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김빠진 '밸류업'?…핵심 유인책 '검토 중'
SBS Biz 김동필
입력2024.05.02 12:48
수정2024.05.02 14:24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의 핵심인 '기업가치 제고 계획 가이드라인' 최종안이 공개됐습니다.
기업 스스로 가치 제고 계획을 적극적으로 수립하고, 수행해 국내 증시 저평가를 해소하자는 목적입니다.
그간 발표에서는 유인책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아온 만큼, 이번 최종안에는 구체적인 내용이 포함될 것이란 기대감이 생겼는데, 이번에도 핵심 유인책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제시되지 않았습니다.
오늘(2일)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 자본시장연구원 등 유관기관은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 2차 세미나'를 개최하고, 기업가치 제고 계획 가이드라인과 해설서를 공개했습니다.
"기업 밸류업은 긴 호흡으로 추진해야 할 과제"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축사를 통해 "지난 2년간 다양하고 적극적인 자본시장 제도개선에 더해 상장기업의 밸류업 노력이 더해진다면 우리 주식시장이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고, 중·장기적으로 꾸준히 우상향할 수 있는 모습을 보일 수 있을 것"이라면서 "상장기업이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통해 자신의 미래에 대한 종합적인 모습을 주주 및 시장참여자들과 소통하길 기대한다"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투자자들은 기업에 대해 충분한 이해를 기반으로 투자결정을 내릴 수 있게 되고, 상장기업들도 이를 계기로 기업가치 제고 노력을 기울이면서 진정한 내재가치 또는 기대가치를 시장에서 제대로 평가받을 수 있게될 것"이라면서 "기업 밸류업은 긴 호흡으로 추진해야 할 과제이며, 가이드라인은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의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앞서 금융위는 지난 2월 26일 진행된 1차 세미나에서 밸류업 프로그램 윤곽, 뼈대가 공개한 바 있습니다.
이후 기업 밸류업 자문단을 출범하고, 기관투자자·상장사 등과의 간담회를 통해 의견을 수렴해 구체적인 내용을 더했습니다.
이번 2차 세미나에선 뼈대에 살점을 붙여 가이드라인 자체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을 대거 포함했습니다.
목차별 작성 방법 담아…"참고하되, 기업 자율에 맡겨"
기업가치 제고 계획 가이드라인은 상장기업이 개별특성에 맞춰 자율적으로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수립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투자자의 이해편의 및 비교 가능성을 제고할 수 있도록 하는 목차별 작성방법을 담고 있습니다.
금융위 관계자는 "일본은 가이드라인조차 없이 모든 기업이 스스로 작성하도록 하고 있다"라면서 "우리는 투자자 입장에서 비교하기 쉽고, 기업 입장에서도 작성하기 쉽도록 목차 구성 정도 제시하려 하는 취지"라고 부연했습니다.
우선 '기업개요'를 통해선 기업가치 제고 계획이 그 자체로 기업에 대한 완결성 있는 보고서로 기능할 수 있도록 업종, 주요 제품·서비스, 연혁 등 기본적인 정보를 기재하도록 했습니다.
'현황진단'에선 기업의 사업현황에 대해 시장환경·경쟁우위요소·리스크 등을 담고, 개별특성을 고려한 시장평가(PBR, PER 등), 자본효율성(ROE, ROIC, COE, WACC 등), 주주환원(배당, 자사주소각, TSR 등), 성장성(매출·이익·자산 증가율 등) 등 핵심지표를 선정해 제시했습니다. 지배구조와 관련하여 일반주주 권익 제고, 이사회 책임성, 감사 독립성을 위한 요소 등 비재무지표도 포함됩니다.
'목표설정'에선 핵심지표 관련 중장기적인 목표를 제시합니다. 계량화된 수치로 명료하게 제시하는 걸 권장하되, 정성적인 서술 혹은 구간제시 등 다양한 방법의 목표설정도 가능토록 열어줬습니다. 목표 또는 계획을 달성하지 못했을 경우 불성실공시 제재를 받을 수 있다는 기업의 우려와 관련해서는 현행 공시제도처럼 거래소 공시 규정에 따른 '면책제도' 구비로 기업의 부담을 줄여주는 방향으로 운영할 예정입니다.
금융위 관계자는 "현재 운영되는 것과 동일하게 운영될 것"이라면서 "기업가치 제고 계획은 기업 스스로 진정성있게 공시하는 게 중요하기에 패널티 등으로 의무화하게 되면 무의미한 보고서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부연 설명했습니다.
'계획수립'에서는 사업부문별 투자, R&D확대, 사업 포트폴리오 개편, 자사주 소각 및 배당등 주주환원, 비효율적인 자산 처분 등 목표달성을 위한 구체적인 계획이 담깁니다.
'이행평가'는 기업가치 제고 계획이 연 1회 주기적 공시가 권장되는 만큼 기업이 공시와 공시 사이에 계획에 따라 어떠한 노력을 이행했는지를 기재토록 했습니다. 단순히 '계획' 통보에 그치지 않고, 스스로 보완점을 분석해 투자자와 소통을 권하는 취지입니다.
끝으로 '소통'은 주주 및 시장참여자가 기업의 내재가치를 제대로 평가하기 위해 필수적인 요소라는 점에서 소통의 현황과 향후계획 그리고 실적을 작성하도록 했습니다. 단순한 횟수 중심의 정량적 서술이 아니라 어떻게 효과적으로 소통을 할 것인지 등 정성적인 측면이 중요하다는 설명입니다. 해외투자자를 위한 영문 공시, 주주총회 문화개선 등이 대표 예시입니다.
인센티브 제자리 걸음…'핵심' 세제지원은 여전히 '검토 중"
이전 1차 세미나 당시 발표된 인센티브 등도 그대로 추진됩니다.
'밸류업 세제지원방안'과 코리아 밸류업 지수 개발, 연계 상장지수펀드(ETF) 상장, 우수기업 표창, 스튜어드십 코드 가이드라인 개정 등이 대표적인 인센티브입니다.
다만 세제지원방안에 대해선 "구체적인 검토가 끝나는대로 발표해 기업이 적극적으로 기업가치 제고 및 주주환원 확대를 위한 계획을 수립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앞서 지난달 최상목 경제부총리는 주주 환원 노력이 증가한 기업에 법인세 세액공제를 도입하고 배당 확대 기업 주주의 배당소득에 대해 분리과세를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습니다.
한국거래소가 준비 중인 코리아 밸류업 지수도 계획대로 3분기 내 개발할 예정입니다.
지수에 편입되는 종목은 주가순자산비율(PBR), 주가수익비율(PER), 자기자본이익률(ROE), 배당성향, 배당수익률 등 주요 투자지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예정인데, 구체적인 방안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지수를 활용한 ETF는 4분기 중 선보일 예정입니다.
공시 우수 표창 기업에 대한 혜택도 예정대로 제공합니다.
모범납세자 선정 우대를 비롯해 세액공제 사전심사 우대, 법인세 공제‧감면 컨설팅 우대, 부가‧법인세 경정청구 우대, 가업승계 컨설팅 등 5종 세정지원을 비롯해 감리 제재조치시 감경사유 고려, 거래소 연부과금·추가상장수수료·변경상장수수료 면제, 불성실공시 관련 거래소 조치 유예, 거래소 공동 IR 우선 참여 기회, 밸류업 지수 편입 우대 등 3대 분야 8종입니다.
"자발적인 진정성이 가장 중요…강제하면 무의미한 보고서 전락 우려"
금융위는 '기업가치 제고 계획'은 기업 자발적인 진정성이 가장 중요하다고 계속 강조했습니다.
금융위 관계자는 "근본적으로 기업가치 제고계획을 기업들이 하기 싫은 것이라고 보면 안된다"라면서 "상장기업들은 대중으로 부터 자금을 모집해서 사업을 확장하는 것이기에 대중에게 충분히 설명해줘야 한다"라고 했습니다.
이어 "정부차원에서 억지로 시키는 게 아닌, 기업 스스로 적극적으로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한 노력을 기재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게 이번 밸류업 지원 방안의 핵심"이라면서 "패널티나 인센티브로 강제하면 무의미한 보고서로 전락할 가능성이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금융위는 최종 의견수렴을 통해 5월 중 가이드라인을 확정하고, 기업 밸류업 통합 홈페이지, 투자지표 비교공표, 이사회 및 공시담당자 대상 안내·교육 프로그램, 중소기업 대상 컨설팅·영문번역 지원 등도 함께 제공할 방침입니다.
이후 준비가 되는 기업부터 차례로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공시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입니다.
ⓒ SBS Medianet & SBSi 무단복제-재배포 금지
많이 본 'TOP10'
- 1.[단독] ISA 비과세 혜택, 국내 투자에 더 준다
- 2.일하면 189만원, 쉬어도 204만원…실업급여 '땜질'
- 3."1인당 30만원 드려요"…소득 상관없이 돈 뿌리는 곳 어디?
- 4.[단독] 결국 백기든 쿠팡…이용 약관서 '해킹 손해 면책' 삭제
- 5."실손 있으시죠?"…수백만원 물리치료 밥 먹듯 '결국'
- 6."에어컨에 70만원 순금이?"…LG에어컨의 기막힌 반전
- 7."2억은 쓰셔야 됩니다"…높아지는 VIP 문턱
- 8."화장실로 착각 안 통한다"…벌금 없이 바로 징역형
- 9.몰라서 매년 토해냈다…연말정산 세금 이렇게 아낀다
- 10.상무님 프사는 이제 그만…카톡 친구탭 바로 본다