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일 벗은 밸류업 공시 가이드라인…상장사 6개 필수 항목 제시
SBS Biz 조슬기
입력2024.05.24 12:38
수정2024.05.26 12:00
앞으로 상장사들은 스스로 중장기적인 성장 방향과 경영 목표, 주주환원 계획 등 구체적인 기업가치 제고 방안을 투자자와 시장 참가자들에게 '기업개요–현황진단–목표설정–계획수립–이행평가–소통' 등 6개 필수 항목을 토대로 작성해 알려야 합니다.
투자자 등 시장 참가자들의 이해도 제고를 위한 기본적인 기업 정보부터 재무·비재무 지표를 활용한 기업가치 산정 현황 및 분석 결과, 자체 진단 결과를 바탕으로 한 구체적인 달성 계획은 물론 이행평가 결과에 이르기까지 투명하게 제시해야 합니다.
한국거래소는 지난 24일 정은보 이사장 주재로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기업가치 제고 계획' 가이드라인과 해설서를 27일 확정 발표했습니다.
항목별로 살펴보면 먼저 기업 개요 항목에는 업종, 주요 제품·서비스, 연혁, 재무상태 등 기본적인 기업 정보를 담도록 했습니다.
사업보고서나 기업 홈페이지 등을 통해 이미 공개되어 있는 내용이더라도 기업가치 제고 계획이 그 자체로 완결성 있는 보고서로서 기능할 수 있도록 내용을 기재해야 합니다.
현황 진단 항목에는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목표 설정과 계획 수립의 기초 작업으로서 개괄적인 사업 현황과 재무·비재무 지표를 활용한 기업가치 현황이 담겨 있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상장사들은 시장 환경과 경쟁우위 요소, 리스크 요인 등을 분석해 사업 현황을 다각적·입체적 검토 분석하고 시장 참가자들에게 투자 판단 지표로 제시해야 합니다.
거래소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자료획득의 어려움이나 경영상 비밀 이슈 등으로 인해 세부 수치나 구체적 내용을 기재하기 어려울 수 있겠지만 관련 내용을 대략적인 서술로 작성해주는 것만으로도 투자자들은 기업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특히, 지표 선정과 관련해서는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집중할 필요가 있는 주요 지표들을 선정하고 선정 근거를 함께 기재하도록 했습니다.
재무지표의 경우 PBR(주가순자산비율)과 PER(주가수익비율), ROE(자기자본이익률), 매출액 혹은 영업이익 증가율, 배당성향 등 시장평가, 자본효율성, 성장성, 주주환원 관련 지표를 선정해 활용하도록 했습니다.
비재무지표와 관련해서는 중장기적인 기업가치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지배구조 관련 이슈, 탄소 배출 등 환경 관련 지표, 기업의 사회적 책임 등 기업가치 판단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지표를 선정해 개선 계획을 반영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목표 설정 항목에는 단기적인 주가부양 등 일시적, 임시방편적인 개선이 아닌 3년에서 5년 이상 중장기적인 목표를 제시하되, 기업마다 인적·재정적·기술적 역량 등을 고려해 비현실적인 기대가 아닌 달성 가능한 목표를 계량화된 수치나 정성적인 서술로 알려야 합니다.
계획 수립 항목에는 설정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구체적인 계획이 담겨야 합니다.
특정 사업부문 강화나 연구개발(R&D) 확대, 인적·물적자본 투자, 사업 포트폴리오 개편, 자사주 소각 및 배당, 비효율적 자산 처분 등 다양한 사업전략적, 재무적 계획수립 방안을 기재해야 합니다.
또 기업가치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기업의 주요 자원인 임직원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수적인 만큼, 기업가치 목표에 부합한 보상체계를 기업가치 제고의 정량적 목표치와 연동돼 마련하도록 했습니다.
이행 평가 항목에는 기업가치 제고 계획이 연 1회 등 주기적 공시를 권장한다는 점을 감안해 기업이 공시와 공시 사이에 어떤 노력을 이행했는지 구체적으로 반영하면 됩니다.
이전 공시에서 연도별 목표 및 계획을 제시한 경우 해당 연도 목표의 달성 정도를 기재할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다만, 기업이 이행 결과와는 별개로 이행을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일차적인 투입 부분까지도 설명한다면 연도별 목표·계획을 달성하지 못했더라도 주주나 시장참여자들은 기업의 노력을 이해하고 결과를 수용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거래소 측은 전했습니다.
마지막 소통 항목의 경우에도 현황진단, 목표·계획 수립, 이행평가가 필요하지만, 해당 항목이 재무·비재무 요소들과 성격을 달리하는 측면이 있어 정성적인 내용을 기재하는 게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 기업의 최고경영자(CEO), 최고재무책임자(CFO) 등 최고 경영진이나 이사진이 참여해 신뢰도를 높일 수 있고, 개인투자자나 기관투자자 등 이해관계자의 특성에 따라 소통 방법을 차별화하는 것도 효과적이라는 설명입니다.
또 보도 자료, 투자자 프레젠테이션, 기업 홈페이지, 소셜 미디어(SNS), 투자자의 날, 컨퍼런스콜 및 웨비나, 일대일 미팅 다양한 소통 채널을 활용하고 기업과 주주 및 시장참여자 간의 소통에 피드백 프로세스가 마련된다면 더욱 효과적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정은보 이사장은 "상장사 등 다양한 시장 참여자와의 소통을 통해 강조하고 싶은 부분은 가이드라인의 핵심 특징 중 자율성, 그리고 선택과 집중 가능성"이라며 "상장 기업들이 자율적으로 개별 특성에 맞는 최선의 계획을 집중적으로 수립·이행·소통함으로써 밸류업 프로그램이 조속히 확산되고 한국 자본시장이 재평가 받을 수 있도록 협력해주기 바란다"라고 말했습니다.
정 이사장은 "이러한 과정에서 기업의 경영관리상 책임있는 기관인 이사회가 적극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것도 중요할 것"이라며 가이드라인에 언급된 핵심 특징인 이사회 책임도 강조했습니다.
거래소는 이날 공개된 기업가치 제고 방안 가이드라인을 토대로 준비가 되는 기업부터 공시가 가능하며 관련 공시를 준비 중인 기업들도 향후 공시 일정을 사전에 안내하는 예고 형태 공시도 가능하다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코스피와 코스닥 상장 기업을 대상으로 안내 공문을 발송하고 기업별 공시책임자와 담당자를 대상으로 공시 교육 및 찾아가는 지역 설명회를 통해 자발적인 기업가치 제고 노력을 지원하고, 계획 수립과 이행을 위해 상장기업 이사(사내·사외이사)들을 대상으로 적극 안내하기로 했습니다.
중소 상장 기업도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원활히 수립하고 공시할 수 있도록 다음 달 중 해당 기업을 선정해 일대일 맞춤형 컨설팅과 공시 영문번역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입니다.
거래소는 이와 함께 연기금 등 기 관투자자가 벤치마크 지표로 활용할 수 있도록 기업가치 우수기업과 가치제고 기대기업으로 구성된 'KRX코리아 밸류업 지수' 개발을 3분기까지 완료하고 지수 연계 ETF(상장지수펀드) 등 금융상품을 4분기 중 내놓을 방침입니다.
또 시장의 관심과 기대를 고려해 지속적이고 적극적으로 글로벌 마케팅을 추진하고, 4분기 중 공동 기업설명회(IR)를 지원할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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