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Biz

조폭·설계사·의료진 죄다 '한통속'…20억대 보험사기 적발

SBS Biz 류정현
입력2024.05.28 17:50
수정2024.05.28 18:30

[앵커] 

최근 조직폭력배와 보험설계사뿐만 아니라 병원장까지 가담한 수십억 대 보험사기가 적발됐습니다. 

보험사기 수법이 갈수록 조직화, 체계화되는 양상입니다. 

류정현 기자입니다. 

[기자] 

가슴 부위에 시퍼런 멍 자국이 선명합니다. 

한 남성이 여유증 수술을 받았으니 보험금을 달라며 보험사에 제출한 사진인데 알고 보니 다른 사람 사진이었습니다. 

조직폭력배들이 의료진, 보험설계사와 서로 짜고 보험사기를 저지른 겁니다. 

자신의 몸에 수술을 받은 것처럼 상처를 낸 경우도 있었습니다. 

[가짜 환자 / 조직폭력배 일원 : 가슴 쪽도 째고 겨드랑이 쪽도 조금 해야 돼요.] 

[브로커 총책 : 그러니까 자국을 남긴 다음에 그거를 본인이 사진을 찍어놓으면 나중에 이제 보험사에서 '이거 보여주세요' 그러면 '사진으로 봐라, 이렇게 했다' 그러면 되니까….] 

금융감독원과 서울경찰청은 2022년부터 이 같은 조직형 보험사기를 저지른 일당을 최근 붙잡았습니다. 

범행에 가담한 설계사는 실손보험을 들어놨던 조직폭력배의 지인들을 가짜 환자로 모집해 추가 보험을 가입시키기도 했습니다. 

[가짜 환자 모집책 : 이분은 완전 가까워요. 완전 바로 측근 지인. 이분 거 보험을 살리라는 말씀인가요.] 

[보험설계사 : 살리는 게 아니라 그걸 (새로) 플랜을 짜드릴 거예요.] 

연루된 가짜 환자는 260명, 이들이 타낸 보험금은 21억 원에 달합니다. 

심지어 의료진은 수술을 하지 않아 남은 마약성 마취제를 투약, 유통한 혐의도 받습니다. 

보험사기로 출발한 범행이 마약 범죄로까지 이어지고 있는 겁니다. 

[이상혁 / 금융감독원 보험사기대응단 선임조사역 : 보험사기를 주도한 병원이나 브로커뿐만 아니라 이들의 솔깃한 제안에 동조·가담한 환자들도 형사처벌을 받은 사례가 다수 있으므로 보험 계약자들은 각별히 유의해야 합니다.] 

금융당국과 경찰은 조직형 보험사기에 대한 기획 조사에 더 박차를 가할 계획입니다. 

SBS Biz 류정현입니다.

ⓒ SBS Medianet & SBSi 무단복제-재배포 금지

류정현다른기사
보험금지급 불만 고조…보험사 CEO들도 10명 중 4명 "소비자 신뢰 낮아"
보험사 CEO들도 인정…10명 중 4명 "보험산업, 소비자신뢰 낮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