트? 방법이 다 있지…中 기업들, 이름 바꿔 규제 회피 시도

SBS Biz 임선우
입력2024.05.30 04:33
수정2024.05.30 07:53


미국 정부가 블랙리스트에 올린 중국 기업들이 미국 기업인 척 포장을 바꿔 영업을 계속하려는 시도가 드러났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현지시간 29일 일부 중국 기업들이 미국에서 안보 문제로 인한 규제를 피하기 위해 자회사를 세워 브랜드를 교체하거나, 미국 파트너 회사들을 앞세워 활동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지난해 12월 미국 미시건의 빅3 자동차 회사 주변에 아메리칸 라이다라는 기업이 등장했는데, 그 배후에는 미국이 국가 안보상 우려라고 지목한 중국의 자율주행차용 라이다 센서 기술 스타트업 허사이 그룹이 있었습니다.

허사이 그룹은 아메리칸 라이다를 설립하고 한 달 만에 미국에서 활동하는 중국 군사기관으로 지정됐습니다. 라이다가 민감한 데이터를 수집하는 데 쓰일 수 있다는 이유에서였습니다.

그런가하면 틱톡은 모회사 바이트댄스의 이미지를 지우기 위해 미국 법인을 세우는 등의 노력을 벌여왔고, 중국 생명공학회사인 베이징유전체연구소(BGI)그룹의 한 계열사는 최근 사명에서 BGI를 지우기도 했습니다.

의회 특별위원회는 지난달 성명에서 이런 사명 변경은 규제 당국의 감시를 피하려는 시도라고 지적했고, 국가 안보 전문가 등은 개별 기업을 제재하면 이처럼 브랜드 변경으로 대응하므로 기술을 제재해야 한다고 제안했습니다.

이와 관련해서 미국 의회는 세계 최대 드론 제조업체 SZ DJI 테크놀로지의 제품 사용을 광범위하게 금지하는 안을 내놨고, 그러자 DJI는 스타트업과 라이선스 계약을 맺는 방식으로 미국 내 판매망을 뚫었습니다.

그런가하면 중국 기술 굴기 선봉대 역할을 맡고 있는 화웨이는 제재를 받기 전에 미국에 자회사 퓨처웨이를 세우기도 했습니다.

하원의 한 보좌관은 "미 정부가 문제 있는 중국 기업들을 파악하고 규제를 가하는 수단으로 블랙리스트를 만들수록 이런 식으로 본모습을 감추는 움직임은 더 심해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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