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비로 '빚더미' 앉는 미국인들…의료부채자 1500만명
SBS Biz 신다미
입력2024.05.27 16:17
수정2024.05.28 06:07
[미국 한 병원에 주차된 구급차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미국 전역에서 1천500만명 이상이 의료 부채로 신음하고 있으며 재정적 문제를 겪고 있는 병원들의 공격적 추심에 서민들의 고통이 가중되고 있다고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현지시간 26일 보도했습니다.
WSJ에 따르면 미국 캔자스주 프랫 카운티의 한 병원은 지난해 여름 진료비를 내지 않은 환자들을 상대로 수십건의 소송을 제기하기 시작했습니다.
지난해 7∼8월 프랫 카운티에서 발부된 법원 소환장 5건 중 4건은 프랫 지역 의료 센터 관련 건이었습니다.
지난해 9월 기준으로는 프랫 카운티 법정에서 로널드 실베스터 치안 판사가 심리한 민사 사건의 95%가 프랫 지역 의료센터 관련 내용이었습니다.
이 병원은 그해 12월까지 인구 9천명의 카운티에서 400여명을 고소했는데 이는 지난 5년간 병원이 제기한 총 소송 건수 보다도 많은 수치였습니다.
WSJ은 이번 사안이 최근 일부 병원들이 의료 빚을 지고 있는 1천500만명의 미국인으로부터 얼마나 공격적으로 돈을 받아내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라고 설명했습니다.
미 소비자금융보호국(CFPB)이 신용 보고서 통계를 기반으로 추산한 바에 따르면 지난해 6월 기준 미지불 의료비는 490억달러(약 66조8천억원)에 달했습니다. 일각에서는 의료 부채가 2천억달러(약 272조8천억원)에 달한다는 분석이 제기되기도 했습니다.
비영리재단 퓨자선기금이 9개 주의 법원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의료비와 신용카드, 학자금 등 채무 관련 사건이 2013년에는 전체 민사사건의 29%였지만 2021년에는 42%까지 늘었습니다.
2021년 기준 16개 중 13개 주에서 채권 추심이 가장 흔한 민사 사건이었습니다.
전국적으로 추심 소송이 증가하면서 일부 변호사와 판사들은 이런 사건들이 법 집행 자원을 갉아먹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일부 주에서는 의료 부채와 관련한 소송에서 환자들의 반발을 줄이기 위해 이자율을 3%로 제한하거나 병원이 주택에 대한 유치권을 설정하는 것을 막기도 했습니다.
WSJ은 비영리 병원은 세금 감면의 대가로 지역 사회에 자선 진료를 해야 하고, 환자들은 진료비를 줄이기 위해 이런 방안을 이용할 수 있지만 대부분 관련 내용을 잘 모르고 있다고도 언급했습니다.
프랫 지역 의료 센터의 재정지원정책에 따르면 연방 빈곤선(FPL) 200% 이하에는 무료 진료를 제공하며, 이런 내용은 병원 접수 데스크와 청구서에 언급돼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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