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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상무 "올가을 중국 커넥티드카 규정 발표"…韓업계 영향 주목

SBS Biz 박채은
입력2024.05.16 04:35
수정2024.05.16 06:17

[지나 러몬도 미국 상무장관. (AP=연합뉴스 자료사진)]

미국 정부는 현지시간 15일 미국 소비자 정보 유출에 따른 국가안보 우려가 제기된 중국산 커넥티드 차량 관련 규정을 올해 가을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지나 러몬도 미 상무장관은 이날 미 상원 세출위원회 소위에 출석해 "국가안보에 대한 위험은 정말 중요하고 심각한 사안"이라며 이같이 말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습니다.

커넥티드 차량은 무선 네트워크로 주변과 정보를 주고받으며 자율주행이나 운전자 보조 시스템 등 기능을 제공하는 '스마트카'입니다. 내비게이션이나 무선 소프트웨어가 탑재된 차량 모두 이 범주에 들어갑니다.

러몬도 장관은 "커넥티드 차량에는 수많은 센서와 칩이 있는데, 중국산 차량의 경우 중국에서 생산되는 소프트웨어로 제어된다"며 "운전자가 어디로 가는지, 운전 패턴이 무엇인지, 차 안에서 무슨 말을 하는지 등의 미국인들에 대한 많은 데이터가 중국으로 바로 들어갈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앞서 러몬도 장관은 지난주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산 커넥티드 차량에 대한 규제와 관련, 수입 금지를 포함한 조치까지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모든 자료를 분석한 뒤 어떤 조처를 할지 결정해야 한다"며 "중국산 커넥티드 차량 금지와 같은 극단적 조치를 취할 수도 있고, 완화한 조치를 취할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2월 29일 커넥티드 차량에 '우려국가' 기술을 쓸 경우 차량 해킹이나 데이터 유출 위험이 있다면서 상무부에 조사를 지시했습니다.

우려국가는 중국, 러시아, 북한, 이란, 쿠바, 베네수엘라 등 6개국인데, 미국에 자동차를 수출할 능력이 있는 국가는 사실상 중국 뿐입니다.

미국이 자국에서 판매되는 커넥티드 차량에 중국 기술이 사용되는 것을 규제할 경우 그 방향에 따라 한국 자동차 업계에도 영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한국 자동차 업계는 특히 규제의 범위에 긴장하고 있습니다. '커넥티드 차량'이라는 범위가 너무 광범위하기 때문입니다.

앞서 한국 정부는 지난달 30일 미국 상무부에 제출한 의견서에서 "한국 자동차 업계는 커넥티드 차량 공급망 조사의 넓은 범위, 잠재적 규제 대상의 범위를 둘러싼 불확실성, 시행 시기 등이 모두 업계에 큰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 정부가 향후 조사와 규칙 제정 과정에서 커넥티드 차량에 대한 세밀한 정의를 내려줄 것, 커넥티드 차량 조사와 후속 조치를 '국가 안보에 중대한 위험'이 되는 부품과 서비스에 집중할 것, 새로운 규제 시행에 앞서 업계가 공급망을 점검하고 재편할 시간을 충분히 줄 것 등을 요청했습니다.

현대차그룹과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도 '단기간에 커넥티드 차량 공급망을 조정할 수 없고, 기존 공급망에 갑작스러운 차질이 생길 경우 의도하지 않은 차량 안전 문제가 생기거나 차량 생산 비용이 증가할 위험이 있다'는 취지의 의견서를 미국 측에 제출했습니다.

미국 자동차혁신연합(AAI)과 유럽자동차공업협회(ACEA) 역시 자동차 산업 공급망의 복잡성을 부각하며 상무부에 충분한 검토를 건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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