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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년 역사 '마장동 먹자골목' 사라진다

SBS Biz 신다미
입력2024.05.13 16:55
수정2024.05.13 20:21

[철거전 마장동 먹자골목. (사진=성동구)]

서울 성동구는 약 35년간 무허가로 운영됐던 마장동 먹자골목이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고 13일 밝혔습니다.

구는 지난 8일 시작한 이곳에 대한 철거 정비를 오는 27일까지 마치고 토지 소유자 등 관계 기관과 협의를 거쳐 주민 편의 시설을 조성할 계획입니다.

마장동 먹자골목이 생긴 것은 1988년 서울올림픽을 앞두고서입니다. 소 도축장 일대 및 청계천변 도로 정비계획에 따라 서울시가 청계천 인근 노점상을 현재의 마장동 437 일대(국공유지)로 이주시켰고 그 과정에서 무허가 건물이 발생, 먹자골목이 형성됐습니다.

그러나 이곳은 사실상 불법 무단 점유 및 무허가 건물 영업에 따른 위생·안전 사각지대에 놓여 있었고 업소가 다닥다닥 붙은 채 연결된 건물 구조는 안전에 취약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지난 2022년 3월 19일 누전으로 화재가 발생하자 불길은 순식간에 번져 업소 10곳이 전소되고 1곳이 반소됐습니다.

구는 화재 이전부터 위험 요인을 제거하고 불법 점유를 해결하기 위해 정비를 고심해 왔으나 업주들의 반발로 어려움을 겪어왔습니다. 화재 이후 구는 점유자는 물론 인근 상인·주민의 공감대 형성에 나섰고 주민 설명회와 상인 간담회 등을 거쳐 대체 상가 확보에 나섰습니다.

구는 축산물시장 인근에 도시재생 거점시설로 건립된 후 공실로 있던 서울시 소유의 '마장청계플랫폼525' 건물에 주목, 시와 1년여 협의 끝에 지난해 8월 시설 매입을 마쳤습니다.

이후 기존의 업무시설을 근린생활시설로 변경하는 리모델링을 거쳐 '안심상가 마장청계점(마장먹자골목타운)'으로 재탄생시키는 동시에 먹자골목 업주들을 상대로 이곳으로 이전하도록 설득해나갔습니다.

지난해 11월 음식점 12곳이 안심상가로 이전한 것을 시작으로 지난 2~3월 9곳에 이어 마지막으로 남아있던 1곳도 지난 8일 안심상가로 최종 이전했습니다.

모두 22곳의 이전으로 마장동 먹자골목 내 무허가 영업은 막을 내리게 됐습니다. 나머지는 영업을 포기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로써 마장동 먹자골목 정비는 화재 당시 업소 33곳이 자리한 무단 점유 무허가시설 집약지역을 행정대집행 등 물리적 충돌 없이 평화적으로 정비한 모범적 사례로 남게 됐다고 구는 설명했습니다.

정원오 구청장은 "정비 과정에서 협조해 주신 업주분들과 인근 상인, 주민들에게 감사하며, 마장동 먹자골목의 옛 명성을 성동안심상가 마장청계점에서 계속 이어갈 수 있도록 세심한 노력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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