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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메기, 노루 바꿔주세요"…'고사리·호두' 새 한국어 태풍명

SBS Biz 송태희
입력2024.05.14 11:14
수정2024.05.14 11:38

'메기', '노루' 대신 '고사리', '호두', '잠자리'가 새로운 한국어 태풍 이름이 됐습니다.

14일 기상청에 따르면 올해 초 말레이시아에서 열린 제56차 태풍위원회 총회에서 한국이 제출해 사용하던 태풍 이름 중 메기와 노루를 각각 고사리와 호두로 대체하기로 했습니다. 또 북한이 제출해 쓰던 날개는 잠자리로 바꿨습니다. 이번 한국어 태풍 이름 교체는 해당 이름을 쓴 태풍에 큰 피해를 본 필리핀이 요청한 것입니다.

필리핀 기상청에 따르면 2022년 제2호 태풍 메기는 필리핀 중부 레이테섬 북부를 순회하며 홍수와 산사태를 일으켰고, 이에 214명이 목숨을 잃고 8명이 다쳤으며 132명이 실종됐습니다. 피해액은 총 22억7천229만여페소(약 537억9천만원)였습니다.

같은 해 16호 태풍인 노루는 필리핀 북부 루손섬을 관통해 태국까지 이동하며 필리핀과 라오스, 태국, 베트남 등 4개국에 홍수를 일으켰습니다. 필리핀에서만 12명이 숨지고 68명이 다쳤으며 5명이 실종됐습니다. 피해액은 33억351만8천여페소(약 782억3천만원)로 집계됐습니다.

날개는 2022년 22호 태풍으로 필리핀 중북부를 관통하며 피해를 일으켰습니다. 이 태풍 탓에 165명이 사망하고 270명이 부상했으며 28명이 실종됐습니다. 피해액은 131억87만2천여페소(약 3천102억3천만원)에 달했습니다.

이외에도 베트남이 제출한 이름인 '꼰선'은 '룩빈'(수생식물의 한 종류), 일본이 제출한 '곤파스'는 '도케이'(별자리 중 하나인 시계자리), 미크로네시아의 '라이'는 '사르불'(장마), 홍콩의 '망온'은 '칭마'(유명한 다리 이름)로 각각 변경됐는데 모두 필리핀의 요청에 따른 것입니다.

한국에 큰 피해를 일으킨 '힌남노'는 '옹망'으로 바뀌며 퇴출됐습니다. 옹망은 라오스에서 사슴이란 뜻입니다. 힌남노의 교체는 한국이 요청한 것입니다. 2022년 제11호 태풍 힌남노로 국내에서 11명이 사망하고 1명이 실종됐으며 2천440억원의 재산 피해가 발생했습니다.

북서태평양에서 발생한 태풍에는 태풍위원회 14개 회원국이 10개씩 낸 140개의 이름을 돌아가며 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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