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온난화 심해지면 뇌 질환도 늘어난다"
SBS Biz 신다미
입력2024.05.16 16:10
수정2024.05.16 17:30
[햇볕을 가리기 위해 수건을 둘러쓴 필리핀 마닐라의 주차관리원 (AP=연합뉴스자료사진) ※ 사진은 기사와 직접 관련이 없습니다.]
지구온난화가 심화하면서 치매와 뇌전증, 우울증과 같은 뇌 질환이 확산·악화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현지시간 15일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영국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CL) 연구팀은 이날 공개된 보고서에서 환경적 요인이 질병 유병률에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입원·장애·사망 위험을 높인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연구팀은 극심한 더위와 기후변화로 인한 재난이 주요 신경질환과 정신건강장애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밝히기 위해 19개 신경질환에 대한 환경 영향을 조사한 332건의 논문을 분석했습니다.
아울러 정신질환이 신경질환과 동시에 나타나는 경우가 잦다는 점을 고려해 우울증, 불안, 조현병에 대한 연구결과도 함께 수집해 분석을 진행했습니다.
그 결과 날씨가 증세에 영향을 미치는 방식은 개별 질환별로 달랐지만, 대부분의 경우 유병률 증가 및 증상 악화와 광범위한 연관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연구팀은 전했습니다.
예컨대 더운 날씨는 더 치명적이거나 장애를 남기는 뇌졸중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고, 수면부족을 유발해 뇌전증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2010∼2019년 사이 미국 보험사에 접수된 보험금 청구사례를 분석한 한 논문을 보면 더위가 극심한 날에는 정신건강 문제로 응급실을 찾는 환자 수가 늘어난다는 점도 확인할 수 있다고 연구진은 짚었습니다.
연구진은 기후변화로 인한 기온 상승이 체내 체온조절에 영향을 미치면서 신경계에 악영향을 주는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습니다.
이번 연구를 이끈 UCL 퀸 스퀘어 신경학 연구소의 산제이 시소디야 교수는 "(뇌가) 바르게 작동하려면 비교적 좁은 온도 범위를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뇌에 질환이 있으면 뇌의 체온조절 능력이 손상됩니다. 신경질환이 있는 사람이 극심한 열파에 노출되면 이는 신경질환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다만 고온이 신경질환 발생과 증상 악화를 불러오는 정확한 메커니즘에 대해서는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시소디야 교수는 덧붙였습니다.
국제신경기후 워킹그룹의 설립자이자 회장인 신경과학자 버신 이키즈는 기후 온난화에 대한 뇌의 반응으로 생기는 손상이 의학적 치료로는 효과를 볼 수 없는 상태에 이르기까지 겉으로 드러나지 않을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인간의 뇌는 열이 오르면 스트레스 반응을 보이며 이는 염증을 일으키거나 인지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여러 형태의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게 그의 설명입니다.
그는 "가장 우려되는 건 2050년까지 신경질환자의 수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이란 점뿐 아니라, 그런 현상이 70∼80대가 아닌 40~50대에서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이라면서 "우리의 뇌는 고온과 오염, 미세플라스틱 등 여러 스트레스 요인에 폭격당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러한 연구결과는 영국 의학 전문지 '랜싯 - 신경학'(Lancet Neurology)을 통해 발표됐습니다.
ⓒ SBS Medianet & SBSi 무단복제-재배포 금지
많이 본 'TOP10'
- 1.은퇴 후 월 300만원 번다고 좋아했더니...노령연금 깎인다고?
- 2.내년부터 '이자·배당·연금 소득'도 건보료 정산 가능해진다
- 3."이 은행 업무 마비된다고?"…서둘러 돈 챙기세요
- 4.워런 버핏, 현금만 470조 쌓아뒀다…버핏 지수 '대공황' 당시 수준
- 5.[단독] 건보 환자부담 50%면 실손도 자부담 50%로 '연동' 유력검토
- 6.9호선 남양주 진접까지 간다…수혜 누리는 곳 어딜까?
- 7.최태원 "이혼 확정해달라"…노소영 반발
- 8."어묵 국물도 돈 받는다?"…종이컵 1컵당 100원?
- 9.좋대서 매일 한움큼씩 먹었는데…건기식 부작용 급증
- 10.연 13억 번다…프랜차이즈 매출 1위 업종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