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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억원짜리 와인 한 잔?…삼성전기가 '車 MLCC'에 집중하는 이유

SBS Biz 배진솔
입력2024.05.17 15:58
수정2024.05.20 06:13

[삼성전기 김위헌 MLCC개발팀 상무가 지난 17일 서울 중구에서 열린 테크세미나에서 설명하고 있다. (사진=삼성전기)]

삼성전기가 올해 전장용 MLCC 매출 1조원 달성을 목표로 역량 집중 로드맵을 밝혔습니다. 다가올 메가트렌드인 'AI용 서버'와 자동화 로봇 등 산업용 제품 시장도 적극 공략하겠다는 방침입니다. 

MLCC가 뭐길래…와인 한 잔에 3억원?
MLCC는 적층세라믹콘덴서로 전자제품 회로에 전류가 일정하게 흐르도록 제어하는 역할을 합니다. 반도체와 전자회로가 있는 대부분 제품에 들어가는데요. 

김위헌 삼성전기 MLCC제품개발팀 상무는 지난 17일 서울 중구에서 열린 테크세미나에서 MLCC를 '고속도로'에 비유하며 "반도체라는 목적지를 향해 가는 고속도로에서 자동차가 어느 방향으로 가야할 지 신호를 주는 것이 MLCC의 역할"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제품 크기는 머리카락보다 얇아 육안으로도 잘 보이지 않는데요. 최신 스마트폰엔 1천여개, 전기차는 1만8천개~2만개 정도가 들어갑니다. 작지만 가격은 만만치 않습니다. 

500ml짜리 와인잔을 가득 채우면 약 3억원의 가치를 가진 고부가 부품입니다. 

현재 스마트폰, 가전, 자동차, 로봇, 네트워크 서버 등에 채용되고 있는데 앞으로 제품을 더 고도화해 휴머노이드, 우주항공 쪽으로 확대될 예정입니다. 
 
[삼성전기 MLCC (사진=삼성전기)]
 
MLCC가 없거나 성능이 별로라면?
전자기기의 흐름을 제어하는 역할을 하는 MLCC가 없다면, 전자 기기의 작동도 멈출 것입니다.  

김위헌 상무는 "자동차로 따지면 에어백이 갑자기 작동을 하지 않거나 자동차 충전이 불가능해지는 것"이라며 "화면 깜빡임과 카메라 화질 불량 등도 MLCC 성능이 좋지 않다면 발생하는 일"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자동차용 MLCC 탑재 (사진=삼성전기)]
 
삼성전기는 왜 '전장용 MLCC'에 집중할까…
김 상무는 "전기차 비중 확대, 자율주행 레벨 수가 증가하면서 채용 수가 점점 증가하고 있다. 저희가 전장용에 집중하는 이유"라고 말했습니다. 

삼성전기는 MLCC가 2024년 131억불로 1년 전보다 7% 성장할 것으로 봤습니다. 2028년까지는 8% 성장을 전망했습니다. 특히 IT용과 산업용은 각각 5%, 7%로 한 자릿수 성장 전망에 그쳤지만 전장용 MLCC는 12%로 가장 높았습니다. 

특히 ADAS(첨단운전자지원시스템)와 파워트레인 분야에서 큰 폭의 성장을 기대했습니다. 

김 상무는 "자율주행은 소형 MLCC가 많이 필요하고 전기차는 고압용 MLCC가 필요하다"며 "ADAS는 69%, 파워트레인은 138% 성장이 전망된다"고 말했습니다. 

또 차량용 MLCC는 IT제품 대비 개발 기간이 약 3배 정도 길게 소요됩니다. 그런만큼 가격도 3배 이상 비싼 고부가 제품입니다. 

IT용과 전장용 MLCC는 뭐가 다를까?
김위현 삼성전기 상무는 '환경 차이'라고 짚었습니다. 

스마트폰 등 전자 기기는 우리가 일상 생활에서 사용하게 되기 때문에 보통 수준의 전압, 온도를 버틸 수 있으면 됩니다. 

IT용에 탑재되는 MLCC의 평균 수명은 3년 이상, 전압은 4.0V~50V, 사용 온도는 -55도에서 85도입니다.

하지만 전장용 MLCC는 더 높은 전압, 더 뜨거운 환경에서도 잘 견뎌야 하는데요. 전장용 MLCC는 전압은 IT용의 40배인 최대 2천 볼트까지, 엔진의 높은 온도를 견디기 위해 최대 150도 온도까지 버텨야 합니다. 한 마디로 사용 환경에서 더 높은 '신뢰성'을 요구하는 것이죠. 

김 상무는 "전장 MLCC는 제일 중요한 것이 안전"이라며 "평균 수명도 15년 이상으로 더 올려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삼성전기는 최근 16볼트 급 세계 최고용량 자율주행차용 MLCC를 개발하고 고압용, 고온도 전장용 MLCC를 출시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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