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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서 2천년전 중국 청동거울 조각 출토…초기 신라 비밀 열쇠

SBS Biz 송태희
입력2024.05.08 17:24
수정2024.05.08 18:21

[덧널무덤 1호에서 출토된 청동거울 조각 (한국문화재재단 제공=연합뉴스)]

경북 경주에서 지금으로부터 2천여 년 전 중국에서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청동거울 조각이 확인됐습니다. 기원전 1세기 강력한 권력자가 존재했음을 입증하는 유물로 해석됩니다.

한국문화재재단은 경주시 서면 사라리 124-2번지 일대에서 널무덤 2기와 덧널무덤 2기, 청동기 및 삼국시대 생활 흔적을 발굴 조사했다고 8일 밝혔습니다. 조사 결과, 덧널무덤 1곳에서는 청동거울 조각과 나무로 된 칠기, 옻칠한 나무 칼집에 철검을 끼운 형태의 칠초철검 등이 출토됐습니다.

이 가운데 청동거울 조각은 무덤에 묻힌 피장자의 가슴 부근에서 확인됐습니다. 거울 조각을 복원하면 지름이 17.5∼18㎝에 이를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일부 마모된 흔적이 있는 점을 볼 때 피장자가 상당 기간 소유했던 것으로 추정됩니다.

발굴 조사를 담당한 이도현 팀장은 "보통 청동거울은 동그란 원형이지만 발굴 현장에서는 조각 1점만 출토됐다. 그간 국내에서 나온 청동거울과 비교하면 같은 사례가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조각에서는 '승지가'(承之可)라고 새긴 명문 일부가 확인됐는데, 일본에서 확인된 청동거울과 유사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후쿠오카(福岡) 다테이와(立岩) 유적의 한 독널무덤에서는 중국 전한 시대(기원전 202년∼기원후 8년)에 만든 것으로 여겨지는 거울인 청백경(淸白鏡)이 출토된 바 있습니다. 청백경의 지름은 17㎝ 안팎으로, 사라리 무덤에서 나온 것과 비슷하다고 재단은 전했습니다.

이도현 팀장은 역사적 배경, 유물 성격 등을 볼 때 "(한나라 무제가 기원전 108년 동쪽 땅에 설치한) 낙랑을 통해 '청백경'이 유입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재단은 "경주 북서쪽 일대에 최소 기원전 100년 이전에 정치 세력 집단이 존재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초기 신라의 정치집단 세력을 연구할 때 중요한 자료"라고 의의를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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