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더미' 한전·가스공사, 1분기 이자 지출만 1조5천억원
SBS Biz 류정현
입력2024.05.26 09:49
수정2024.05.26 11:34
한국전력과 한국가스공사가 250조원에 육박하는 막대한 부채로 인해 올해 1분기에만 1조5600억원을 이자 비용으로 쓴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오늘(26일) 양사 재무제표에 따르면 1분기에 한전은 1조1500억원을, 가스공사는 4100억원을 각각 이자 비용으로 부담했습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국제 에너지 위기로 2022년 이후 원가에 못미치는 가격에 전기와 가스를 공급한 결과로 풀이됩니다.
작년 말 한전과 가스공사의 연결 기준 총부채는 각각 202조5천억원, 47조4천억원으로 합산 250조원에 이릅니다. 이 같은 부채 규모는 사상 최고치입니다.
올해 3월 말 기준 한전과 가스공사의 총부채는 각각 200조9천억원, 46조9천억원으로 소폭 줄었지만 여전히 재무 위기 상황입니다.
두 회사가 올해 1분기에 부담한 이자는 하루 평균 167억원에 달합니다.
이런 추세라면 한전과 가스공사는 올해 한 해 4조∼5조원을 이자로 지불할 수도 있습니다.
한전과 가스공사는 작년 각각 4조4500억원과 1조6800억원 등 총 6조1300억원을 이자 비용으로 지출했습니다.
문제는 한전과 가스공사가 작년부터 비핵심 부동산 매각, 투자 시기 이연, 임직원 급여 반납, 명예퇴직 등 다양한 자구 노력에 나섰지만 유의미한 수준으로 부채가 줄지 않고 있다는 점입니다.
한전은 지난 2022년 이후 6차례의 전기요금 인상 덕에 '역마진' 구조에서는 벗어나 작년 3분기 이후 3개 분기 연속 영업이익을 냈습니다.
하지만 2021∼2023년 원가 밑 가격으로 전기를 팔아 쌓인 43조원대의 누적 적자는 그대로 남은 상태입니다.
또 고환율과 중동 정세 불안에 따른 에너지 가격 상승 흐름으로 영업이익 규모는 축소되는 모양새입니다. 지난해 3분기 2조원 수준이던 한전의 영업이익은 지난해 4분기 1조9천억원, 올해 1분기 1조3천억원으로 줄었습니다.
지난 2022년 이후 약 40%의 민수용 도시가스 요금 인상에도 가스공사의 재무 상황은 한전에 비해 좋다고 할 수 없습니다. 여전히 원가의 약 80%만 받고 가스를 공급하고 있습니다.
가스공사에 따르면 2022년 이후 국제 액화천연가스(LNG) 가격은 약 200% 상승했지만 국내 가스요금은 약 43% 인상되는 데 그쳤습니다.
현재 가스공사의 민수용 도시가스 미수금은 13조5천억원입니다. 미수금은 원가에 못 미치는 가격으로 가스를 공급한 뒤 원가와 공급가의 차액을 향후 받을 '외상값'으로 분류한 것으로 사실상 영업손실입니다.
한전과 가스공사 입장에서는 영업으로 벌어들인 돈을 고스란히 이자 비용으로 내고 있는 셈입니다.
이런 상황은 전기·가스 요금의 추가 인상 요인이 되고 있습니다.
최연혜 가스공사 사장은 지난 22일 기자들과 만나 "현재 차입으로 살림을 꾸려가고 있는데 이자 비용만 하루 47억원에 달한다"며 "이자 비용 증가는 다시 요금 상승 요인이 돼 국민 부담으로 이어진다"고 말했습니다.
ⓒ SBS Medianet & SBSi 무단복제-재배포 금지
많이 본 'TOP10'
- 1.'집이 효자네'…실버타운 가도 연금 받고, 월세도 받는다?
- 2.'2900원 짜장면에 삼각김밥 덤'…한끼 식사 거뜬, 어디야?
- 3.[단독] 네이버, 가품 논란에 '초강수'…1년 정산금 안 준다
- 4.월급 300만원 직장인, 국민연금 1440만원 더 받는 비결은?
- 5.'애들 키우고, 빚 갚다보니'…빈곤 내몰린 노인들
- 6.'작년 137만명, 어쩔 수 없이 짐 쌌다'…남일 아니네
- 7.대학 합격했다고 좋아했는데…이 소식에 부모님 '한숨'
- 8.'1억? 우리는 1억에 4천 더'…저출산 영끌 대책 내놓은 이곳
- 9.'밥 짓는 대신 급하면 햇반 돌립니다'…결국은
- 10.병드는 2030…암보다 무서운 '이것' 빨간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