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류업' 덕 본 증권사들 1분기 실적 선방…2분기 PF 변수
SBS Biz 조슬기
입력2024.05.16 16:27
수정2024.05.16 16:28
최근 1분기 성적표를 공개한 상당수 증권사들이 양호한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올해 초부터 정부 주도로 추진되고 있는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기대감에 힘입어 주식 거래가 늘어난 효과를 톡톡히 누렸습니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실적 전망치가 존재하는 증권사들은 대체로 호실적을 거뒀습니다.
한국투자증권이 3천600억 원 넘는 순이익을 기록하며 1년 전보다 40% 가까이 급증했고, NH투자증권도 1년 전보다 순이익이 20% 넘게 늘어난 2천200억 원을 기록했습니다.
KB증권도 2천억 원 가까운 순이익을 거두면서 같은 기간 40% 넘게 급증하며 실적 개선세가 두드러졌습니다.
삼성증권은 작년 1분기와 비슷한 2천500억 원대 순이익을 기록했고, 키움증권은 10% 넘게 줄어든 2천400억 원대 순이익을 거뒀지만 분기 기준으로는 1분기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증권가는 정부가 올해 초 기업가치 제고 정책인 밸류업 프로그램을 본격 추진하며 주식 거래가 늘어난 효과를 누린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올해 1분기 국내 주식시장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21조4천260억 원으로 지난해 1분기 평균 17조6천246억 원보다 21.6%(3조8천14억원)가량 늘었습니다.
투자은행(IB) 부문 수수료도 증가하며 대형사를 중심으로 실적 개선에 도움이 됐다는 평가입니다.
무엇보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충당금 적립 부담이 상대적으로 줄어든 영향이 컸다는 게 업계 안팎의 대체적인 분석입니다.
반면 미래에셋증권과 메리츠증권, 신한투자증권은 1년 전보다 순이익이 30% 넘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미래에셋은 해외 부동산 투자 지분 평가손실 여파로, 메리츠와 신한은 각각 부동산 침체와 인수금융 자산 손실이 실적의 발목을 잡았습니다.
그러나 양호한 1분기 성적표와 달리 2분기에도 실적 개선세가 이어질 것인지 장담할 수 없다는 평이 우세합니다.
당장 6월부터 부실 가능성이 있는 부동산 사업장에 대한 옥석 가리기가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증권사들이 다시 충당금을 쌓아야 할 상황인 만큼 실적 개선세가 이어지기 쉽지 않을 것으로 관측되기 때문입니다.
정민기 삼성증권 연구원은 "PF 관련 충당금 반영 여부가 실적의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라며 "증권사의 재무구조를 고려할 때 충당금 적립 규모를 감당할 수 있을 것이란 의견이 대체적이지만 수익성에 대한 기대감은 떨어지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채무보증액이 크거나 신용평가사로부터 자산의 질이 낮다는 평가를 받은 증권사들의 경우 충당금 여파를 크게 받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국내외 신평사들은 최근 이와 관련해 하나증권 등 일부 증권사의 신용등급 전망을 내리기도 했습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부동산 PF 관련 채무보증과 중·후순위 대출에 대한 추가 충당금 적립이나 상각으로 인한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며 "여기에 해외 부동산 투자 만기도 계속 돌아오면서 추가로 손실을 인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라고 내다봤습니다.
이어 그는 "자본대비 손실 규모는 감내 가능한 것으로 판단되지만 증권사의 경우 브릿지론 비중이 높아 충당금 적립 규모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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